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내내 적자…주가 최저가·상장폐지 우려
캐시카우 차은우 입대…200억대 탈세 의혹
여론 재판 탈세범 낙인…소속사 개입설
구원투수 김선호 가족법인 리스크 직격탄
법인 폐업·가족급여 반납·세금 추가 납부
선제대응에도 방송·광고 손절…타격 이어져

차은우(왼쪽), 김선호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판타지오가 간판 배우 차은우·김선호의 탈세 의혹으로 최대 위기를 맞았다. 3년 내내 적자 속 주가는 300원~400원대 역대 최저가를 찍었고 상장 폐지도 우려되고 있다. 차은우는 판타지오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었다. 판타지오는 차은우 군 입대를 앞두고, 계약금 수십억원씩 주며 연기자들을 영입하는 등 몸집을 부풀렸다. 김선호가 구원투수로 활약하며 공백을 메워줄 것으로 기대했으나, 가족법인 리스크 직격탄까지 맞았다.
판타지오는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 약 382억원, 영업손실 80억원, 당기순손실 92억원을 기록했다. 6월 결산 법인으로 자회사를 포함한 연결 기준 매출은 약 382억원으로 비슷하며, 영업손실은 28억원, 당기순손실은 9억원이다. 판타지오는 2024년 별도 기준 매출 723억원을 찍었지만, 1년 만에 2023년 매출 385억원 수준으로 회귀했다. 영업적자 폭은 2023년 49억원에서 2024년 15억원으로 줄었으나, 2년 만에 2배 이상 늘었다. 순손실 규모도 2023년 185억원에서 2024년 64억원으로 크게 줄었으나, 지난해 다시 커졌다.
그간 차은우가 캐시카우 역할을 했는데, 신규 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드라마 제작 물량 감소로 인한 타격이 컸고, 매니지먼트 사업 부문 매출 원가 상승으로 영업 적자가 지속됐다. 판타지오는 지난해 8월 차은우 탈세 의혹 등으로 서울지방국세청으로부터 약 82억원 추징금을 부과 받았으며, 자기자본 약 580억원의 14.12%에 달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3분기(7~9월) 영업이익 12억원을 내며 흑자전환했으나, 추징금이 반영 돼 당기순손실이 급격히 늘었다. 차은우 군 입대 후 매출이 반토막 났을 뿐 아니라 영업 적자, 거액의 세금 추징까지 삼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
주가도 곤두박질쳤다. 차은우와 김선호 탈세 의혹이 겹치자, 2일 주가는 장중 한때 391원까지 내려가며 역대 최저가를 찍었다. 지난달 초 495원 수준이었는데, 한 달 만에 약 20% 떨어졌다. 6일 430원에 장을 마쳤으며, 상장폐지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판타지오 시가총액이 184억원인데, 한국거래소는 올해부터 코스닥 상장폐지 기준을 40억원에서 150억원으로 상향했다. 150억원 미만 상태가 30거래일 지속 시 상장폐지 사유가 될 수 있다. 판타지오는 3년 연속 적자를 내 영업손실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도 높아 상반기 상장 유지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판타지오는 차은우의 200억원대 탈세 의혹 관련 책임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서울지방국세청은 지난해 상반기 차은우를 상대로 고강도 세무조사를 진행, 200억원이 넘는 소득세 추징을 통보했다. 차은우 소득은 판타지오와 모친 법인, 차은우가 나눠 가졌다. 국세청은 차은우와 모친 최모씨가 45%에 달하는 소득세를 줄이기 위해 실체 없는 법인을 내세워 소득세율보다 20% 이상 낮은 법인세율을 적용 받도록 꼼수를 썼다고 봤다. 차은우는 국세청 결정에 불복해 과세 전 적부심사를 청구했는데, 이미 여론재판으로 탈세범 낙인이 찍혔다. 소속사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 시각이다. 이지훈 변호사는 유튜브 채널 '아는 변호사'에서 "판타지오가 절세 구조를 설계한 게 아닌가 싶다. 판타지오를 완벽하게 속이거나 도와주지 않으면 생길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차은우 부모님이 인천 강화도에서 운영한 '어제연 숯불장어'는 탈세 본거지 의심을 받았다. 최씨가 차린 법인은 이 장어집에 주소를 뒀으며, 국세청은 차은우에게 실제 용역을 제공하지 않은 페이퍼 컴퍼니라고 판단했다. 이 장어집은 지난해 말 폐업, 판타지오가 상호를 이어 받아 '어제연 청담'으로 재개장했다. 일각에선 '차은우의 탈세 의혹이 불거지자 매장을 옮긴 게 아니냐'고 추측했다. 판타지오는 4일 "어제연 청담은 판타지오 100% 자회사 판타지오 M에서 운영하고 있다. 차은우 가족과는 관련이 없다"고 했다.
