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리우드 영화 감독 로우리 로빈슨이 X에 게시한 AI 영상. 자료 X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할리우드 대스타 톰 크루즈와 브래드 피트가 옥상에서 처절한 난투극을 벌인다.
화려한 카메라 워킹과 실감 나는 타격감, 배우들의 미세한 표정 변화까지 담긴 이 영상은 영화 예고편이 아니다. 단 두 줄의 문장(프롬프트)으로 생성된 인공지능(AI) 영상이다.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급속도로 확산 중인 15초 분량의 이 영상이 할리우드 영화 산업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13일(현지 시각) 버라이어티, 더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영화 감독 로우리 로빈슨이 공개한 이 영상은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가 출시한 차세대 AI 모델 ‘시댄스(Seedance) 2.0’으로 제작됐다.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의 각본가 레트 리스는 해당 영상을 공유하며 "말하기 고통스럽지만, 우리 시대는 아마 끝난 것 같다"며 절망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머지않아 한 사람이 컴퓨터 앞에 앉아 현재 할리우드 스튜디오가 내놓는 것과 구분되지 않는 작품을 만들어낼 것"이라며, 특히 크리스토퍼 놀런 같은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이가 AI를 손에 쥐었을 때 벌어질 변화에 대해 경고했다.
할리우드 권익 보호 단체들은 즉각 반발했다. 미국의 주요 스튜디오를 대변하는 미국영화협회(MPA)는 성명을 통해 “시댄스 2.0이 단 하루 만에 방대한 양의 저작물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며 바이트댄스를 강력히 비판했다.
미국배우조합(SAG-AFTRA) 역시 “인간의 재능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능력을 저해하는 수용 불가능한 행위”라며, 배우의 동의 없는 외형(Likeness) 사용과 윤리적 가이드라인 부재를 지적했다.
로우리 로빈슨 감독은 "이것이 단 두 줄의 프롬프트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중요하다"며 AI 기술의 발전 속도가 업계의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는 점을 시사했다. 할리우드는 이제 AI를 도구로 받아들일 것인지, 아니면 생존을 건 투쟁을 이어갈 것인지 중대한 기로에 서게 되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