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지청 '불기소' 뒤집은 특검…외압 의혹 수사 '단초' 되나

기사등록 2026/02/04 15:06:16

쿠팡CFS 전·현직 대표 및 법인 기소

특검 "혐의 입증할 다수 증거 확보" 자신감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쿠팡 수사 무마·퇴직금 미지급 의혹을 수사중인 안권섭 상설특검팀이 관련 의혹들 직원들이 퇴직연금복지과로 들어가고 있다. 2026.01.27.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쿠팡 수사 무마·퇴직금 미지급 의혹을 수사중인 안권섭 상설특검팀이 관련 의혹들 직원들이 퇴직연금복지과로 들어가고 있다. 2026.01.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선정 전상우 수습 기자 = 상설특검이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기소하면서, 검찰이 기존에 내렸던 불기소 결정이 뒤집히게 됐다. 이번 공소제기가 당시 수사에 외압이 있었음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지만, 외압 의혹을 따져볼 단초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수사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쿠팡·관봉권 특검팀(특별검사 안권섭)은 전날인 3일 정종철 쿠팡CFS 현직 대표와 엄성환 전 대표, 쿠팡 CFS 법인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특검은 지난 2개월간 기존 수사 기록을 면밀히 검토하는 한편, 쿠팡CFS와 쿠팡 본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 관련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를 진행하며 공소사실을 뒷받침할 추가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아울러 일선 노동청에 접수된 사건들을 이관받아 검토한 결과, 공소제기가 가능한 40명의 퇴직금 미지급 사례를 취합해 일괄 기소했다. 미지급 금액은 약 1억2000만원 규모다.

이 사건은 쿠팡CFS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서 보장하는 근로자의 법정 퇴직금을 미지급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부천지청과 특검의 판단은 정반대로 갈렸는데, 특검은 "부천지청의 혐의없음 의견과 달리 피의자들의 혐의를 입증할 만한 다수의 증거자료를 확보했다"며 입증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앞서 부천지청은 쿠팡CFS 근로자들이 전형적인 일용직에 해당하고, 일용직은 원칙적으로 퇴직금 지급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근거로 형사처벌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부천지청이 제시한 근거는 구체적이었다. 근로자들이 모바일 앱을 통해 하루 단위로 채용을 신청하고, 회사는 선착순으로 이를 확정한다. 근무를 하지 않더라도 별도의 제재는 없고, 근무평정이나 근태관리도 없으며, 다른 물류업체에서 병행 근무도 할 수 있다.

근로계약서 역시 1일 단위 계약임을 명시하고 있어, 장기간 동일한 근로관계가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 자체가 형성되기 어렵다고 봤다. 이런 사정에 비춰봤을 때 쿠팡CFS 근로자들에게 퇴직금 지급 의무가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는 게 부천지청의 논리였다.

취업규칙이 쿠팡CFS에게 유리하게 변경된 것이 부당해 보이더라도 이는 형사 책임의 문제가 아닌 민사적 영역이라고 부천지청은 해석했다. 쿠팡CFS가 취업규칙이라는 일종의 민사계약을 통해 근로자들에게 퇴직금을 준 것은 맞지만, 이는 법적으로 지급할 의무가 없었던 돈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특검의 시각은 다르다. 특검은 그간 관련자 조사를 통해 쿠팡CFS가 일용직 근무자들을 상용직처럼 관리했다는 취지의 진술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에 따라 근로자들을 퇴직금 지급 대상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특히, 회사가 퇴직금 지급 기준을 어떻게 운영해 왔는지에 주목했다. 

쿠팡CFS의 기존 퇴직금 지급 관련 규정은 '일용직 근로자도 1년 이상 근무하는 경우 주당 근로 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기간만 제외'였으나 사측은 이 규정을 '1년 이상 근무하고 주당 근로 시간이 15시간 이상인 경우'로 변경했다.

근무 기간 중 한 번이라도 주당 근로 시간이 15시간 이하인 날이 생기면, 퇴직금 산정 기간을 이날부터 다시 계산해야 하는 구조라 일명 '리셋 규정'이라고도 불렸다.

쿠팡CFS는 취업규칙 변경일인 2023년 5월26일 이전인, 같은 해 4월 1일부터 내부 지침을 통해 퇴직금 지급 기준을 일방적으로 변경해 적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근로자 의견 청취나 외부 법률자문 절차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은 이번 사건을 단순한 퇴직금 미지급이 아닌, 구조적 근로자 권익 침해 사안으로 규정하고 있다. 채용 규모와 향후 장래 확대될 것으로 예측되는 채용 규모 등을 고려하면, 문제의 실체는 단순히 공소사실에 포함된 금액을 훨씬 넘어선다고 판단한다.

퇴직금 미지급 사건의 형사 책임에 대한 판단이 정리되면서, 특검이 당시 불기소 결정 과정의 적절성 여부를 검토할 수 있는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특검이 기존 부천지청의 결론을 뒤집은 만큼, 당시 지휘부였던 엄희준 광주고검 검사와 김동희 부산고검 검사 등이 수사 검사에게 사건을 불기소하라고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이날 오전부터 당시 부천지청 차장검사였던 김 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재차 불러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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