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난임치료, 신체 부담 적어…임신 성과도 확인
효과·안전성 근거 불충분 판단…"비용·일정 부담↑"
최근 저출생 대응 속 정책 검증 필요 목소리 커져
![[고양=뉴시스] 정병혁 기자 = 사진은 지난해 9월25일 경기 고양시 CHA의과학대학교 일산차병원 신생아실에서 간호사가 신생아들을 돌보고 있는 모습. 2025.09.25. jhope@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9/25/NISI20250925_0020992496_web.jpg?rnd=20250925113758)
[고양=뉴시스] 정병혁 기자 = 사진은 지난해 9월25일 경기 고양시 CHA의과학대학교 일산차병원 신생아실에서 간호사가 신생아들을 돌보고 있는 모습. 2025.09.25. [email protected]
[세종·서울=뉴시스]박광온 구무서 기자 = #1. 경기도에 거주하는 A씨는 1년 넘게 병원에서 배란 유도 등 양방 치료를 받았지만 임신이 되지 않자 한방 난임치료를 선택했다. 한약 복용과 침·뜸 치료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약 3개월 치료를 받은 뒤 임신에 성공했다. A씨는 "두 아이 모두 한방 치료를 받고 약 3개월 정도 지나 임신이 됐다"며 "지역마다 지원 여부가 다른데 이런 지원이 확대되면 임신을 준비하는 부부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2. 직장인 B(37)씨는 양방 난임치료 대신 한방 치료를 먼저 선택했다. 시험관 시술 과정에서 주사와 통증, 비용 부담 등을 주변에서 지켜본 뒤 몸 관리를 병행하며 자연임신을 시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 약 7개월째 한의원에 다니며 한약 복용과 침·뜸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B씨는 "부작용은 특별히 없고 오히려 몸이 따뜻해진 느낌을 받아서 만족하고 있다"며 "다만 3개월 기준 한약 비용만 150만원 정도 들고 침·뜸 치료까지 하면 비용 부담이 있어서 난임 자체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만큼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것 같다"고 전했다.
난임 치료를 준비하는 부부들 사이에서 한방 난임치료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시험관 시술 등 양방 난임치료의 신체적 부담과 직장 생활과의 병행 어려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한방 난임치료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지원은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치료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충분히 축적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정부는 한방 난임치료의 효과와 안전성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기 위한 연구와 데이터 축적 작업을 진행하며 정책 판단을 위한 근거 마련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난임 치료 선택지를 확대하기 위해 한방 치료 효과를 체계적으로 검증하고 정책적 지원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신체 부담 적은 이점…"효과·안정성 근거 불충분하단 판단"
실제 한의약 난임 치료 지원사업 결과에서도 임신 성과가 확인되면서 정책적 활용 가능성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경기도가 실시한 '난임부부 한의약 지원사업' 결과에 따르면 2024년 한방 난임치료를 받은 여성 229명의 평균 임신율은 14.84%로 나타났다. 특히 양방과 한방을 함께 활용할 경우 임신율은 53.19%로, 한방 단독 치료의 경우 평균 임신율(13.44%)을 약 4배 가까이 웃돌았다. 또 여성과 남성 총 5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소변검사와 혈액검사에서는 치료 전후 특별한 이상 반응이나 부작용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참여자 만족도 역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조사 결과 여성 참여자의 88%가 사업에 만족한다고 응답했으며 상당수는 전국 단위 지원사업 확대나 건강보험 적용 필요성을 제기했다.
문제는 현재 정부 차원의 재정 지원이 체외수정(IVF) 등 의과 기반 난임 시술에 집중돼 있는 반면, 한방 난임치료는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자체 사업 형태로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원 여부와 규모가 지역마다 달라 국가 차원의 지원 체계가 부재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직장을 다니는 경우 치료 일정과 비용 부담이 동시에 커져 직장인 난임 부부에겐 현실적인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임신을 위해 한약 치료와 시험관 시술을 병행 중인 직장인 C씨는 "처음 3개월 치료 비용이 150만~180만원 정도 들었다"며 "초반에는 괜찮았지만 치료 기간이 길어지면서 비용 부담이 커졌다"고 말했다.
C씨는 자연임신을 위해 한방 난임치료를 먼저 시작했다가 이후 임신이 되지 않자 시험관 시술로 넘어간 상태다. 그는 "시험관 시술은 주사를 맞고 병원도 자주 가야 하는데 한약까지 챙겨 먹어야 해서 일정 관리가 쉽지 않다"며 "직장 생활을 하면서 난임 치료를 병행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여태껏 한방 난임치료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부족했던 배경에는 치료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이 자리하고 있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업무보고 자리에서 '한방 난임치료에 대한 국가지원이 있는지' 묻는 이재명 대통령 질문에 "지역별로 지원을 하는 곳도 있다"면서도 "한의학은 객관적으로 과학적으로 입증하기 힘들고 (지원을 위해서는)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효과를 보여줘야 한다"고 답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 한방 난임치료를 받는 환자 모습 (사진=대한한의사협회 제공) 2026.03.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3/06/NISI20260306_0002077921_web.jpg?rnd=20260306184519)
[서울=뉴시스] 한방 난임치료를 받는 환자 모습 (사진=대한한의사협회 제공) 2026.03.0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저출생 대응 정부 난임정보 시스템 구축…"난임 치료 선택지 넓혀야"
이 시스템은 환자는 개인 건강정보를 입력하고 한의사는 간단한 진료 정보를 입력하는 방식이다. 한방 난임치료 환자의 치료 과정과 임신 성공 여부 등의 데이터를 축적·분석해 향후 정책 판단에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지자체별로 분산돼 있는 한의 난임사업의 치료 성과와 운영 현황을 통합 관리해 치료 효과와 유효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자체별로 한의 난임사업을 운영하다 보니 성과 관리 방식이나 사업 운영 양식이 서로 다른 측면이 있다"며 "업무 안내서와 표준화 작업을 통해 사업 운영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작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저출생 대응 차원에서 난임 치료 선택지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다. 출생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의과 중심의 난임 시술 지원과 함께 한방 난임치료에 대한 정책적 지원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석희 대한한의사협회 홍보이사는 "한방 난임치료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자궁 혈액순환을 돕거나 자궁 환경을 개선해 착상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돕는 방식"이라며 "난임 환자들이 다양한 치료 방법 중 하나로 한의학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사회적 인식과 의료 직역 간 갈등, 재정 부담 등을 고려해 곧바로 건강보험을 적용하기보다는 연구와 시범사업 등을 통한 단계적인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지혜 대한한의사협회 홍보이사는 "난임 치료 선택지를 넓히는 차원에서 한방 난임치료를 정책적으로 검토하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며 "바로 건강보험 적용을 통해 급여화를 하면 좋겠지만 사회적 인식이나 직역 간 갈등, 재정 여건 같은 부분들도 있기 때문에 연구나 시범사업 같은 것부터 하면서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게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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