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는 제재 수단이 아냐"…거래소 대주주 지분제한, 법·학계 한목소리 비판(종합)

기사등록 2026/02/24 13:56:13

여의도 FKI타워서 '디지털자산 거래소 지분 규제 정책 심포지엄'열려

법조·학계 "정부, 향후 부작용 최소화 위해 제고해야"역설

(왼쪽부터)황현일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유정희 벤처기업협회 본부장, 강현구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류혁선 한국과학기술원 경영대학 교수, 정혜련 경찰대학교 법학과 교수, 김효봉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김윤경 인천대학교 동북아국제통상물류학부 교수가 24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 2층 토파즈홀에서 디지털금융포럼 주최로 열린 '디지털자산 거래소 지분 규제에 대한 정책 심포지엄'에 참여하고 있다(사진=송혜리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왼쪽부터)황현일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유정희 벤처기업협회 본부장, 강현구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류혁선 한국과학기술원 경영대학 교수, 정혜련 경찰대학교 법학과 교수, 김효봉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김윤경 인천대학교 동북아국제통상물류학부 교수가 24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 2층 토파즈홀에서 디지털금융포럼 주최로 열린 '디지털자산 거래소 지분 규제에 대한 정책 심포지엄'에 참여하고 있다(사진=송혜리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어떤 산업을 관장하는 규제는 누군가를 제재하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닙니다."

정부가 추진 중인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제한 규제에 대해 학계와 법조계 비판이 이어졌다. 대주주 소유규제가 헌법적 정당성과 산업적 타당성 모두에서 논란이 크다는 지적이다.

24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 2층 토파즈홀에서 디지털금융포럼 주최로 '디지털자산 거래소 지분 규제에 대한 정책 심포지엄'이 열렸다.

이날 각 분야 전문가들은 대주주 지분 제한이 법률적·산업적 측면 모두에서 충분한 논리적 근거를 갖추지 못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규제가 산업 성장성과 법적 안정성, 글로벌 경쟁력에 미칠 파급효과가 큰 만큼 입법 이전에 충분한 공론화와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가상자산 거래소는 은행·증권거래소와 달라"

발제자로 나선 김효봉 법무법입 태평양 변호사는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제한에 관한 법률적 쟁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이 규제는 가상자산 거래소 최대주주의 지분율을 15~20% 이하로 제한하자는 내용으로 앞서 정부가 제안한 바 있다. 거래소가 단순한 민간 플랫폼을 넘어 투자자 자산을 보관하고 거래를 중개하며 상장까지 주도하는 '준 금융기관'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실제로 이러한 지분 상한제가 현실화될 경우, 주요 거래소 대주주들은 지분 매각 압력에 직면하게 된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송치형 의장이 약 25.52%의 지분을, 빗썸은 빗썸홀딩스가 전체 지분의 73.56%를 보유 중이다. 코인원은 창업자인 차명훈 대표가 53.44%, 코빗은 NXC가 60.5%를 보유하고 있다. 현행 구조상 규제 기준을 맞추려면 이들은 보유 중인 자산을 시장에 강제로 내놓아야 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먼저, 김효봉 변호사는 지분제한 규제가 헌법의 소급입법 금지 원칙에 위배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헌법재판소가 진정소급입법에 따른 재산권 박탈을 원칙적으로 금지해 온 만큼, 대주주의 기존 지분을 입법으로 축소하는 방식이 정당성을 갖기 어렵다는 설명도 더해졌다.

김 변호사는 "국민이 규제 도입을 예측할 수 있었는지, 법적 신뢰가 보호될 필요가 있었는지, 규제에 따른 손실이 경미한지, 그리고 이를 상쇄할 중대한 공익이 존재하는 지가 함께 판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그간 인정된 심히 중대한 공익상 사유로는 반민족행위자 재산 환수,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제정으로 인한 내란행위자 처벌 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윤경 인천대학교 동북아국제통상물류학부 교수는 주요국 규제 사례를 비교하며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주주·임원 적격성 심사는 일반적이지만, 대주주 지분 상한을 법으로 제한한 전례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각국이 적용하는 규제는 주로 범죄 경력, 평판, 지배구조 투명성 등 '적격성' 중심이지 특정 지분율 이하로 대주주 소유권을 제한하는 방식은 채택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실제 유럽연합(EU)의 미카(MiCA) 규제는 가상자산서비스제공자가 인가를 신청할 때 지배구조 설명서 제출을 의무화하고 지분율 10% 이상을 보유한 주요 주주와 경영진에 대해 전문성·평판·범죄기록 등을 심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 교수는 이러한 인위적 지분 분산 규제가 단순 개별 기업의 경영 환경에 영향을 주는 것을 넘어, 산업 경쟁력과 국가 혁신 생태계 전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기업 입장에서는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대규모 투자나 인수합병(M&A) 의사결정이 왜곡될 수 있으며, 경영권 분쟁 위험이 높아져 책임경영이 오히려 약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면서 "산업 차원에서도 주요국의 가상자산거래 진흥 정책 및 국가과제인 '규율과 산업진흥' 목표에 역행한다"고 언급했다.

면밀한 법리적 검토 먼저…부작용 최소화 고민 동반돼야

이어진 토론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규제 도입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선 헌법·행정법·금융규제법 전반에 걸친 정밀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혜련 경찰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국내 시장에서의 가상자산 시장의 건전한 발전 그리고 시장 경쟁의 활성화에 관한 바램은 사실 모두 다 같은 입장"이라면서 "다만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 목적과 그 방법에 있어서 경쟁을 우선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금융시장의 안정 그리고 투자자의 보호를 우선으로 둘 것인지에 관한 순서의 차이인 것 같다"고 언급했다.

정혜련 교수는 "국내 의결권 구조, 지분 구조와 해외의 상법과 다르다는, 그러한 차이점에서 출발을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구조적 차이에 대한 충분한 분석 없이 지분 구조와 대주주 지분 규제를 일률적으로 강화하거나 그대로 도입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면서 "그렇게 할 경우 예상하지 못한 반작용이나 부정적 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매우 세밀한 검토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황현일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어떤 산업을 관장하는 규제는 누군가를 제재하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황현일 변호사는 "산업적인 특성이 저희가 인정될 수 있어야만 새로운 규제가 도입될 수 있는 것이고, 특정 거래소에서 어떤 문제를 일으켰다고 해서 이를 제재하는 어떤 사회적인 규제가 만들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수의 거래소가 국민의 막대한 부를 가지고 있는데 이런 거래소가 특정 최대 주주의 이익에 봉사하고, 이용자들은 충분히 보호하지 않을 수 있는 게 아니냐라는 의구심은 합리적인 의구심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정부가 내놓은 답은 사실은 조금 틀린 답 같다"고 말을 이었다.

황 변호사는 "법률가들이 보통 이런 문제를 접근하는 방식은 대주주의 지분을 쪼개는 것이 아니라 기업을 쪼개거나 혹은 시장의 경쟁도를 제고하는 방식이었다"면서 "다시 말해 공정거래법을 통해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왔었지 갑자기 대주주가 특정 회사의 지분을 팔도록 저희가 유도했던 전례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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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는 제재 수단이 아냐"…거래소 대주주 지분제한, 법·학계 한목소리 비판(종합)

기사등록 2026/02/24 13:56:13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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