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보도…트럼프 6월 전 종전 압박에 개전 4주년에 발표
3~4월 법 개정 예정, 현행 계엄령 전시 중 선거 금지
일각에서는 러시아 위협·내부 분열 우려도
![[빌뉴스=AP/뉴시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평화협정에 대한 국민 투표와 대통령 선거를 준비하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진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25일(현지 시간)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리투아니아·폴란드 정상과 회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2026.01.26.](https://img1.newsis.com/2026/01/26/NISI20260126_0000952574_web.jpg?rnd=20260126011613)
[빌뉴스=AP/뉴시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평화협정에 대한 국민 투표와 대통령 선거를 준비하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진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25일(현지 시간)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리투아니아·폴란드 정상과 회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2026.01.26.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평화협정에 대한 국민 투표와 대통령 선거를 준비하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5월 15일까지 두 투표를 모두 실시하라고 압박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11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을 인용해 볼로드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오는 개전 4주년인 24일 평화협정 국민투표와 대통령 선거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한 서방 당국자는 "우크라이나 측은 모든 것을 젤렌스키 대통령의 재선과 묶어서 추진하려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젤렌스키 대통령실, 주 우크라이나 미국 대사관은 FT의 확인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관계자들은 해당 일정과 미국의 최후 통첩이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평화협상 진전 여부 등 여러 변수가 아직 남아있어서다.
돈바스 지역과 자포리자 원전 문제 등 핵심 쟁점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 입장 차이가 커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
그럼에도 FT는 "이번 계획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자신의 재선 가능성을 크게 부각하는 동시에, 우크라이나가 평화 협상 타결을 고의로 지연시키지 않고 있음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확신시켜주려는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과 참모진들은 전시 상황에서 단기간에 선거를 치르기 어려운 환경이지만 신속한 선거 일정에 긍정적이라는 입장을 트럼프 행정부에 전달했다.
관계자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전에도 시한을 정했으나 지나간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하면서도, 11월 미국 중간 선거가 다가오면서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협상 여지를 거의 주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현행 일정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의회는 3~4월 전시 상황에서 투표할 수 있는 법 개정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행 계엄령은 전시 중 국가 선거를 금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십 만 명의 군인이 전선에 배치돼 있고 수백 만명이 피란 중인 상황에서 선거를 치를 경우 정당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우크라이나 소재 싱크탱크 OPORA 이사회 회장 올하 아이바조브스카는 "선거 준비에 최소 6개월은 필요하다"며 "휴전 없이는 러시아가 선거를 방해하기 쉽다"고 했다.
그는 "(예를 들어) 곳곳에 있는 러시아 드론이 우크라이나 전역의 투표소를 위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많은 우크라이나 정치인들도 강력한 안보 보장이 수반된 지속적인 평화 협정이 체결되기 전에는 선거를 치르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이 같은 선거는 국내 정치적 분열을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우크라이나 시장 비탈리 클리치코는 FT에 "전쟁 중 정치적 경쟁을 하는 것은 좋지 않다"며 "내부에서 (먼저) 나라가 망가질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러시아의 목표"라고 했다.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 측근들은 올해가 재선에 성공할 수 있는 최적의 기회고, 특히 평화협정 국민투표와 함께 치러진다면 재선 가능성이 더욱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대선과 평화협정 국민투표를 동시에 실시할 경우 투표율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전쟁 전 유권자 등록을 했던 사람의 최소 절반이 투표에 참여해야 국제 사회에서 결과를 인정하고, 특히 러시아가 결과가 무효라고 주장할 빌미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미국이 안전 보장 합의에 도달했고 트럼프 대통령과 서명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안전 보장은 돈바스 지역을 러시아에 양도하는 등 더 광범위한 전제가 필요하고, 종전 협상은 5월 15일 이전에 마무리 돼야 한다며 구체적인 시한을 제시해 압박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동안 영토 양보 요구를 거부하고 "우크라이나가 지금 있는 자리를 지키겠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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