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의료 중단시 처벌' 개정안 발의…의사회 "반헌법적"

기사등록 2026/03/09 11:24:54

최종수정 2026/03/09 13:02:24

전진숙 민주당 의원 발의 의료법 개정안 반대 서명

의료행위 중단시 징역·벌금형…의사면허까지 취소

"의사를 국가 노동력으로 통제하는 반헌법적 시도"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5.09.01.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5.09.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여당이 국민 생명과 직결된 '필수유지 의료행위'를 정당한 사유 없이 중단할 경우 처벌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하자, 의사단체가 "의료 시스템의 붕괴를 더욱 앞당길 수 있다"며 즉각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9일 의료계와 국회 등에 따르면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응급실, 중환자실, 수술실 등 국민 생명과 직결되는 의료행위를 '필수유지 의료행위'로 규정하고, 정당한 사유없이 중단할 수 없다는 내용의 '의료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응급의료, 중환자 치료, 분만, 수술, 투석, 마취 및 영상검사 등 필수유지 의료행위에 대해 정당한 사유 없이 정지·폐지·방해할 수 없도록 규정했고,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현행 노동조합법은 '공중의 생명·건강 또는 신체의 안전이나 공중의 일상생활을 현저히 위태롭게 하는 업무'를 '필수유지업무'로 정의하고, 필수유지업무의 정당한 유지·운영을 정지·폐지·방해하는 행위는 쟁의행위로서 행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노동조합법은 사용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쟁의행위에만 적용돼 최근 의료대란에 따른 의료계의 집단사직, 집단휴진 등에는 적용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는 게 전 의원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서울특별시의사회는 성명을 내고 "의사를 국가의 노동력으로 통제하려는 반헌법적 시도"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노동조합법상 사용자에게 적용되는 필수유지업무 개념을 의료인 개인에게 직접 적용하는 것으로, 사실상 의사 개인에게 국가가 의료행위를 강제하고 이를 어길 경우 형사처벌까지 가하는 구조"라며 "이러한 발상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대한민국 헌법 제12조는 강제노역을 금지하고 있으며, 제15조는 직업 선택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며 "특정 직업군에게 국가가 특정 업무 수행을 강제하고 이를 거부할 경우 형사처벌을 부과하는 것은 헌법이 금지하는 강제노동에 해당할 소지가 매우 크다"고 비판했다.

이번 개정안은 의료현장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이 아니라, 의료인을 통제 대상으로 보는 국가주의적 발상에 가깝다는 게 의사회의 지적이다.
 
의사회는 "이 법안은 의료행위를 중단할 경우 형사처벌을 넘어 의사면허까지 취소될 수 있다"며 "이는 사실상 의사에게 국가가 강제노동을 부과하는 것과 다름없는 입법"이라고 강조했다. 현행 의료법은 의료인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는 경우 면허를 취소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의사회는 "현재 대한민국 필수의료 위기의 원인은 의사의 집단적 태업이 아니라 왜곡된 의료전달체계, 붕괴된 필수의료 보상 구조, 과도한 법적 위험, 장기간 누적된 정책 실패에 있다"며 "정부와 정치권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의사를 법으로 묶어두는 방식으로 의료 위기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의료인을 강제로 묶어두는 방식으로는 결코 필수의료를 살릴 수 없다"며 "오히려 이러한 입법은 의료인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의료 인력의 이탈을 가속화해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의 붕괴를 더욱 앞당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의사회는 ▲전 의원의 법안 즉각 철회 ▲의료정책을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하는 국회의 포퓰리즘 입법 중단 ▲필수의료 붕괴의 구조적 문제 해결 및 정책 제시 등을 정부와 정치권에 촉구했다.
 
의사회는 "의료인은 국가가 강제로 동원할 수 있는 노동력이 아니다"며 "의료인과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입법이 계속된다면 이는 단순한 직역 갈등이 아니라 대한민국 헌법 질서와 자유를 훼손하는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의사회는 의료인의 기본권과 전문직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모든 입법 시도에 대해 단호히 대응할 것이며,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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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의료 중단시 처벌' 개정안 발의…의사회 "반헌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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