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회사 등은 관세 혜택 보지만
자동차회사들 공장 지을 생각 아직…
관세 피한 항공, 제약, 전자 부문이 가장 좋은 실적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4월2일(현지 시간) 백악관 경내 로즈가든에서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라는 행사를 열고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취임 1년 동안 미국에서 제조업이 부활하는 조짐은 아직 거의 없다. 2026.1.30.](https://img1.newsis.com/2025/04/03/NISI20250403_0000227425_web.jpg?rnd=20250403053835)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4월2일(현지 시간) 백악관 경내 로즈가든에서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라는 행사를 열고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취임 1년 동안 미국에서 제조업이 부활하는 조짐은 아직 거의 없다. 2026.1.30.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제조업 르네상스를 공언하면서 관세를 대폭 올렸으나 취임 1년이 지나도록 미국 제조업이 부활하는 조짐은 거의 없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일부 제조업체들은 관세의 혜택을 보지만 대다수 제조업체들은 타격을 받고 있다. 이들은 관세가 공급망 재편이 성과를 낼 때까지 유지되기 힘들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1년 동안 제조업 고용은 6만8000명 감소했으며 전체 고용의 8%를 차지하지만 생산은 소폭 증가했다.
그러나 제조업체들은 설문조사에서 제조업 르네상스에 대해 여전히 비관적 입장을 보인다.
공장 건설 투자 바이든 말기 이래 감소
이러한 엇갈린 지표들은 관세가 특정 산업을 보호하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높은 비용을 치르게 한다는 일부 경제학자들의 견해를 뒷받침하는 것들이다.
볼티모어에 본사를 둔 말린 스틸 와이어 프로덕츠는 관세의 혜택을 보는 회사다. 식품 가공업체와 항공우주 기업을 위한 금속 랙과 바구니를 만드는 이 회사는 중국산 저가 수입품에 시달린 끝에 관세를 적극 옹호한다.
이 회사는 관세 덕분에 생산을 늘릴 수 있게 됐다고 판단해 값비싼 레이저 펀치 기계를 구입했다. 또 현재 130명인 근로자를 내년에 최소 20명 이상 늘릴 계획이다.
그러나 많은 제조업체들이 관세를 부정적으로 본다.
오하이오주 브런즈윅에서 전기 및 가스 구동 전지형 차량을 만드는 DRR USA는 미국에서 구할 수 없는 배터리 등 부품 대부분을 대만, 한국, 베트남에서 수입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 친환경 관광 차량을 대량으로 도입하는 해외 호텔과 리조트로 차량을 수출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관세가 이 회사 제품의 가격을 크게 올렸다. 그 결과 지난 6개월 동안 미국 이외 지역에서의 매출이 사라지면서 수출 계획도 백지화됐다.
지난 10년 동안 무역 자유화가 미국에 무조건적인 이익 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미국 정가에 자리 잡았다.
정책 입안자들은 전략적 중요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관세에 주목했다. 조지프 바이든 전 대통령도 트럼프가 첫 임기 동안 부과했던 많은 관세를 유지했고, 반도체와 배터리 같은 부문을 지원하기 위한 보조금을 추가했다.
세수 증대 목적 모든 상품, 모든 국가에 관세
특히 강철이나 기계처럼 제조업 생산 장비와 원자재에 대한 관세가 가장 높게 매겨졌다. 미국에서 공장을 세우려는 사람이라면 관세가 공장 설립 비용을 크게 높인 것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 것이다.
제이미슨 그리어는 미 무역대표부 대표는 부품과 원자재를 수입하는 기업에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관세를 부과하기가 쉽지 않음을 인정했다.
그는 이 문제가 일부 기업들이 해외 공급망에 “위험할 정도로 의존”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면서 “우리는 이를 장기적 관점에서 보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호황이 시작됐다는 신호는 거의 없다. 부동산 데이터 회사 코스타의 후안 아리아스 산업 분석 책임자는 지난해 4월까지 공장 부지를 찾는 사람들이 많았으나 트럼프가 관세 부과를 발표한 이래 크게 줄었다고 밝혔다.
한편 주요 철강회사들은 관세의 혜택을 보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해 2월 외국산 철강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했으며 6월에 50%로 올렸다. 이에 따라 미국 내 1차 금속 생산이 지난 1년 동안 소폭 증가했으며, 가격 역시 수입산과 국내산 모두 상승했다.
클리블랜드 철강 제조업체 클리블랜드-클리프스의 로렌소 곤살베스 CEO는 관세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에 더 많은 철강을 판매했다면서도 자동차 회사들의 리쇼어링 속도가 “내가 원하는 것보다 훨씬 느리다”고 말했다.
USMCA 폐기 위협에 자동차 공장 건설 늦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높은 관세가 적용되면서 최근 몇 달 동안 미국 자동차 회사들의 생산이 침체됐다.
미국 자동차 부품 제조사인 클립스 앤 클램프스 인더스트리즈는 강철과 구리 등 원자재 구입비용이 크게 늘면서 제품 가격을 올렸다.
수입 부품을 국내로 되돌리려는 자동차 제조업체들과 공급업체들로부터 수십 건의 문의를 받았지만 주문은 없었다. 가격이 너무 높은 탓이었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의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면서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가 부품을 관세 없이 도입할 수 있었던 USMCA를 폐기하겠다고 위협해온 때문이다.
40년 동안 세계와 경쟁하기 위해 구축한 무역 블록이 유지될지가 불투명해면서 자동차 제조사들이 새로운 투자 결정을 내리기 힘든 상황이다.
일부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들은 도산했으며 종업원 수를 줄이는 회사들도 있다.
반면 관세를 피한 기업들이 가장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
트럼프는 미국 내 생산 공장 설립 약속을 전제로 항공 산업과 제약 회사, 전자 및 반도체 부문에 부과했던 관세를 철회했다.
정부의 정책도 여러 산업 부문에 긍정적, 부정적 파급효과를 미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군사 지출이 늘면서 방위 및 항공우주 산업이 호황을 맞고 있다. 반면 청정에너지 보조금을 없애면서 관련 투자가 대대적으로 취소되면서 환경 산업이 침체했다.
관세 감당 여력이 부족한 소규모 제조업체들이 대기업들보다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트럼프 지지율 떨어짐에 따라 관세 낮출 가능성
제조업체들은 변동이 심한 관세가 올해 안에 고정되면서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를 기대한다. 연방대법원이 관세를 무효화할 가능성이 그중 한가지다.
미국 전역에서 여전히 많은 공장들이 건설되고 있으나 상당 부분이 바이든 정부 시절 500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을 받은 반도체 공장 건설 투자다.
여전히 높은 금리가 투자를 고민하는 기업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최근에는 데이터 센터 붐이 일면서 전기 가격이 급등한 것도 부담이다.
관세의 지지자와 비판자 모두, 정책 불확실성이 가장 나쁘다고 지적한다.
높은 물가로 인해 트럼프의 인기가 떨어지면서 갑자기 관세를 철회할 가능성이 관세가 유지될 가능성만큼이나 투자를 방해하는 요인이다.
잘 설계된 영구적 관세는 시간이 지나면 제조업 고용을 늘릴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지만 일시적인 관세는 그런 효과를 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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