'HBM 강자' SK하이닉스, 美 입성 추진…"밸류업 정조준"

기사등록 2026/03/25 11:37:39

엔비디아 파트너 넘어 글로벌 직접 투자처로 급부상

마이크론 대비 PER 반값…"밸류에이션 정상화 수순"

박나리 기자=SK하이닉스는 25일 오전 이천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2026.03.25 *재판매 및 DB 금지
박나리 기자=SK하이닉스는 25일 오전 이천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2026.03.25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SK하이닉스가 글로벌 금융의 중심부인 미국 월스트리트 입성을 본격 추진한다.

미국 주식예탁증권(ADR) 상장을 통해 글로벌 투자자들과 직접 호흡하겠다는 이번 결정은 단순한 외연 확장을 넘어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 인프라 기업으로서 제값을 받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25일 SK하이닉스는 미국 증권시장 상장 절차의 일환으로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 공모 관련 등록신청서를 비공개로 제출했다고 공시했다.

사측은 상장 공모 규모나 방식, 일정 등 세부 사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연내 상장을 목표로 내건 만큼 관련 절차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ADR은 외국 기업이 미국 시장에서 자사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발행하는 증권으로, 글로벌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핵심 수단으로 활용된다.

SK하이닉스의 이번 행보는 그 시점과 상징성 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며 실적 가시성을 확보한 상황에서, 미국 증시 입성은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AI 직접 투자처'를 제공하는 셈이다.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상장이 SK하이닉스의 기업 가치를 격상시키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의 TSMC와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사 ASML 등도 같은 방식으로 미국 시장에 상장해 기업 가치를 극대화한 바 있다.

미국 현지 거래가 활성화될 경우, 국내 증시의 고질적인 저평가 요인이었던 지정학적 리스크와 낮은 유동성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할 수 있다.

달러 자산으로 거래되는 ADR의 특성상, 환율 변동성에 민감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더욱 안정적인 투자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는 관측도 힘을 얻는다.

주가 전망에 대해서는 낙관론이 우세하다.

글로벌 시장의 방대한 유동성이 유입될 경우 수급 불균형에 따른 주가 변동성이 완화되면서, 주가 하방 지지선이 더욱 견고하게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외국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새롭게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현시점의 반도체 업황 전망을 적시 반영한 가치 평가가 이뤄져 새로운 밸류에이션 기준점이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도 높다.

전문가들은 ADR 발행이 국내 본주의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에 주목하고 있다. ADR과 국내 본주 사이의 가치 격차가 발생할 경우, 국내 유통 주식 가격을 자극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반도체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독보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 가치는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지난해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50%를 상회한 반면, 미국의 경쟁사인 마이크론은 20%대 초중반에 그쳤다. 그럼에도 마이크론의 주가수익비율(PER)은 SK하이닉스 대비 2배 이상 높은 수준에서 형성돼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직상장이 아니기에 국내 본주 가치 상승에 드라마틱한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마이크론 등 미국 내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을 적용받던 SK하이닉스가 미국 증시에서 직접 비교 평가를 받게 된다면, 멀티플(수익성 대비 주가 배수) 상향 조정은 당연한 수순일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미국 진출에 따른 엄격한 공시 기준과 회계 투명성 요구 등을 충족해야 하므로, 기업 경영의 난도는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라 HBM 시장은 지난해 50조 원 규모에서 2년 내 3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의 ADR 상장 규모는 10조~15조원 규모로 추정되는데, 향후 HBM 생산력을 토대로 시장 내 우열이 가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조달된 자금은 최첨단 메모리 생산 능력 확대 등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메모리 캐파 확대를 위해 600조원을 투입해 짓고 있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에 자금이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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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6/03/25 11:37:39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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