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비서·로봇에 명찰 단다?…"디지털 아이디는 AI 시대의 안전벨트"

기사등록 2026/01/27 06:00:00

최종수정 2026/01/27 06:32:23

[IT파이오니아]이순형 라온시큐어 이사회 의장

올해 AI 비서·로봇에게 권한 부여하고 검증하는 '에이전틱 AI 관리' 시장 정조준

디지털 신원확인 기술이 핵심…모바일 주민증·면허증 기술 노하우 AI에 접목

'30년 인증' 한우물 판 1세대 보안벤처인…"실패 없는 혁신 없다"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이순형 라온시큐어 이사회 의장이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라온시큐어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6.01.22.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이순형 라온시큐어 이사회 의장이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라온시큐어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6.01.2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우리가 쓰는 주민등록증처럼 인공지능(AI)으로 움직이는 로봇·드론·자율주행차에도 각각의 신분증이 있다면 어떨까요. 보다 신뢰할 수 있는 AI 시대를 맞게 될 것입니다."

이순형 라온시큐어 이사회 의장이 AI 시대의 핵심으로 '디지털 아이디(신원 확인)'를 꼽았다. 업무와 결제를 대행하는 AI와 로봇에게 검증 가능한 신분증을 부여한다면 우리 사회 곳곳의 AI 응용과 확산이 더욱 빨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디지털 명찰' 단 배달 로봇부터 자율주행차

라온시큐어는 올해 '에이전틱 AI 관리(AAM·Agentic AI Management)'라는 분야에 새롭게 도전한다. 쉽게 말해 AI 비서나 로봇에게 신분증을 발급해주는 사업이다.

예를 들어, 아파트에 들어오는 배달 로봇이 사전에 등록된 기기인지 건물이 확인하고 문을 열어주는 식이다. 병원 AI상담사가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예약 일정을 확인할 때 'XX병원 공식 인증 AI'라는 디지털 인증마크를 붙여준다면 보이스피싱과 명확하게 구분될 것이다. 사무 업무 혹은 공장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어떤 AI가, 어떤 로봇이 오작동했는지 식별하는 데도 필수적이다.

모든 AI 기기에 디지털 신분증을 부여해 신원을 확인하고 권한을 관리하는 체계를 만들겠다는 것이 이 의장의 구상이다.

그는 "로봇과 자율주행차가 서로 신분증을 확인하며 안전하게 소통하는 모습을 올해 안에 증명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모바일 주민등록증·운전면허증에 숨겨진 핵심기술, DID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 바로 '분산 신원 증명(DID·Decentralized Identity)'이다. 신원 정보를 중앙 서버가 아닌 자신의 스마트폰에 직접 저장·관리하는 기술로, 라온시큐어의 핵심 경쟁력이기도 하다.

2022년, 그리고 지난해 서비스가 시작돼 국민들의 일상에 스며들고 있는 모바일 운전면허증과 주민등록증에도 라온시큐어의 기술이 적용됐다.

이순형 의장은 보안 1세대 기업인 소프트포럼의 창립멤버로 시작해 30년간 '인증 기술' 한 우물을 파온 전문가다. 국내 최초 공인인증서를 구현하고 세계 최초 생체인증 국제 표준(FIDO)을 상용화하기도 했다. 라온시큐어가 정부의 DID 기술 파트너로 낙점된 이유다.

DID가 주목받는 이유는 보안성이다. 이순형 의장은 이 기술이 블록체인 기반이어서 개인정보 유출이나 조작, 도용 등에 안전하다고 했다.

"개인정보 원본은 각자의 스마트폰에만 있고, 서버에는 진위를 확인하는 '암호 키'만 존재합니다. 중앙 서버 자체가 없으니 해킹을 당해도 유출될 개인정보가 없는 구조입니다."

분산 구조 덕분에 해킹 방어력도 강력하다. 정보를 조작하려면 연결된 수십 개 서버를 동시에 해킹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이순형 라온시큐어 이사회 의장이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라온시큐어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01.22.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이순형 라온시큐어 이사회 의장이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라온시큐어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01.22. [email protected]

대한민국 '모바일 신분증' 글로벌 표준 노린다

이 의장은 디지털 아이디를 단순히 신분증의 디지털화를 넘어 국가 인프라의 혁신이자 AI 시대의 핵심으로 본다. 신분증 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개발도상국도 디지털 아이디를 도입하면 국민들이 손쉽게 교육 혹은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

라온시큐어가 2024년 자사의 핵심기술을 오픈소스 형태로 공개한 이유다. 현재 인도네시아, 필리핀, 코스타리카 등 10여 개국 국가 프로젝트에 라온시큐어 기술이 적용됐다.

이 의장은 "어떤 나라도 국가 인프라가 특정 기업 기술에 종속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오픈소스 전략은 기술 도입의 장벽을 낮추는 신뢰의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이 국가 단위 모바일 신분증을 성공적으로 구현했다는 소식에 스페인, 몽골, 필리핀, 온두라스 등 10여 개국 정부 관계자들이 직접 라온시큐어 본사를 찾기도 했다.

K-디지털 아이디 글로벌 확산의 과제는 '글로벌 표준화'다. 아직 전 세계 공통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표준을 선점하는 쪽이 시장 주도권을 쥔다.

이 의장은 "유럽도 모바일 신분증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며 "지금은 한국형 디지털 아이디가 국제 표준으로 자리 잡느냐, 유럽에 주도권을 내주느냐를 가르는 분기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표준화 경쟁은 기업 역량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세일즈 외교가 뒷받침된다면 K-디지털 아이디가 글로벌 표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이순형 라온시큐어 이사회 의장이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라온시큐어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01.22.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이순형 라온시큐어 이사회 의장이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라온시큐어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01.22. [email protected]

"쫄지 말고 저질러라"…실패 경진대회 여는 회사

라온시큐어는 지난해 특이한 이벤트를 열었다. 실패 사례를 공유하고 시상하는 이른바 '실패 경진대회'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조직 문화가 혁신을 불러온다는 것이 이 의장의 지론이다. 그의 집무실에 걸린 "쫄지 말고 저질러라"라는 좌우명과도 일맥상통한다.

이 의장은 라온시큐어의 미래를 'AI를 즐겁고 안전하게(Make AI Fun and Secure)'라는 한 문장으로 정의했다.

"AI가 일상화될수록 가장 중요한 가치는 결국 '신뢰'입니다. 사람과 AI가 서로 믿고 공존할 수 있는 든든한 '디지털 신뢰 인프라'를 만드는 기업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이순형 라온시큐어 이사회 의장이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라온시큐어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01.22.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이순형 라온시큐어 이사회 의장이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라온시큐어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01.22.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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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비서·로봇에 명찰 단다?…"디지털 아이디는 AI 시대의 안전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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