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인민회의서 헌법 개정…내용 공개 안 해
사회주의 헌법→헌법 개칭하고 경찰 제도 도입
이념적 색채 덜고 정상국가 이미지 모색하는 듯
![[평양=AP/뉴시스] 23일 북한 평양 화성지구에서 주민들이 대형 선전물이 설치된 거리를 걷고 있다. 2026.03.23.](https://img1.newsis.com/2026/03/23/NISI20260323_0001126150_web.jpg?rnd=20260323164224)
[평양=AP/뉴시스] 23일 북한 평양 화성지구에서 주민들이 대형 선전물이 설치된 거리를 걷고 있다. 2026.03.23.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북한이 최고인민회의(한국 국회 격)를 열어 헌법을 개정했지만 남북 '적대적 두 국가론' 반영 여부는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3일 평양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5기 제1차 회의가 이틀 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했다고 24일 보도했다.
조용원 최고인민회의 의장은 보고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사회주의헌법'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헌법'으로 개칭하는 문제를 포함해 수정·보충(개정)된 법 초안의 내용들을 설명했다.
최고인민회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사회주의헌법을 수정보충함에 대하여'라는 법령을 전원 찬성으로 채택했다.
통신은 구체적인 개정 내용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23년 12월 남북은 동족, 동질 관계가 아닌 '적대적 두 국가'라고 선언했다.
이어 이듬해 1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헌법에 민족·통일 개념을 삭제하고 영토 규정을 신설하라고 밝혔다. 헌법에 영토, 영해, 영공에 대한 정치·지리적 정의를 명시하고 한국을 '제1의 적대국'으로 규정하라는 지시였다.
이처럼 적대적 두 국가 기조를 명문화하겠다고 예고한 지 2년이 지나도록 이행 여부가 명확하게 공개되지 않고 있다.
지난달 열린 노동당 9차 대회에서 헌법보다 상위인 당 규약에 적대적 두 국가 입장을 명시할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북한은 관련 개정이 이뤄졌는지 밝히지 않았다.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도 적대적 두 국가를 반영해 개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개헌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김 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한국이 적대적 국가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을 가장 적대적인 국가로 공인하고 가장 명백한 언사와 행동으로 철저히 배척하고 무시하면서 다루어나가며"라고 말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 체제에서 수령의 '공인'은 곧 국가 근본 규범의 개정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적대적 두 국가론을) 헌법에 반영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비공개 배경에 대해서는 "'전략적 모호성'을 극대화하며 향후 정세 변화에 따라 자신들의 행동 범위를 유연하게 조절하려는 계산이 깔렸다"고 분석했다.
헌법 명칭에서 '사회주의'를 제외한 것은 이념적 성격을 완화하고 '정상국가'의 보편성을 모색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 세계에서 '사회주의헌법' 명칭을 가진 국가는 북한이 유일하다"며 "외교의 확장성을 위해 사회주의 색채를 탈색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국가보위성'을 '국가정보국'으로 바꾸고 경찰제도를 도입한 조치 역시 정상국가를 표방하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보위성 명칭은 반혁명분자 색출, 주민 사상 동향 감시를 비롯한 체제 유지 및 정권 위협요소 탐지 역할을 부각한다. 이를 한국의 '국가정보원'처럼 통상적인 정보기구 조직명으로 바꿔 정보기능 강화를 강조하는 동시에 정상성을 노렸다고 풀이된다.
경찰 제도 도입도 정권 보위와 주민 통제에 초점을 맞춘 '공안' 이미지에서 탈피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 연설에 따르면 향후 한국 경찰청 격인 사회안전성이 경찰 조직으로 개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최고인민회의 첫째 날인 22일 국무위원회 직속 사회안전성을 내각 조직으로 편제했다.
김 위원장은 "경찰제도를 내오려는 목적은 국가의 내부안전과 사회적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법률적 규제를 완비하고 효과적이며 실리적인 기구체계와 직능을 수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사회안전성 산하 사회안전군을 "경찰무력으로 개편"하겠다고 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전반적으로 일반 국가와 비슷하게 경찰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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