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국 "우울·불안, 보통 아이의 일상"…사회 구조 지적

기사등록 2025/12/16 16:58:48

청소년재단 총괄디렉터 신간 출간…"관계 속 존중 경험이 먼저"

[수원=뉴시스] 황인국 한국청소년재단 총괄디렉터. (사진=한국청소년재단 제공) 2025.12.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황인국 한국청소년재단 총괄디렉터. (사진=한국청소년재단 제공) 2025.12.1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박종대 기자 = "아이들은 변하지 않았다. 사회가 아이들을 바라보는 방식이 변했을 뿐이다."

황인국 한국청소년재단 총괄디렉터가 최근 출간한 '청소년 마음 건강 이야기'는 청소년 정신건강 문제를 개인이 아닌 사회 구조의 문제로 진단한다.

황 디렉터는 16일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동굴은 아이들이 스스로 숨은 공간이면서 동시에 사회가 사실상 밀어 넣은 공간"이라며 "스마트폰 안, 방 안, 관계가 단절된 학교, 그 모든 곳이 동굴"이라고 말했다.

특히 현장의 심각성을 구체적으로 전했다. 그는 "과거에는 정신병동의 주 환자군이 성인이었지만 지금은 자해와 자살 시도를 한 청소년들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습니다. 더 무서운 건 우울과 불안이 특별한 아이의 문제가 아니라 보통 아이의 일상이 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황 디렉터는 또 입시 경쟁과 스마트폰이 아이들의 놀이와 교류를 제거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입시는 아이들의 놀이와 교류를 제거했고 그 빈자리를 스마트폰이 채웠다"며 "아이들은 또래와 몸으로 부딪치며 관계를 배우는 대신 화면 속 비교와 평가 속에 노출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놀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놀이는 단순한 여가가 아니라 인간이 되는 훈련"이라며 "또래와 놀면서 갈등을 겪고 화해하고 역할을 바꾸며 사회성을 배운다. 그런데 지금 아이들은 놀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황 디렉터는 부모의 과잉 개입도 문제로 꼽았다. 그는 "내 아이만 특별해야 한다는 사고방식이 아이를 외롭게 만든다"며 "자유를 주지 않으면서 성공만 요구하면 아이는 자율성을 잃고 불안에 취약해진다. 과잉 보호는 아이의 성장을 막는 또 다른 폭력이 될 수 있다"고 당부했다.

현행 청소년 지원 정책에 대해서는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정책은 늘 사후 대응 중심"이라며 "문제가 터지고 나서 치료하고 보호하고 관리한다. 그러나 아이들의 마음 문제는 사전에 관계 안에서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디렉터는 "아이에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성적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존중받는 경험"이라며 "아이를 바꾸기 전에 학교를 바꿔야 하고 학교를 바꾸기 전에 어른의 시선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황인국 "우울·불안, 보통 아이의 일상"…사회 구조 지적

기사등록 2025/12/16 16:58:48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