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역부족" 韓재계 '더 센' 경제안보법 제정 요청하는 이유 [산업스파이 철퇴③]

기사등록 2026/03/02 09:10:00

기술 유출 관련 개별법 산재…처벌도 약해

해외 주요국, 단순 경제사범보다 강력 처벌

"특별법 제정해 기술유출 처벌 수위 높여야"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형법이 73년 만에 개정되면서 산업스파이도 '간첩죄'로 처벌할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산업계에서는 특별법 형태의 '경제 안보법(가칭)'을 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산업기술 유출과 관련한 개별법이 산재해 있고, 광범위한 산업기술을 보호하다 보니 적절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는 지난 26일 본회의에서 간첩죄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1953년 형법 제정 이후 73년 만의 개정이다.

그동안 간첩죄 대상이 '적국(북한)'으로 한정돼 중국 등 해외로 국가기밀을 유출한 자에 대해서는 형법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반영됐다.

이에 따라 개정안은 '외국 또는 이에 준하는 단체를 위해 외국 등의 지령, 사주 하에 국가기밀을 탐지·수집·누설·전달 중개하거나 이를 방조한 자'를 처벌 대상에 신설했다. 형량은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으로 규정했다.

업계에서는 산업기술 유출 피의자를 형법으로 처벌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점은 긍정적이지만, 이것만으로는 이른바 '산업스파이'를 근절하기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외국 민간기업을 '이에 준하는 단체'에 포함할 수 있는지가 불분명하고, 유출 대상국을 적국에서 외국으로 확대하면서도 처벌하는 유출 대상을 '국가기밀'로 한정한 만큼 향후 보완 입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금까지 산업스파이는 산업기술보호법에 따라 처벌해 왔다. 이 법에 따르면 첨단기술의 해외 유출시 최대 15년의 징역형 선고가 가능하지만, 대부분이 징역 1~2년이나 집행유예 선고에 그치면서 '솜방망이 처벌'이란 지적이 있었다.

산업계에서는 산업기술 유출을 다루고 있는 개별법이 산재해 있고, 광범위한 산업기술을 보호하다 보니 국가 안보와 직결된 핵심 산업기술 유출도 강력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 산업기술 유출 범죄는 기술 종류와 산업 유형 등에 따라 산업기술보호법, 중소기업기술보호법, 국가첨단전략산업법 등에서 각기 규정하고 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현재 산업기술 유출에 관한 법들이 많다. 그런데 광범위한 산업에 법을 적용하다 보니 양형 기준을 높게 잡을 수가 없다"며 "국가 안보와 관련된 산업기술은 별도로 지정해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이른바 '경제 안보법' 등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기술 경쟁력이 높은 주요 국가들도 산업기술 유출을 단순 경제사범이 아닌, 안보사범에 준하게 처벌하고 있는 만큼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다.

미국은 1996년 '경제스파이법(Economic Espionage Act·EEA)을 제정해 국가 전략기술을 해외로 유출시 가중처벌 하고 있다. 반도체 강국인 대만도 2022년 국가보안법을 개정해 국가 핵심기술을 해외로 유출할 경우 '경제간첩죄'를 적용해 징역 최대 12년을 선고하도록 했다.

안 전무는 "기술 경쟁력이 높은 나라일수록 산업기술 유출에 이른바 '스파이법'을 적용한다"며 "우리나라도 반도체의 경우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갖고 있는 만큼 기술 유출을 철저히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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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6/03/02 09:1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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