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고분 벽화, 굴·조개껍질로 만들었다

기사등록 2026/01/27 10:28:59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고대 패회 원료 식별 도감' 발간

[서울=뉴시스] 판교 9호분 석실 전경 및 회 시료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6.01.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판교 9호분 석실 전경 및 회 시료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6.01.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고대 고분 건축 재료인 패회(貝灰)의 주원료가 굴 껍질과 조개 껍질로 확인됐다.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이 고대 고분 벽화와 미장층에 사용된 패회의 원료를 분석한 결과, 굴 껍질과 조개 껍질 등 이매패류가 주된 가공 재료로 사용됐음을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패회는 조개껍데기(패각, 貝殼)를 고온에서 소성(분말 입자를 고온에서 활성화시켜 서로 결합·밀착시켜 고체 덩어리로 만드는 과정)해 제조한 재료로, 석회와 같이 탄산칼슘(CaCO₃)을 주성분으로 한다.

패회는 고대부터 고분 벽화의 바탕층과 미장층 등 다양한 건축·회화 재료로 활용돼 왔으며, 평안남도 중화 진파리 4호분, 하남 감일동 백제 고분군 1·2·27호분,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 나주 송제리 고분군 1호분, 강화 곤릉과 가릉 등에서 사용된 사실이 확인됐다.

그동안 패회가 사용됐다는 사실은 확인됐지만, 어떤 조개껍데기가 실제 원료였는지는 명확히 규명되지 못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패각 종류를 식별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한 결과, 고대 고분에 굴 껍질과 조개 껍질 같은 이매패류 패각이 사용된 것을 확인했다"며 "고대 사회의 패각 자원 활용은 자연환경과 자원 접근성, 지역별 기술 전통에 따라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고분과 건축 유적에서 확인되는 패회 흔적은 단순한 회 재료를 넘어 당시의 자원 활용 방식과 기술 문화를 반영하는 증거로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판교 백제 9호 석실분의 경우 바닥과 벽면에 두께 0.3~0.5㎝로 회를 발라 마감한 흔적이 확인됐다. 분석 결과, 모래나 황토를 섞지 않은 회반죽으로 다량의 패각 부스러기가 포함돼 있었으며, 주로 서해안에서 쉽게 채취할 수 있는 굴과 바지락류로 추정됐다.

하남 감일동 백제 고분군 가운데 1·2·27호분에 사용된 회를 분석한 결과, 초본류(줄기에 목재를 형성하지 않는 식물)로 추정되는 유기물 압흔이 남아 있고 패각이 혼합된 것으로 나타났다.

1호분에서 수습한 일부 패각에서는 판상이 층층이 쌓인 층상 구조와 굵고 굴곡 있는 방사륵(조개 껍데기 겉면에 부챗살처럼 도드라진 줄기)이 확인돼 이매패류 중 굴과로 추정됐다.

특히 굴 껍질과 조개 껍질은 소성 과정에서 석회로 가공하기에 적합한 물성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소성 온도에 따른 변화 양상과 패각의 미세 구조를 비교·분석해 원료 식별 기준도 마련했다.
[서울=뉴시스] 고대 패회 원료 식별도감 보고서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6.01.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고대 패회 원료 식별도감 보고서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6.01.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원은 이날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발간한 '고대 패회 원료 식별 도감'에 한반도 내 패총과 고분에서 출토된 패회의 원료로 추정되는 주요 패각 8종을 중심으로 외부 형태와 단면 층위, 미세 구조 등 형태적·광물학적 특성을 수록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소성 온도에 따른 변화 양상을 사진 자료와 함께 제시해 출토 패각과 패회의 원료 판별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며 "해당 자료는 고분 벽화와 미장층의 보존·복원 연구는 물론 전통 건축 재료 연구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국가유산청과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가유산 지식이음 웹사이트에서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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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고분 벽화, 굴·조개껍질로 만들었다

기사등록 2026/01/27 10:28:59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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