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화웨이, AI칩 판매 본격화…메모리 업계 영향은?

[서울=뉴시스]이지용 기자 = 중국 화웨이가 전 세계 인공지능(AI) 칩 시장을 본격 공략하는 가운데, 향후 한국 메모리 업계에 미칠 영향에 이목이 쏠린다.

화웨이의 AI 칩에는 자체 개발한 고대역폭메모리(HBM)가 대거 들어갈 예정으로 가성비를 제대로 갖춘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해온 HBM 공급 구조에 변수가 될 수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화웨이는 내년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 최신 AI 칩 '어센드 950' 및 AI 데이터센터 솔루션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 중심으로 형성된 AI 칩 시장에서 AI 관련 기업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하겠다는 전략이다.

발리안 왕 한국화웨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6일 미디어데이에서 "AI 칩을 낱개가 아닌 클러스터로 제공할 예정이고, 타 경쟁사 대비 독특한 강점이 될 수 있다"며 엔비디아와의 차별점을 강조했다.

화웨이는 내년을 목표로 다수의 글로벌 시장에서 어센드 AI 칩을 동시다발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화웨이는 특히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AI 스타트업과 중소·중견 기업, 국가 단위 프로젝트를 적극 공략할 예정이다.

빅테크들의 AI 데이터센터에 엔비디아의 고가·고성능 AI 칩이 몰린 가운데, 가격 부담이 적고 준수한 성능을 갖춘 화웨이의 가성비 AI 칩에 대한 수요 또한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 동안 중국 시장에 주력했던 화웨이가 글로벌 AI 칩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국내 메모리 업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화웨이의 어센드 950에는 자체 개발한 HBM이 들어간다. 구체적인 사양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4세대 'HBM3' 이상의 성능을 갖출 가능성이 높다. 최신 5세대 'HBM3E'에 맞먹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 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칩 제조기업들에 HBM3 및 HBM3E를 주로 공급해왔는데, 화웨이 어센드 950 진출로 중장기 HBM 공급 구조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화웨이가 자체 AI 칩과 HBM을 결합한 생태계를 구축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HBM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제조, 물류, 금융 등 AI 활용이 점차 전 산업군으로 확산하면 최고 성능보다는 비용 대비 효율을 중시하는 수요가 늘어난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또 특정 분야를 전문화한 중소형 데이터센터에도 HBM3 이하의 구형 제품이 주로 쓰일 예정이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단기적 점유율 감소 여파는 적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현재 AI 시장의 핵심은 여전히 고성능 HBM에 집중되어 있고 화웨이와의 성능 격차도 크기 때문이다. 보안 리스크 또한 화웨이 칩 확산에 걸림돌이다.

업계 관계자는 "AI가 전 산업에 확산하면 중간 성능대 메모리 시장도 커지게 된다"며 "화웨이는 이미 엔비디아 최신 칩 'H200'을 뛰어넘는 칩을 개발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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