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첫날 407개 노조 교섭요구…'1호' 한화오션·포스코 등(종합)

기사등록 2026/03/11 18:31:54

최종수정 2026/03/11 20:40:24

민주노총 357곳·한국노총 42곳 원청에 교섭 요구

한화오션·포스코·쿠팡CLS 등 교섭 요구 사실 공고

사용자성 판단, 이르면 3월 말 늦어도 4월 중 결론

교섭단위 분리 신청 31곳…판단지원위 문의 10건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민주노총 투쟁 선포대회에서 참가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03.10.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민주노총 투쟁 선포대회에서 참가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03.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고홍주 홍세희 이창훈 기자 = 하청 노동조합과 원청 기업의 직접 교섭이 가능하도록 한 이른바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첫날 총 407개 하청 노조가 원청 사업장에 교섭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오션과 포스코 등 5개 기업은 즉시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하고 사실상 교섭 절차에 나서는 등 노란봉투법 첫 적용 사례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고용노동부는 법 시행일인 지난 10일 오후 8시 기준으로 407개 하청 노조·지부·지회 총 8만1600명이 221개 원청 사업장을 대상으로 교섭을 요구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노동부가 지방관서를 통해 파악한 현황으로, 노동계가 자체적으로 집계한 수치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상급단체별로 보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소속 금속노조, 건설산업연맹, 공공운수노조, 민주일반연맹, 서비스연맹의 357개 하청 노조 조합원 6만7200명이 교섭을 요구했다.

금속노조의 경우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한국지엠 등 하청 지부·지회 36곳이 원청 16개소를 상대로 교섭 요구 공문을 보냈다.

건설산업연맹은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 원청 90개소를 대상으로 교섭을 요구했고, 공공운수노조는 연세대와 고려대 등 대학교와 콜센터 등을 대상으로 교섭을 요구했다.

민주일반연맹은 생활폐기물 노동자들이 지자체를 상대로, 서비스연맹은 백화점·면세점, CJ대한통운, 우정사업본부 등을 대상으로 교섭 요구 공문을 보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소속 하청 노조 42곳이 포스코, 쿠팡CLS, 서울교통공사, 한국철도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원청 9개소를 상대로 교섭을 요구했다.

양대노총에 속하지 않은 미가맹 하청 노조 중 원청에 교섭을 요구한 노조는 3곳이다.

교섭 요구를 받은 한화오션과 포스코, 쿠팡CLS, 부산교통공사, 화성시 등 5개 원청 사업장은 즉시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하면서 사실상 교섭 절차에 착수했다.

포스코는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에 대해 회사 게시판 등에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했다"며 "노동부와 관련 법령이 정한 범위에서 협력사 등과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화오션도 "법령에 따라 성실하게 교섭에 임하고 충실히 협의하겠다"고 전했다.

현대차·현대모비스·HD현대중공업 등도 하청 노조로부터 교섭 요구 공문을 받은 만큼 조만간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재로서는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한 5개 기업의 사용자성이 인정됐다고 보기도, 공고하지 않은 사업장들이 교섭을 거부했다고 단정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법적 절차에 따라 노조가 교섭을 요구하면 이를 공고하도록 돼 있고, 노동위원회에서 사용자성 판단을 받게 된다"며 "교섭 요구를 공고한 사업장들은 법적 절차에 따른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섭 요구를 공고한) 5곳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장이 교섭을 거부했다고 예단하기도 어렵다"며 "전날 교섭 요구를 받았기 때문에 단체교섭 판단지원위원회에 문의를 할 수 있고, 자체적으로 사용자성을 검토하는 단계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단체교섭 판단지원위원회는 정부 유권해석 자문기구로, 원·하청 관계에서의 사용자성 여부 등 실제 교섭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될 수 있는 주요 쟁점에 대해 판단 기준을 제시한다. 법 시행 첫날 기준 총 10건의 문의가 접수됐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2월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노조법 2·3조 현장 안착을 위한 공동브리핑을 열고 원·하청 상생 교섭절차 매뉴얼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은 박수근 중앙노동위원장. 2026.02.27.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2월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노조법 2·3조 현장 안착을 위한 공동브리핑을 열고 원·하청 상생 교섭절차 매뉴얼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은 박수근 중앙노동위원장. 2026.02.27. [email protected]

노동계 안팎에서는 이르면 이달 내 늦어도 4월 중으로는 사용자성 판단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로부터 교섭 요구를 받고도 이를 공고하지 않으면 노조는 노동위에 시정요구할 수 있는데, 이때 노동위는 기본 10일에 연장 10일, 총 20일 간 사용자성을 판단한다.

사용자성이 있다고 판단됐음에도 원청이 7일 이내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하지 않으면 고의적으로 교섭을 거부하고 있다고 판단해 부당노동행위로 처벌받을 수 있다.

아울러 법 시행 첫날 노동위에 교섭단위 분리 신청을 한 노조는 31곳으로 집계됐다.

개정법은 원청 노조와 하청 노조가 각각 교섭하되, 복수노조가 있는 경우 하나의 노조만 교섭할 수 있는 '창구단일화'를 요구하고 있다. 다만 직무가 다르거나 교섭 대상이 상이하다고 판단될 경우 노동위에 교섭단위 분리를 신청할 수 있다.

이 경우 노동위는 원청의 사용자성을 먼저 판단한 뒤 사용자성이 인정되면 현장의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분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노동부는 앞으로도 하청 노조의 원청 상대 교섭 요구 등 현장 상황을 면밀히 파악해 주기적으로 공개할 계획이다.

또 노사가 개별 교섭의제에 대한 사용자성 인정 여부 등을 정부에 유권해석을 요청하면 판단지원위원회를 통해 신속히 답하고, 전문가 자문을 주기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공공부문 교섭 요구에 대해서도 책임 있는 자세로 대응해 정부가 '모범 사용자'로서 역할을 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노사는 법 시행 이후에도 엇갈린 반응을 내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날 성명을 통해 "아직도 수많은 원청들이 침묵하거나 책임을 회피하고 있지만, 법 시행의 의미를 무력화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용납될 수 없다"며 "지금 당장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고 교섭에 나서라"고 압박했다.

반면 산업계는 노동계가 사용자성 인정 범위를 넘어서는 교섭 요구를 이어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은 8일 "일부 노동계가 사용자성 인정 여부와 관계없이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고 있다"며 "노사 간 분쟁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사관계 안정을 위해 사용자성이 인정된 범위를 넘어서는 무리한 요구나 이를 관철하기 위한 불법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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