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970건 후보 중 R&D 우수성과 추려
6개 분야별 최우수성과 12개 비롯 100건 결정
[서울=뉴시스]박은비 기자 = 음식을 보기만 해도 배부르게 만드는 효과를 유발하는 기전을 규명한 연구가 올해 국가연구개발 최우수성과로 선정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 연구를 비롯해 '2025년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을 최종 선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우수성과 100선은 국가 발전을 이끌어온 과학기술 역할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와 관심을 제고하고, 과학기술인들의 자긍심 고취를 위해 범부처적으로 우수 국가연구개발 성과를 선정하는 제도다. 올해로 20년차를 맞았다.
올해는 각 부·처·청이 선별·추천한 970건 후보 성과를 대상으로 산·학·연 전문가 105명으로 구성된 선정평가위원회 평가와 대국민 공개검증을 거쳐 최종 100건이 우수성과로 정해졌다. 이 중에서 최우수성과로 정해진 건 12건이다.
우선 순수기초·인프라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대사질환 치료제인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이 뇌 시상하부에 작용해 음식 인지 만으로도 배부름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입증(서울대)했다. 비만 등 대사질환 치료제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글로벌 의료 연구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기계·소재 분야에서는 K9 자주포에 탑재되는 1000마력급 엔진 개발 및 사업화(STX엔진) 성과가 있다. 외산에 의존해야 했던 K9 자주포 엔진과 핵심 부품을 국산화해 수출 승인 문제를 해결하고, 이집트에 국산엔진 탑재 K9을 수출해 해외시장 진출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생명·해양 분야에서는 류마티스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개발(아이엠바이오로직스)해 미국 네비게이터 메디신, 중국 화동제약에 1조7000억원 규모의 기술 이전에 성공한 사례가 손꼽혔다. 경쟁약물보다 우수한 성능으로 국가 바이오 산업 경쟁력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환경 분야에서는 태양광, 풍력발전 등에 주로 활용되는 바나듐 흐름전지 주요 부품인 스택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에이치투)시켜 국내에서 처음 독일에 수출하는 성과를 냈다. 신재생에너지 핵심 산업인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보·전자 분야에서는 전세계에서 처음 사람처럼 촉각을 느끼는 유연 압력센서 기반 전방위 촉각감지 로봇핸드 사업화(한국전자통신연구원) 성과가 선정됐다. 물체의 압력을 감지하는 로봇 손가락을 개발해 국내업체 기술이전과 사업화에 성공한 것이다. 로봇과 인간간 상호작용을 발전시키고 제조, 서비스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서 로봇이 복잡하고 섬세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융합 분야에서는 영장류의 뇌에 완전이식하는 무선 텔레파시칩 개발(대구경북과학기술원)이 주목받았다. 기존의 유선·배터리 방식과 달리 1개월 이상 은밀이 기록할 수 있는 완전 매립형 무선 신경기록기 기술이다. 이를 통해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등 난치성 뇌질환 연구에 기여할 예정이다.
아울러 우수성과 중에서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인 '사회문제 해결성과' 12선도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를 거쳐 선정됐다. 보이스피싱, 가짜뉴스, 금융사기 등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실시간 딥페이크 음성 탐지 기술 개발 및 상용화(숭실대) 등 국민 체감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성과들이 뽑혔다.
이번에 선정된 우수성과들은 관계 규정에 따라 과제 선정과 기관평가 등에서 가점을 받을 수 있으며, 선정된 연구자는 국가연구개발 성과평가 유공포상 후보자로 추천되는 등 혜택이 제공된다.
또한 내년 후속과제 지원 사업 공모를 추진하고, 선정된 과제당 3년간 약 13억 규모를 지원한다. 내년 1월 별도 공모 예정으로 최근 3년 선정 과제 대상이다.
박인규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대학, 연구소, 기업 등에서 끊임 없는 도전과 혁신으로 일궈낸 선도적인 연구성과"라며 "선정된 우수 성과가 산업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속과제 지원 확대 등을 관계부처와 함께 지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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