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12명 중 11명이 그들…중동 전쟁터 외인 노동자들의 비극

기사등록 2026/03/10 16:35:24

최종수정 2026/03/10 17:22:24

[테헤란=AP/뉴시스] 미국-이스라엘 군사 작전 중 도시를 강타한 공격으로 석유 저장 시설에서 불길과 연기가 치솟자 주민들이 지켜보며 사진을 찍고 있다. 2026.03.07.
[테헤란=AP/뉴시스] 미국-이스라엘 군사 작전 중 도시를 강타한 공격으로 석유 저장 시설에서 불길과 연기가 치솟자 주민들이 지켜보며 사진을 찍고 있다. 2026.03.07.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이란과 미·이스라엘 간의 군사적 충돌이 격화되면서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지역에 거주하는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이 전쟁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국의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중동 지역에서 발생한 미사일 및 드론 공격으로 인한 민간인 사망자 12명 중 11명이 외국 국적 노동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주로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필리핀 등에서 온 저임금 노동자들로, 현지 인프라를 유지하는 핵심 인력이지만 전쟁 상황에서는 가장 취약한 환경에 노출돼 있다.

피해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UAE에서 20년간 운전기사로 일하며 고국의 가족을 부양해 온 파키스탄인 무리브 자만(40대) 씨는 요격된 미사일 파편에 맞아 숨졌다. 쿠웨이트에서는 11세 소녀가, 사우디에서는 방글라데시 출신 청소부가 작업장 근처에 떨어진 발사체에 목숨을 잃었다.

이주 노동자들이 유독 큰 피해를 입는 이유는 열악한 주거 환경과 업무 특성 때문이다. 부유층이나 현지인들이 안전한 대피소로 숨거나 본국으로 떠나는 동안, 이들은 상점 계산원, 청소부, 배달 기사 등 필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거리로 나서야 한다. 또한 이들이 거주하는 노동 캠프는 대피 시설이 부족해 낙하물 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이란 측은 민간인이 아닌 미군 기지와 군사 시설만을 목표로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요격 과정에서 발생하는 금속 파편이 민간 거주지로 쏟아지며 인명 피해를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생계 문제로 위험을 무릅쓰고 잔류를 택할 수밖에 없는 노동자들의 처지가 비극을 심화시킨다고 분석한다. 현지 필리핀 이주 노동자는 "벌이가 끊기면 가족 생계가 막막해 떠날 수 없다"며 "여권을 품에 넣고 일하며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발음을 견디고 있다"고 토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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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12명 중 11명이 그들…중동 전쟁터 외인 노동자들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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