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정부 부채 큰 유럽에 가혹한 타격"-WSJ

기사등록 2026/03/17 09:31:50

최종수정 2026/03/17 09:35:47

팬데믹·우크라 전쟁 지난 올해 성장 기대했으나

유가 급등으로 유럽 각국 성장 크게 낮아질 듯

영국이 가장 큰 타격… 성장률 1.5%→1% 예상

[런던=AP/뉴시스]영국 런던의 전망대에서 보이는 영국은행과 왕립거래소 모습. 이란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유럽국 중 영국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2026.3.17.
[런던=AP/뉴시스]영국 런던의 전망대에서 보이는 영국은행과 왕립거래소 모습. 이란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유럽국 중 영국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2026.3.17.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코로나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타격을 입은 유럽 경제가 이란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에 한층 가혹한 타격을 받을 전망이라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WSJ는 오랜 침체로 유권자들의 분노가 커져왔던 유럽이 올해 빠른 성장을 기대하고 있었으나 이란 전쟁으로 뼈아픈 반전을 겪게 됐다고 평가했다.

4년 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때보다 이번이 더 어렵다. 당시는 정부 부채와 차입 비용이 낮았고 유럽 가계와 기업에는 팬데믹 부양 프로그램 자금이 남은 상태였다.

현재 거의 모든 유럽국 정부들의 차입 비용이 급등하고 있으며 영국과 프랑스의 정부 부채는 60년 만에 국내총소득(GDP) 대비 최고 수준에 이르고 있다.

프랑수아 빌루아 드 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는 지난 12일 RTL 방송에서 "더 이상 돈이 없다"고 말했다.

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화학기업 등 에너지 집약적 산업들이 공장을 닫고 중국이나 미국으로 이전하면서 탈산업화를 가속화할 위험이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지난 12일 이란 전쟁 발발 첫 10일 동안 유가 상승으로 유럽이 화석연료 수입에 30억 유로(약 5조1431억 원)을 추가로 부담했다고 밝혔다.

독일의 농기계 기업 클라스의 얀-헨드릭 모어 CEO는 경유부터 비료까지 농업 투입비용이 오르면서 농민들이 큰 타격을 받게 돼 식품가격이 오를 것으로 우려했다.

독일 동부 화학업체 SKW 피스터리츠는 비료 원료인 천연가스 가격 급등에 직면해 있다. 마르쿠스 보슈 대변인은 원재료 가격 상승을 고객에게 전가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물가가 오를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초콜릿회사부터 자동차회사까지 이란 전쟁이 실적 전망을 낮추고 있다.

천연 자원이 부족한 유럽 경제는 무역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커서 EU 전체 경제의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 이에 비해 중국은 35%, 미국은 25% 수준이다.

닐 시어링 런던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가가 배럴당 125 달러 이상을 기록하면 유럽이 경기침체에 빠질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 분석에 따르면 식품과 에너지를 순수입하는 영국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영국 중앙은행은 금리를 내릴 전망이었으나 유가 상승으로 올해 오히려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3분의 2에 달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올해 유가가 평균 배럴당 77달러에 안착하는 시나리오에서 영국의 성장률이 이란 전쟁 1.5%에서 1%로 낮아질 전망이다.

독일 KfW 은행 디르크 슈마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주 보고서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3개월간 봉쇄돼 유가가 배럴당 120~150달러 사이로 고정되면 내년 독일 GDP가 거의 0.5%p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프랑스는 2022~2023년에 걸쳐 약 1050억 유로(약 180조 원)규모의 에너지 지원 대책을 내놓았었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 공공부채가 3조4800억(약 5967조 원)에 달하고 재정적자가 GDP의 5.4%에 달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대규모 에너지 지원 대책은 불가능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유럽 각국은 고유가 지원 대책으로 대규모 선행 지출이 필요하지 않은 정책들을 주로 발표하고 있다.

카타리나 라이헤 독일 경제장관은 주유소가 하루에 한 번 이상 가격을 바꾸지 못하도록 금지할 것을 제안했으며 각국은 지난 주 석유 비축분 방출에 합의했다.

프랑스는 주유소 폭리 단속에 나섰다. 이는 소비자 보호를 위한 여력이 없음을 반증하는 신호다.

한편 유가 상승으로 EU 탄소가격 시스템의 유예 내지 변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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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 정부 부채 큰 유럽에 가혹한 타격"-WSJ

기사등록 2026/03/17 09:31:50 최초수정 2026/03/17 09:3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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