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원유 동맥' 하르그섬 왜 안 치나…확전·유가 급등 우려

기사등록 2026/03/11 13:26:01

최종수정 2026/03/11 14:20:24

"하르그섬, 타격시 즉각적인 전략적·경제적 결과 초래할 장소"

이스라엘서 타격 요구…前 총리 "이란 경제·정권 붕괴 가능"

전문가 "하르그섬 타격, 이란 중동 전역 정유 시설 공격 의미"

【테헤란=신화/뉴시스】2010년 12월29일에 촬영한 이란 서남부 도시 아바단에 있는 최대 정유공장. 이란 석유부는 24일, 최근 유럽연합(EU)의 이란 원유 금수조치는 유럽 국가들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테헤란=신화/뉴시스】2010년 12월29일에 촬영한 이란 서남부 도시 아바단에 있는 최대 정유공장. 이란 석유부는 24일, 최근 유럽연합(EU)의 이란 원유 금수조치는 유럽 국가들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미국이 이란의 원유 수출 심장부로 꼽히는 '하르그섬'을 공격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하르그섬 공격은 이란 정권의 전쟁 수행 능력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전략적 목표로 꼽힌다. 하지만 이란 정권의 무제한 보복을 야기해 중동 정세와 국제 경제를 통제 불능 단계로 몰아넣는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

프랑스24와 CNBC에 따르면 하르그섬은 이란 남부 부셰르주 해안에서 25㎞ 떨어진 면적 20㎢의 작은 섬이다. 하지만 이란 석유 산업의 핵심 요충지로 꼽힌다.

닐 퀼리엄 미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 중동 에너지 전문가는 "페르시아만의 얕은 수심 때문에 큰 유조선들은 내륙 근처에 접안할 수 없다"며 "(유조선들이) 이용 가능한 유일한 항구가 하르그섬"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르그섬은 이란 석유 산업의 '왕관의 보석'"라고 묘사했다.

이란은 1960년대 팔라비 왕조 시절부터 하르그섬을 원유 수출 터미널로 개발했다. 1979년 이란혁명 이후에도 투자는 계속돼 하르그섬은 현재 수출 터미널과 송유관, 저장고로 가득 차 있다. 하르그섬에는 하루 700만 배럴 규모 하역 시설이 설치돼 있다.

영국 왕립지리학회 간행물인 지오그래피컬 매거진은 하르그섬을 두고 "에너지 기반 시설이 밀집돼 전 세계 원유 네트워크에서 가장 전략적으로 민감한 지점 중 하나"라고 설명한다.

소니아 마르티네즈-지론 베로나 국제안보연구팀(ITSS) 임원도 "하르그섬은 이란 원유 수출의 90%를 담당한다"며 "이란 경제와 세계 경제를 잇는 동맥"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하르그섬을 공격하면 단 몇 초만에 향후 수십년간 이란 경제를 초토화할 수 있다고 프랑스24는 전했다. 이라크는 실제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하르그섬을 공격해 이란 석유산업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하기도 했다.

안드레아스 크리그 킹스칼리지 런던 선임 강사는 "하르그섬은 타격시 즉각적인 전략적·경제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장소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은 핵협상 중 이란을 기습 공격한 지 2주차가 접어들었지만 이스라엘의 압박에도 하르그섬을 직접 공격하지는 않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향후 전쟁 수행 능력을 제거하기 위해 이란 전역의 석유 관련 시설을 공격하고 있다.

이스라엘 전 총리이자 제1야당 당수인 야이르 라피드 '예쉬 아타드' 대표는 지난 6일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이스라엘은 하르그섬에 있는 이란의 모든 유전과 에너지 산업 시설을 파괴해야 한다”며 "하르그섬 공격은 이란 경제를 붕괴시키고 정권을 무너뜨릴 조치"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상당한 방어 체계를 갖추고 있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이 하르그섬을 공격할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하르그섬 공격시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고 지상군 투입시 인명 피해 등을 우려해 공격에 소극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란의 무인기(드론) 공격과 송유관 파괴 등 새로운 전선에 직면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스콧 루카스 더블린대학교 국제정치학과 교수는 "이는 갈등의 중대한 격화를 의미한다"며 "하르그섬을 치면 이란 정권은 '우리는 이제 모든 것을 쏟아부어도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고 말할 것이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중동 전역의 정유 시설에 대한 공격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마크 구스타프슨 유라시아그룹 전략 분석 책임자는 "하르그섬 점령 시도는 지상군을 필요로 한다"며 "점령된 섬이 몇주 동안 이란 드론의 표적이 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고 이는 유가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란이 송유관을 파괴하는 자폭 행위에 나설 수도 있다"고 했다.

마르티네즈-지론도 국제 유가가 미국의 이란 공격 이후 배럴당 120달러까지 상승했던 것을 언급하면서 "하르그섬을 장악하는 것은 이란 경제에 최후의 일격이 되겠지만 세계 경제와 안보에도 타격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퀼리엄은 "미국과 이스라엘은 하르그섬을 공격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서도 "(이란) 현 지도부를 교체하는데 성공할 경우 다음 정권이 하르그섬을 운영해야 한다. 다음 정권 성공을 위해서는 하르그섬에서 창출될 수익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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