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커진 금감원, 고민하는 금융위…이번에는 공공기관 신경전

기사등록 2026/01/27 05:00:00

최종수정 2026/01/27 06:02:36

입장 정한 금융위…28일 발표할듯

'권한 통제' 조건부 보류 가능성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특별사법경찰(특사경) 인지수사권 등을 둘러싸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간 대립하는 가운데, 금감원 공공기관 재지정과 관련한 금융위의 최종 입장에 관심이 쏠린다. 그간 금융위는 주도권 약화를 우려해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에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해왔지만 이번엔 이례적으로 공공기관운영위원회 개최 직전까지 입장을 드러내지 않으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금융위가 이번에도 원칙적으로 공공기관 지정에 반대하되 금감원의 권한에 통제 장치를 조건으로 제시하는 '조건부 유보'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감원의 권한 확대가 가시화된 상황에서 그에 상응하는 제도적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어서다.

2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는 전날 금감원 공공기관 재지정가 관련한 내부 입장 정리를 마무리했다. 30일 열리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앞서 재정경제부에도 관련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

28일 예정된 이억원 금융위원장의 월례 기자 간담회에서는 금융위의 기본 방향에 대한 언급이 있을 예정이다. 한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금감원 공공기관 재지정과 관련해 입장 정리는 됐다. 기본 방향은 기자간담회 때 질문이 나온다면 장관이 직접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기관운영법 시행령에 따르면 주무기관의 장관은 공공기관 지정 대상이 되는 기관에 대한 의견을 재경부 장관에게 통보해야 하며 양측의 협의와 공운위 심의·의결을 거쳐 공공기관 지정 여부가 결정된다.

금융위의 입장 정리는 예년보다 늦어진 편이다. 그동안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에 대해 유보적 입장을 유지해왔지만 이번엔 판단을 둘러싼 고민이 컸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대표적인 배경은 지난해 9월 당정이 발표한 금융당국 조직개편안이다. 당시 개편안에는 금감원 공공기관 재지정 내용이 포함돼 있었고 금감원의 권한 통제 필요성이 공개적으로 제기됐다. 금융감독위원회 출현과 소비자보호원 분리 신설 등 큰 틀의 개편안은 사실상 백지화됐지만 공공기관 지정 문제는 여전히 테이블에 남아있는 상태다.

여기에 더해 금감원이 자본시장·민생금융 분야에서 특사경의 인지수사권을 확보하는 등 수사기관에 준하는 힘을 갖게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에 상응하는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감독·검사 권한에 더해 직접 수사 권한까지 결합될 경우 이를 제도적으로 견제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공공기관 지정론에 힘을 싣고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 공공기관 재지정 명분이 강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위도 이러한 분위기를 인지하고 있는 데다 특사경 권한 등을 둘러싸고 금감원과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입장 표명을 늦추며 긴장감을 형성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금융위가 여전히 금감원에 대한 주도권을 놓고 싶어 하진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정 자체에는 유보 의견을 내되 권한 통제를 전제로 한 여러 조건을 내걸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건부 유보가 현실화될 경우 논의 대상은 크게 ▲예산 ▲인력 ▲권한인데, 금감원의 예산과 인력은 이미 공공기관에 준하는 수준으로 엄격히 통제되고 있어 이번엔 논의의 초점이 권한에 대한 제도적 장치 마련에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조직개편안에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이 포함된 배경에도 '금감원의 힘이 과도하게 커졌다'는 문제의식이 자리하고 있었다. 감독 대상 기관의 범위와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반면 이를 견제할 수단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반복돼 왔다.

반면 금감원은 공공기관으로 재지정될 경우 금융감독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훼손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이를 '옥상옥 구조'에 비유하며 "금융감독기구에 대한 독립성, 자율성은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가치로 글로벌 스탠다드와도 맞지 않다"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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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커진 금감원, 고민하는 금융위…이번에는 공공기관 신경전

기사등록 2026/01/27 05:00:00 최초수정 2026/01/27 06: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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