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감소로 전국 우체통 2020년 1만여 개→작년 7653개로 축소
버리기 애매하던 폐의약품에 이어 커피캡슐·전자담배기기 수거함
우체통 40여년 만에 형태 바꿔…투함구 나눈 '에코통'으로 변신
![[서울=뉴시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최근 우체통이 폐의약품을 회수하는 등 환경보호를 위해 쓰이고 있다. (사진=우정사업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4/07/22/NISI20240722_0001608360_web.jpg?rnd=20240722085721)
[서울=뉴시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최근 우체통이 폐의약품을 회수하는 등 환경보호를 위해 쓰이고 있다. (사진=우정사업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 연휴를 맞아 집안을 정리하다 보니 서랍 깊숙한 곳에서 남은 약봉지가 뭉치로 나온다. 감기약과 소염진통제 등 처방받고 다 먹지 못한 약들이다. 일반 쓰레기로 버리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차곡차곡 모아두다 보니 어느새 한 봉지가 됐다. 약국에 가져가자니 수거를 받지 않으려는 곳도 있어 발길을 돌린 적이 있고, 주민센터는 멀어 번거로운 데다 운영시간을 맞추기도 쉽지 않다.
# 전자담배도 사정은 비슷하다. 배터리와 금속 부품이 함께 들어 있어 일반 쓰레기로 버리기 어렵고, 폐건전지 수거함에 넣어야 하는지 전자제품 수거 대상인지도 헷갈린다. 사용을 마친 뒤에도 명확한 배출 경로를 찾지 못해 책상 서랍이나 차량 컵홀더에 몇 개씩 쌓아두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러한 생활 속 골칫거리를 우체통이 대신 떠안아 주고 있다. 우편물 접수라는 본래 기능을 넘어 폐의약품과 전자담배 기기, 커피캡슐 등 처리하기 까다로운 품목을 회수하는 거점으로 역할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 전자담배도 사정은 비슷하다. 배터리와 금속 부품이 함께 들어 있어 일반 쓰레기로 버리기 어렵고, 폐건전지 수거함에 넣어야 하는지 전자제품 수거 대상인지도 헷갈린다. 사용을 마친 뒤에도 명확한 배출 경로를 찾지 못해 책상 서랍이나 차량 컵홀더에 몇 개씩 쌓아두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러한 생활 속 골칫거리를 우체통이 대신 떠안아 주고 있다. 우편물 접수라는 본래 기능을 넘어 폐의약품과 전자담배 기기, 커피캡슐 등 처리하기 까다로운 품목을 회수하는 거점으로 역할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서울=뉴시스]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지난해 12월 기후에너지환경부·환경재단·한국필립모리스와 업무협약을 맺은 이후 전국 우체국 창구와 우체통을 통해 전자담배 디바이스 우편회수를 시행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사진=우본 제공)](https://img1.newsis.com/2026/02/10/NISI20260210_0002059920_web.jpg?rnd=20260210090813)
[서울=뉴시스]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지난해 12월 기후에너지환경부·환경재단·한국필립모리스와 업무협약을 맺은 이후 전국 우체국 창구와 우체통을 통해 전자담배 디바이스 우편회수를 시행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사진=우본 제공)
손편지 넣던 우체통, 이젠 자원 모으는 수거함으로
그러나 휴대폰 등장 이후 문자와 SNS가 일상이 되면서 편지를 부치는 횟수가 빠르게 줄었다. 마음을 전하던 손편지는 카카오톡이 대신한다. 공과금 고지서와 각종 안내문도 디지털로 전환되면서 우편 물량이 급감했고, 이용률이 낮은 우체통은 통합되거나 철거되는 추세다.
2020년 1만213개였던 전국 우체통은 2023년 8750여개, 2025년 7653개로 감소했다. 한때 도시의 상징이던 빨간 통이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는 모습이었다.
그런 우체통이 지금은 다른 이유로 주목받고 있다. 폐의약품 회수 역할이 대표적 사례다. 2023년 세종시에서 시작해 현재는 전국에서 진행되고 있다. 시범 운영 첫해 동안 우체통을 통해 회수된 폐의약품은 1만6557건이다. 이후 회수 건수가 빠르게 늘었고 지난해 말 기준 14만2658건(우체통+창구)이 접수됐다. 사업이 전국으로 확대되면서 우체통이 생활 속 회수 통로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커피캡슐 회수도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사용 후 원두 찌꺼기를 분리한 알루미늄 캡슐을 전용 회수봉투에 담아 우체통에 넣으면 집배원이 이를 수거해 재활용업체로 전달한다. 지난해 1만1241건이 접수됐다. 화수용 봉투에는 평균 50~60개의 알루미늄 캡슐이 담긴다. 무심코 버려지던 수십만 개에 달하는 캡슐이 우체통을 거쳐 재활용 공정으로 이동한 것이다.
이에 더해 지난해 말부터는 전자담배 기기도 회수 대상에 포함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 환경재단, 한국필립모리스가 업무협약을 맺고 전국 우체국 창구와 우체통을 통해 전자담배 기기 우편회수를 진행하고 있다.
버려야 할 디바이스를 전용 회수봉투에 담아 접수하면 우체국이 이를 모아 재활용업체로 전달하는 방식이다. 배터리와 전자부품이 포함돼 일반 폐기 시 환경 문제 우려가 제기돼 왔던 품목에 전국 단위 회수 경로가 마련된 셈이다. 생활 속에서 실천하기 어려웠던 전자담배 배출 문제가 우편 인프라를 통해 제도권 회수 체계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우체통 기능 확대에 맞춰 ‘에코 우체통’을 도입하고 있다. 우편물과 폐의약품, 폐커피캡슐 등의 투함구를 분리해 오염을 방지하고 작은 소포까지 접수할 수 있도록 구조를 개선한 형태다. 1984년부터 운영돼 온 기존 우체통이 40여년 만에 모습을 바꾼 변화다.
지난해에는 서울과 세종 일부 지역에서 97개가 운영됐으며, 올해에는 500개를 신규 설치하고 기존 우체통 500개를 교체해 운영할 계획이다.
우체통은 보내는 기능은 줄었지만 모으는 기능은 넓어지고 있다. 디지털 시대에 밀려 설 자리를 잃어가던 빨간 통이 자원순환과 생활 편의를 잇는 공간으로 재해석되고 있다.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가 환경보호를 위해 새로운 형태의 ‘에코(ECO) 우체통’을 도입했다.](https://img1.newsis.com/2026/02/12/NISI20260212_0002062666_web.jpg?rnd=20260212143121)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가 환경보호를 위해 새로운 형태의 ‘에코(ECO) 우체통’을 도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