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관세 '25% 압박', 커지는 수출 불확실성…해결할 묘수 정말 없나

기사등록 2026/02/10 05:00:00

美, 대미투자 조속한 이행과 비관세 장벽 완화 요구

25% 관세 인상 현실화시 자동차 등 대미 수출 타격

통상전문가 "LNG·원전 및 특별법 후속 조치에 최선"

[팜비치=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 시간)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 마러라고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02.02.
[팜비치=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 시간)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 마러라고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02.02.

[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미국 정부가 우리나라에 대한 관세 재인상 카드를 꺼내들면서 '대미 전략투자의 조속한 이행'과 '비관세 장벽 완화'를 요구함에 따라 우리나라 경제와 수출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다시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자동차 부문의 경우 미국이 관세 재인상을 현실화할 경우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된다. 지난해 대미 자동차 수출은 301억5400만 달러로 전년대비 13.2% 감소했는데, 관세 협상이 잘 안 풀릴 경우엔 험난한 가시밭길이 예상된다는 관측이다.

비관세 장벽 해소를 다시 협상 카드로 삼는 것도 문제다. 30개월 미만 미국산 소고기 수입 제한과 온라인 플랫폼 규제 등은 쉽게 타협점을 찾기 힘든 만큼 미국의 압박이 예상을 뛰어넘는다면 관세 재인상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10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미 투자가 조속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우리나라에 25% 관세를 재부과하겠다고 경고했으며 주요국에 대해서도 관세 상향 조정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알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폭탄 발언' 이후 우리나라는 김정관 산업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조현 외교부 장관 등을 미국에 급파해 한국의 입장을 피력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고 관세 인상 가능성은 그 어느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관세 재인상 압박 카드로 비관세 장벽을 꺼내든 것은 한미간 관세 협상을 더욱 어렵게 하는 요소다. 미국의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선 국민적 합의가 선행되고 통상절차법에 따라 국회 비준동의 또는 법 개정의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미 양측은 비관세 장벽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에 공감하고 지난해 한미 관세협상 타결 당시 비관세 장벽 이슈에 대해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를 통해 논의하기로 했지만 뚜렷한 성과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공항=뉴시스] 정병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한국 관세 재인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3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01.31. jhope@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 정병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한국 관세 재인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3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01.31. [email protected]
미국 측에선 ▲30개월 미만 미국산 소고기 수입 제한 ▲구글의 정밀 지도 반출 제약 ▲쌀 저율할당관세 적용 폐지와 고율의 관세 부과 철폐 등 비관세 장벽 완화를 요구하고 있는데 조율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우리 정부는 대미투자 이행을 뒷받침할 내용이 담긴 대미투자특별법의 조속한 처리를 추진하는 한편, 외교·통상·안보 라인을 총동원해 미국의 관세 인상을 막기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현 상황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시나리오는 2가지로 압축된다. 지난해 한미 관세협상 타결을 바탕으로 우리나라가 대미 투자를 본격화하면서 관세율 15%를 유지하고 비관세 장벽은 추후 논의하기로 합의점을 찾는 방안이 첫 번째다.

대미 특별법 통과 이전에 행정부 차원에선 미국의 원전 건설 투자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통해 우리나라의 대미 투자 의지를 보여주고 법안이 통과된 이후엔 약속을 이행하면서 관세 재인상을 막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최악의 상황은 미국이 관세를 15%에서 25%로 재인상을 현실화할 경우다. 이 경우 자동차 품목별 관세가 15%에서 25%로 상향조정될 수 있고 우리나라 대미 수출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예상이다.

실제로 지난해 대미 자동차 수출은 301억5400만 달러로 전년대비 13.2% 감소했는데 10월까지 25%의 고율의 관세를 적용 받은 것이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렸고 수출액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일반기계와 자동차부품 등의 수출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하락세를 보일 공산이 크다. 일반기계와 자동차부품은 지난해 대미 수출액이 각각 전년대비 17.2%, 6.8% 감소한 123억2000만 달러, 75억5000만 달러 등을 기록한 바 있다.
[워싱턴=뉴시스]이윤희 특파원 =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유니언스테이션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발언하고 있다. 2026.01.15.
[워싱턴=뉴시스]이윤희 특파원 =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유니언스테이션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발언하고 있다. 2026.01.15.
통상전문가들은 미국의 비관세 장벽 철폐 요구로 관세 재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나라의 대미 투자 의지를 보여주면서 협상의 물꼬를 트고 대미투자특별법 국회 통과를 통해 관세협상 후속 조치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이 우리나라에 대한 관세 인상을 실제로 추진할 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우리 입장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미국과의 협상력을 높이고, 협상이 쉽지 않은 비관세 장벽의 경우 시간을 두고 해결하는 방안이 현 상황에서 가장 바람직한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백철우 덕성여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미국이 관세 재인상에 대해 강경한 모습을 보이는 만큼 우리로서는 최대한 우리가 미국에 대한 투자 의지를 표명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는 LNG와 원전 투자를 논의하고 특별법 국회 통과에 속도를 내면서 실무 협상을 병행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백 교수는 "비관세 분야는 지난해 한미 관세협상에서 따로 논의하기로 했었는데 진척이 없었고 구글의 정밀 지도 반출 등 디지털플랫폼을 비롯해 농수산물 개방 등은 우리에게 민감한 부분이라 협상이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며 "우리나라로서는 미국의 강공모드에 일희일비하는 것보다 계획에 맞춰서 진도를 나가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석재 우석대 경영학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15%의 관세를 25% 관세로 올린다는 계획은 상식적으로 상도의를 벗어난 행동"이라며면서도 "현재로서는 대안이 없는 만큼 잘 버티는 방법 밖에 없다. 미국산 LNG를 수입하면서 성의를 보이는 방법도 경제적으로 손해는 볼 수 있지만 우리가 기여를 했다고 내세울 수 있는 만큼 좋은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비관세 장벽 완화 부분은 우리나라에겐 레드라인으로 볼 수 있어 양보가 쉽지 않다"며 "우리가 미국에 양보해도 충격이 덜한 부분을 찾아서 성의를 표시할 수 있는 부분은 내주고 중요한 비관세 장벽은 유지하는 방식으로 미국과 단계적인 협상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의견을 냈다.
[세종=뉴시스]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부. 2025.11.18. yeodj@newsis.com
[세종=뉴시스]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부. 2025.11.18.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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