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완화·AI 투자로 버텼지만 체감 경기 악화는 여전
AI 투자 효과는 상위층에 집중, 노동시장 둔화 경고
관세 충격 막아낸 AI 투자…붐 꺼지면 낙관론 흔들릴 것
![[마운트 포코노=AP/뉴시스] 미국 경제가 무역전쟁과 금융시장 급변동, 역대 최장기 연방정부 셧다운(업무 일시 중단) 등으로 혼란스러운 한 해를 보냈음에도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강한 회복력을 보였다고 22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일(현지 시간) 미 펜실베이니아주 마운트 포코노의 마운트에어리 카지노 리조트에 도착해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5.12.23.](https://img1.newsis.com/2025/12/10/NISI20251210_0000850063_web.jpg?rnd=20251210095908)
[마운트 포코노=AP/뉴시스] 미국 경제가 무역전쟁과 금융시장 급변동, 역대 최장기 연방정부 셧다운(업무 일시 중단) 등으로 혼란스러운 한 해를 보냈음에도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강한 회복력을 보였다고 22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일(현지 시간) 미 펜실베이니아주 마운트 포코노의 마운트에어리 카지노 리조트에 도착해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5.12.23.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미국 경제가 무역전쟁과 금융시장 급변동, 역대 최장기 연방정부 셧다운(업무 일시 중단) 등으로 혼란스러운 한 해를 보냈음에도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강한 회복력을 보였다고 22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정부 셧다운으로 장기간 중단됐던 공식 경제지표 발표가 지난주 재개된 가운데, 11월 고용 증가는 비교적 양호했지만 실업률은 상승했고, 소매 판매는 견조했으나 임금 상승률은 둔화됐다. 인플레이션은 진정된 흐름을 보였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NYT는 "이처럼 엇갈린 지표는 폭발적 인플레이션이나 경기침체를 경고했던 지난 봄의 암울한 전망과 비교하면 훨씬 나은 결과"라고 평가했다.
실제 이번 주 발표될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을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초 공개될 연간 통계에 따르면 물가를 반영한 올해 실질 성장률은 약 1.5% 수준으로, 지난해보다 둔화됐지만 경기침체로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침체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경기는 여전히 악화 국면에 있다는 평가다. 각종 설문조사에서 미국인들은 생활비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으며, 경제가 자신들을 위해 작동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실제로 소비 지출이 소수의 고소득 가계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는 데이터도 이런 인식을 뒷받침한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이후 경제 문제 중 나아진 것은 없고 일부는 오히려 더 악화됐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엉망진창인 경제를 물려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재집권 당시 미국 경제는 대부분의 지표에서 양호한 상태였다. 실업률은 낮았고 임금은 상승 중이었으며, 인플레이션은 2022년 정점에서는 상당히 내려온 상황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초반의 혼란스러운 정책 행보는 이런 흐름을 위협했다. 오락가락하는 관세 위협과 일론 머스크가 주도한 연방정부 프로그램 폐지 및 공무원 감축이 맞물리며 소비자 신뢰는 급락했고 주식시장은 크게 요동쳤다.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이 거의 모든 교역국을 상대로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하자 시장은 급락했고, 경제학자들은 1970년대 이후 처음 겪는 고물가·저성장의 '스태그플레이션'이나 경기침체 가능성을 경고했다.
관세 완화·AI 투자에 버틴 美 경제…내년 반등 기대 속 불안 여전
AI(인공지능) 투자 경쟁은 무역전쟁의 부담을 상쇄한 뜻밖의 변수였다. AI 모델을 위한 데이터센터 건설 붐은 기업 투자를 떠받쳤고, AI 낙관론에 힘입은 주가 상승은 소비 지출을 자극했다.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마이클 스트레인 경제학자는 "AI 투자 붐이 없었다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 혜택은 고르게 분배되지 않았다. 부유층 가계는 주식시장 상승의 대부분을 누린 반면, 노동시장이 둔화되며 특히 저소득층의 임금 상승은 약화됐다.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전문가들은 내년에는 성장세가 다시 살아나고 노동시장도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감세 조치에 따른 환급 증가와 기업 투자 유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효과가 소비와 투자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에서다.
산탄데르의 스티븐 스탠리 수석 미국 경제학자는 "2025년은 정책 불확실성에 발목이 잡힌 해였다"며 "정책 환경이 정리되면 기업들이 다시 움직일 것이고, 그때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AI 붐이 꺼지거나 새로운 관세·정책 충격이 발생할 경우 낙관론은 쉽게 흔들릴 수 있다. 씨티그룹의 베로니카 클라크 이코노미스트는 고용 증가 둔화와 임금 상승 약화가 내년에는 결국 소비를 압박할 있다며 "노동시장이 정말로 약해지고 있다면, 다른 요인들은 거의 의미가 없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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