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하청 주기도 받기도 하는데"…울고싶은 중소기업[열리는 노란봉투법④]

기사등록 2026/03/08 15:01:00

최종수정 2026/03/08 15:10:22

"문제 생기면 원청이 '덤터기' 쓰는 구조" 불안감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해 9월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제7차 본회의 '경제에 관한 질문'에서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03.06.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해 9월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제7차 본회의 '경제에 관한 질문'에서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03.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권혁진 강은정 기자 =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과 마주한 중소기업계의 분위기는 냉랭하기만 하다. 미처 대응 여력을 갖추지 못한 이들은 하도급 생태계 붕괴와 이에 따른 일감 감소라는 후폭풍이 벌어질까 벌써부터 전전긍긍이다.

알루미늄 업체 임원 김모씨는 8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노란봉투법은 쌍용차 사태 때 노란봉투에 돈을 넣어 회사를 살리기 위해 진행했던 것인데 잘못 인용이 되면서 경영자 입장에서 상당히 껄끄러운 법이 만들어졌다.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길 경우 원청이 '덤터기'를 써야하는 구조가 됐다"고 말했다.

개정법은 직접 근로계약 관계가 아니더라도 실질 지배력이 인정되면 사용자로 본다는 것이 핵심이다. 기업의 경영상 결정이 쟁의로 이어질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김씨는 "중견기업들이 소그룹 단위로 하청을 주는 경우가 많다. 특히 수직 계열화가 어려운 건설업은 하청에 또 하청을 주는 구조라 엄청 문제가 될 것"이라면서 "일반 하청업체들이 100원을 받는다면 재하청업체는 80원을 받고 있다. 그런데 재하청 노동자들이 (원청에) 이러면 불리하다며 '일을 못하겠다'고 할 수 있다. 이 부분이 참 문제"라고 지적했다.

경영의 성패가 기술력이나 경쟁력이 아닌 노조 성향에 의해 결정되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하청 업체 노조가 대기업 원청까지 크게 뒤흔들 수 있는 길이 열린데다 원청과 하청 업체 노조가 동시에 경영자 압박에 나서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철강업체 대표 안모씨는 "회사 노조가 강성이냐, 아니냐에 기업 경영이 달린 것 같다"면서 "한쪽이 노조가 없거나 양쪽 모두 없다면 그나마 괜찮을텐데 모두 생겨버리면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타트업과 벤처업계도 개정법이 실질적 지배라는 모호한 잣대가 경영 불확실성을 부추길 것으로 보고 있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계약 형식이 아닌 실질적 지배력을 기준으로 사용자 범위를 넓히는 만큼 외주·플랫폼·자회사 구조를 활용하는 벤처·스타트업 기업들에는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특히 빠른 의사결정과 유연한 조직운영이 중요한 스타트업 특성상, 교섭 범위와 책임 주체가 불명확해지면 경영 불확실성이 커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스타트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경기가 어려운 상황 속 너무 한쪽 편(노동자)을 들면 사업 환경이 더 안 좋아질 수 있다는 말에 동의한다"면서 "주 52시간으로 사업 환경 어렵다고 호소하는 것처럼 노란봉투법도 어떤 후과가 있을지 모르고 진행되는 느낌이 있다"고 꼬집었다.

법 시행의 불똥은 소상공인들에게로 옮겨 붙었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개발본부장은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노란봉투법 시행이 일하는사람기본법, 근로기준법 확대처럼 비용부담과 사회적 갈등을 일으킬 수 있는 법안으로 발전될까봐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는 주장도 있다. 이성원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사무총장은 "노동과 주식시장, 부동산, 인공지능(AI)은 일종의 개혁 드라이브가 많이 걸리고 있는데 소상공인 관련해서는 민생회복지원금 외에는 뚜렷한 대책이 나오지 않는 것 같다. 걱정과 허탈감들을 많이 느끼시는 분위기"라고 소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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