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일 아닌 접수일' 기준…28%는 기산점부터 밀렸다
해외입양 피크 세대 고령화…가족찾기 '시간과의 싸움'
공적입양체계 시행 후 기록 수십만 건 이관…업무 적체↑
![[서울=뉴시스] 아동권리보장원이 지난 26일 부산광역시 기록관에서 입양 관련 기록물을 정리 및 검수하는 모습. (사진=아동권리보장원 제공) 2024.09.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4/09/27/NISI20240927_0001663381_web.jpg?rnd=20240927090952)
[서울=뉴시스] 아동권리보장원이 지난 26일 부산광역시 기록관에서 입양 관련 기록물을 정리 및 검수하는 모습. (사진=아동권리보장원 제공) 2024.09.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성하 기자 = 입양인이 자신의 출생 기록을 확인하기 위해 정보 공개를 청구하면, 법은 '청구를 받은 날'부터 15일(친생부모 인적사항 포함 시 45일) 이내에 결과를 통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입양인이 신청서를 제출한 날과 기관이 내부적으로 '접수 처리'한 날을 구분해 운영하면서 법정기한의 출발점 자체가 늦춰지고 있어 입양정보가 보름 이상이 걸린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아동권리보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16일부터 이달 6일까지 접수된 입양정보 공개 청구는 총 1360건이다.
이 가운데 신청일로부터 '접수' 처리까지 15일 이상 소요된 사례는 382건으로 전체의 약 28%에 달했다. 신청 3건 중 1건 가까이가 법정기한 산정의 출발선에조차 서지 못한 셈이다.
1360건 중 621건 '대기'…절반 가까이 접수도 안 돼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17일 서울 중구 아동권리보장원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제1차 입양정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9.17. ks@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9/17/NISI20250917_0020979776_web.jpg?rnd=20250917143222)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17일 서울 중구 아동권리보장원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제1차 입양정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9.17. [email protected]
현행 국내입양특별법 시행령 제21조는 입양정보 공개 청구를 '받은 날'부터 15일(친생부모 인적사항 포함 시 45일) 이내에 공개 여부를 통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부득이한 경우 30일 범위 내에서 한 차례 연장할 수 있어, 최대 75일까지 가능하다.
하지만 신서빈 입양기록긴급행동(EARS) 공동대표는 "접수하는 순간부터 45일 또는 최대 75일 안에 처리해야 하는데, 그 기한을 지키기 어렵다 보니 접수 자체를 늦추는 방식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온라인으로 신청이 들어와도 '신청'과 '접수'를 따로 보고 대기 상태로 두는 경우가 있다"며 "접수 처리를 하지 않으면 15일 내 경과 안내 의무도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법적 기준이 작동하지 않는 구조가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의원실 자료를 보면 전체 1360건 중 621건(약 46%)이 '대기' 상태로 분류돼 있다. 신청은 됐지만 내부 접수 처리가 되지 않은 채 머물러 있는 셈이다.
처리율 4%대…"3개월간 823건 중 34건만 결과 통지"
진행 중인 422건 마저도 81건(약 19%)은 이미 법정 처리기한을 넘겼고, 종결된 126건 중에서도 18건이 기한을 지키지 못했다.
신 대표는 "지난해 9월 16일부터 12월 8일까지 823건이 신청됐는데, 그중 결과 통지까지 완료된 건은 34건에 불과했다"며 "3개월 동안 처리율이 5%도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9월 16일에 신청한 사람 중 아직도 결과를 받지 못한 경우도 있다"며 "접수를 늦추다 보니 최대 75일이라는 법정기한조차 사실상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고령 입양인에겐 지연은 곧 기회 상실
![[서울=뉴시스] 우지은 기자 = 해외입양인 송종근(46)씨가 지난 2일 낮 서울 종로구 아동권리보장원 앞에서 입양 기록 즉시 공개와 국제 입양 중단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2025.04.18. now@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4/18/NISI20250418_0001821503_web.jpg?rnd=20250418142815)
[서울=뉴시스] 우지은 기자 = 해외입양인 송종근(46)씨가 지난 2일 낮 서울 종로구 아동권리보장원 앞에서 입양 기록 즉시 공개와 국제 입양 중단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2025.04.18. [email protected]
전문가들은 입양정보 공개는 단순한 행정 민원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해외입양연구자 신필식 박사는 "입양인의 95% 이상이 친생부모 인적사항을 포함해 신청한다"며 "어려운 결정을 하고 신청한 입양인 입장에서는 접수 여부조차 15일 내에 확인되지 않고, 진행 경과도 모른 채 통보만 기다리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해외입양이 가장 활발했던 1960~1980년대에 입양된 이들에게는 시간이 절박하다. 당시 대규모로 해외로 보내진 입양인들이 현재 50~70대에 접어들면서, 친생부모를 찾기 위한 신청은 곧 시간과의 싸움이 되고 있다.
신 대표는 "부모를 찾기 위해 신청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연세가 많아 한시가 급하다"며 "과거 한 입양인은 (입양기관으로부터) 2년간 답변을 받지 못했고, 그 사이 친모가 사망해 결국 만나지 못했다"고 전했다.
또 기록 일부가 존재하는 경우에도 주소 확인 불가나 무응답 등을 이유로 적극적 추적 없이 정보 제공에 그치는 사례가 많아, 실질적인 가족 찾기 기능이 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 1000~1800건, 담당 3~5명"…준비 미흡 논란
지난해 7월 국가가 입양체계를 전면 책임지는 공적입양체계가 시행되면서, 8개 입양기관에 흩어져 있던 입양기록물 수십만 건이 아동권리보장원으로 이관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인력 부족과 준비 미흡을 핵심 원인으로 꼽는다.
신 박사는 "입양정보 공개 청구는 연간 1000~1800건 수준인데, 담당 인력은 수년째 3~5명에 머물러 왔다"며 "기록 이관 작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이관 이후 기록을 어떻게 관리하고 가족 찾기에 활용할지에 대한 체계도 충분히 정리되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신 대표 역시 "한 달 평균 500건 가까이 들어오는 상황이라면 그에 맞는 인력과 기록 관리 체계가 갖춰졌어야 했다"며 "기록물 스캔, 개인정보 확인, 친생부모 연락 시도 등 단계별로 어디에서 막히는지조차 명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아동권리보장원은 입양기관 이관 사건 병행 처리, 노후 기록물 사본화 작업 등을 지연 사유로 설명하고 있다.
개정안 발의…"제출일 기준 명확화·지연 사유 통지 의무화"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제 정신장애인 단체 'TCI-Global' 공동성명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2025.11.06. kmn@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1/06/NISI20251106_0021046456_web.jpg?rnd=20251106093600)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제 정신장애인 단체 'TCI-Global' 공동성명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2025.11.06. [email protected]
김예지 의원은 "입양정보 공개는 입양인이 자신의 뿌리를 찾을 권리이자, 국가가 책임져야 할 기본적 책무"며 "공적 입양체계 전환 과정에서 인력과 시스템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아 알 권리와 절차적 권리가 침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의원은 지난 6일 ▲청구서를 제출하거나 말로 청구한 날부터 법정기한 내에 정보를 공개해야 함을 명확히 하고 ▲기한을 넘길 경우 진행 상황과 연장 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 등을 담은 국내입양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신 대표는 법 개정과 함께 "기록물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보건복지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강화해 전담 인력을 확충하고 전문성을 확보하는 조치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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