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공시부터…추후 법정공시 전환
스코프3는 3년 적용 면제
2035년까지 기후금융 790조 공급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금융위원회가 2028년 연결자산총액 30조원 이상 등 대형 코스피 상장사부터 ESG(지속가능성) 공시 제도화를 추진한다. 종속회사 외에 가치사슬 전반까지 포함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공시하도록 하는 '스코프3' 공시는 3년 간 적용을 면제할 예정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5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생산적금융 대전환 4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ESG 공시 로드맵 초안을 공개했다.
먼저 2028년 연결자산총액 3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기업부터 공시를 단계적으로 시작하고, 공시 첫해에 한해 일정 기준을 충족한 국내외 종속회사는 공시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을 허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2029년부터 연결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의 코스피 상장기업으로 공시 대상으로 확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공시 대상의 확대 속도는 추후 국제 동향과 준비 상황 등을 보며 추가 확대를 논의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본이 2027년 6월부터 시가총액 3조엔 이상 프라임시장 상장기업에 대해 공시하도록 했고, 일부 국내 대기업은 2029년부터 유럽연합(EU) 역외 공시의무가 적용된다는 점 등이 공시 대상과 시기를 결정하는 데 종합적으로 고려됐다.
스코프3 온실가스 배출량 공시는 3년 간 적용이 면제돼 최초 공시가 2028년인 경우 2031년부터 스코프3 공시 의무가 발생한다. 자율적 공시 이행 기업에 대해서는 공시 우수법인 지정 등 인센티브를 부여할 예정이다.
스코프1은 직접 배출, 스코프2는 에너지 소비 등 간접 배출량만 공시하도록 하는 반면 스코프3는 기업 가치사슬 전반의 배출량을 공시해야 해 배출량 산정·추정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는 등 기업 부담이 적지 않다.
이를 고려해 금융위는 중소기업기본법상 소기업이면서 고탄소 배출 업종이 아닌 가치사슬은 공시를 면제하되, 제도가 안착돼 자본시장법상 공시로 전환된 이후 면제 범위를 재검토하기로 했다.
공시 채널은 우선 거래소 공시로 운영하고 제도가 안착된 이후 법정 공시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법정공시는 자본시장법에 따른 공시로 위반시 과징금 및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반면 거래소 공시는 상장회사에 한해 적용되며 위반시 제재금과 벌점이 적용돼 기업 부담이 비교적 낮다.
기업들의 공시 위반 제재에 대한 우려가 높은 점을 고려해 제도 초기 단계에서는 예측 또는 추정 정보를 활용한 공시에 대해 면책을 허용하고, 제재보다는 계도를 중심으로 제도를 운영해 나가는 방안도 청사진에 포함됐다.
공시 시점은 연말 결산시점인 3월 말 공시하도록 하되 배출권 거래제에 따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서 매년 5월경 배출량을 인증 중인 만큼, 정보의 신뢰성을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 정보에 한정해 반기 결산시점(8월 중순)에 공시하는 것이 허용될 예정이다.
회계법인 등을 통한 제3자 인증 의무화는 도입 초기 자율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며 단계적 의무화 방안과 인증기관 규율 체계 마련을 검토해 나갈 계획이다.
국내 ESG 공시기준은 글로벌 정합성을 고려해 국제적으로 영향력이 높은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 제정 기준을 기반으로 마련됐으며 제조업 비중이 높은 국내 산업 구조의 특수성을 고려해 기후 외 공시나 톤당 내부탄소사격, 산업별 지표의 경우 선택적 공시를 허용하기로 했다.
공시기준 초안에 포함됐던 '정책공시'의 경우 국제적으로도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내용을 담고 있어 이번 최종 기준에서는 빠졌다.
금융위는 이날 제시된 ESG 공시 로드맵에 대해 의견을 수렴해 4월 중 로드맵을 확정·발표할 계획이다.
아울러 금융위는 이날 기후금융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달성 지원을 위해 현재 2024~2030년 420조원 수준인 정책금융기관의 기후금융 공급 규모를 2026~2035년 기간 총 790조원으로 확대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2035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2018년 대비 53~61% 감축하는 새로운 NDC를 확정해 발표했다. 이는 기존 2030년 NDC인 40% 감축 대비 훨씬 가파른 감축 경로다.
금융위는 상향된 NDC 달성 지원을 위해 기존의 기후금융 공급 계획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2026~2035년 기간 790조원의 기후금융을 공급하면서 이 중 50% 이상을 지방에, 70% 이상을 중소·중견기업에 집중 투입하기로 했다.
또 고탄소 업종의 저탄소 전환을 지원하는 '한국형 전환금융'을 도입한다. 친환경 녹색활동에 대한 지원 중심인 녹색금융과 달리 전환금융은 철강·화학·시멘트 등 고탄소 제조업의 설비 효율화·연료전환 등 탄소 감축 활동에 대한 지원을 포함한다.
기후금융 활성화를 위한 금융권 노력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신용정보원을 중심으로 기후금융 정보 인프라를 고도화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산재된 기후금융 관련 정보를 통합해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금융권 현장의 K-택소노미 적용 지원을 위한 판단 가이드를 제공하는 '기후금융 웹포털'을 구축하고, 금융회사 포트폴리오의 탄소 성과를 관리하는 '금융배출량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내용이다. 금융배출량이란 대출·투자 등 금융활동을 통해 금융회사가 간접적으로 배출하는 탄소배출량(스코프3)을 말한다.'
이억원 위원장은 "기후위기는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우리 국민의 삶에 직결되는 문제"라며 "녹색전환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시장 인프라로서 기업의 공시 체계를 마련하고 금융이 녹색전환의 중추적 조력자로서 탄소중립과 녹생 신산업 성장을 견인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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