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올해 종전 8개"에…AP "가자 종식 난망, 일부는 전쟁도 아냐"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 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끝으로 2025년 '종전 외교'를 마무리했다.

AP통신은 30일(현지 시간) "대통령은 자신이 올해 전쟁 8개를 마무리했다고 계속 주장하지만 이것은 과장"이라며 "가자 전쟁 종식까지는 매우 많은 과제가 남았고, 어떤 분쟁은 애초에 전쟁이라고 부를 수도 없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종전을 이끌어냈다고 주장하는 전쟁 8개는 이스라엘-하마스, 이스라엘-이란, 인도-파키스탄, 세르비아-코소보, 르완다-콩고민주공화국,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캄보디아-태국간 분쟁이다.

최우선 과제인 이스라엘-하마스 가자지구 전쟁은 지난 10월 '가자 평화 구상'이 타결되며 휴전의 첫발을 뗐으나, 다음 단계로 좀처럼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가자 평화 구상 2단계는 하마스 무장해제, 이스라엘군 추가 철수, 새 통치체제 수립, 국제안정화군(ISF) 배치 등을 골자로 한다. 그러나 선결 조건 격인 하마스 무장해제와 이스라엘군 철군에 진전이 없다.

하마스뿐 아니라 이스라엘도 2단계 진입을 막아서고 있다는 지적이 미국에서도 나오기 시작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네타냐후 총리와의 회담에서 하마스를 압박하는 기존 입장을 반복하는 데 그쳤다.

CNN은 "휴전은 아직 유지되고 있지만 하마스와 이스라엘군의 충돌로 점차 불안정해지고 있다"며 "실질적 진전이 없다면 이 합의는 내부 모순으로 인해 붕괴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스라엘-이란 전쟁 중단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헌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AP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포르도·이스파한·나탄즈 핵시설을 공격한 뒤 휴전 협상을 벌였다"며 "그는 '12일 전쟁'을 끝낸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고 썼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재가동할 경우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지지하겠다고 밝혀 전쟁 재개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로런스 하스 미국외교정책위원회(AFPC) 선임연구원도 "현재는 일시적 소강상태"라고 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밖에 인도-파키스탄·캄보디아-태국 전쟁 중단 등에도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지만, 분쟁을 완전히 해소시킨 지역은 사실상 없다고 외신은 지적했다.

지난 4월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총격 테러가 발생하자 '사실상' 핵 보유국 인도와 파키스탄은 교전을 시작했다. 이후 전면전 직전까지 치닫다가 미국 개입 이후 휴전했다. 하지만 인더스강 수자원을 둘러싼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7월부터 무력 충돌을 이어가다가 10월 트럼프 대통령 중재로 휴전 협정을 체결했다. 그러나 12월 초 교전을 재개했고, 20일 만인 지난 27일 중국 중재로 다시 휴전한 상황이다.

반군 조직 난립 속에서 분쟁을 이어온 르완다와 민주콩고는 지난 6월 미국 중재로 평화 협정을 체결했다. 그러나 평화 협정 이후에도 충돌이 지속됐고,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양국 대통령을 백악관으로 불러 정상급 협정을 다시 맺었지만 최대 반군 M23이 이를 거부하는 등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AP통신은 이밖에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 성과라고 주장하는 이집트-에티오피아, 세르비아-코소보간 분쟁은 전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짚었다.

또 지난 8월 백악관에서 주관한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평화 협정 체결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 이미 분쟁이 종식된 상황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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