김명규 변호사 겸 회계사는 최근 유튜브 채널 '날리지 스튜디오'에서 "판타지오는 2020년부터 재무 상태가 굉장히 안 좋아서 중증환자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2022년 초 (자본금) 약 646억에서 약 580억을 무상감자했고, 전환 사채를 두 번 발행했다. 굉장히 안 좋은 신호였다. 공교롭게도 차은우 재계약 시점이 2022년 말인데, 판타지오에선 놓쳐서는 안 될 대형 연예인이었을 것"이라며 이런 기형적인 구조에서 누가 먼저 제안했을지 모르겠지만, 판타지오에서도 수용을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지 않았을까 싶다"고 분석했다.

김선호도 차은우와 판박이였다. 2024년 1월 설립한 가족법인 에스에이치두를 통해 연예 활동 정산금을 받아 조세 회피 의혹이 불거졌다. 이 법인을 서울 용산구 자택 주소지에 뒀고, 사내이사와 감사로 부모 이름을 올렸다. 김선호가 부모에게 월급을 지급한 뒤 본인에게 금액을 이체한 정황도 포착됐다. 부모는 법인카드로 생활비와 유흥비 등을 냈고, 차량도 법인 명의로 등록했다.전 소속사 솔트엔터테인먼트는 "김선호가 요청한 곳에 정산금을 입금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판타지오는 "1인 법인은 연극 제작과 관련 활동을 위해 설립했다. 절대 고의적인 절세나 탈세를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 아니"라고 주장했으나, 그동안 업계에서 1인·가족 법인은 절세를 위한 관용으로 통용됐다. 지난해 1인 기획사 대부분이 대중문화예술기획업에 등록하지 않아 논란의 중심에 섰고, 국세청이 칼을 빼들면서 배우 이하늬는 60억원, 유연석은 30억원 추징금을 냈다. 결국 김선호는 법인 폐업 절차를 밟고 있다. 판타지오는 4일 "가족 급여, 법인 차량 모두 반납했다. 해당 법인을 통해 과거 정산 받은 금액에 관해선 기존 납부한 법인세에 더해 개인소득세를 추가 납부 완료했다"며 수습했다.
국세청이 세무 조사를 진행하면 탈세 의혹이 커지는 만큼 선제 대응할 수밖에 없었을 터다. 김선호는 13일 연극 '비밀통로' 개막을 앞두고 있고, 티빙 '언프렌드'와 디즈니+ '현혹', tvN '의원님이 보우하사' 등 차기작만 총 3편 대기 중이다. 탈세설로 인한 위약금 부담도 무시할 수 없다. 2021년 '갯마을 차차차'로 스타덤에 올랐지만, 종방 무렵 사생활 논란으로 타격을 입었다. 최근 넷플릭스 '이 사랑 통역 되나요?'로 좋은 평을 받았으나,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판타지오 입장에선 김선호마저 세무조사를 받으면 매출 동력이 사라져 회사 존폐 위기에 몰릴 수밖에 없다. 티빙은 "언프렌드는 이번 논란과 별개로 편성이 불발됐다"며 손절했고, 패션 브랜드 빈폴 등은 SNS에서 광고영상을 삭제했다. 차은우와 달리 적극적으로 대응했으나, 탈세 의혹 여파는 한 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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