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단 최초 '사찰음식 명장'
넷플릭스 '흑백요리사2' 출연으로 화제
사찰음식으로 삶을 치유해온 45년 수행
자연·음식·인간 잇는 사찰음식의 우주론 알려
"몸·마음에 필요한 약, 음식을 먹고 계십니까"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선재스님이 12일 서울 종로구 한국사찰음식문화체험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12.12. ks@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2/12/NISI20251212_0021094402_web.jpg?rnd=20251212122512)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선재스님이 12일 서울 종로구 한국사찰음식문화체험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12.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우주의 생명을 먹는 것이죠. 사찰음식에 들어가는 모든 식재료는 땅, 물, 바람, 햇빛을 머금은 온 우주의 생명입니다."
선재스님은 음식을 '조리'가 아닌 '수행'의 언어로 말한다.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흑백 요리사' 시즌2 티저 예고편에 스님이 등장했을때 시청자들이 받은 낯섦도 바로 이 지점에서 비롯됐다. 스타 셰프들 사이에 회색 승복 차림의 스님이 서 있는 장면은 강렬한 대비를 만들어냈다.
16일 프로그램 공개를 앞두고 12일 서울 인사동 한국사찰음식문화사업관에서 체험관 10주년 기념 특별강의 직후 스님을 만났다.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스님은 지친 기색 없이 사찰음식이 품은 철학과 깨달음에 대해 차분히 이야기를 풀어냈다.
"사찰음식을 통해 다시 살게 된 삶이니 늘 기쁩니다. 의사가 이미 포기한 환자였는데, 음식을 통해 내가 지금 이렇게 살아있잖아요. 지금은 덤으로 사는 인생이죠. 사람들과 지혜를 나누고 있으니 음식이 제 인생을 바꿨습니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선재스님이 12일 서울 종로구 한국사찰음식문화체험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12.12. ks@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2/12/NISI20251212_0021094404_web.jpg?rnd=20251212122512)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선재스님이 12일 서울 종로구 한국사찰음식문화체험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12.12. [email protected]
1980년 경기도 화성 신흥사에서 성일 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스님은 수원 봉녕사 승가대학 대교과를 졸업한 뒤, 신흥사 청소년수련원에서 수행 지도를 맡았다. 스님의 사찰음식 알리기는 이때부터 시작됐다.
"수행하는 스님들이 먹는 음식을 아이들에게 먹이면 아이들의 마음도 닮아가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음식은 곧 교육이 됐다. 문제 행동을 일으키던 아이들이 달라졌고, 소문을 듣고 전국에서 마음 아픈 청소년들이 찾아왔다.
스님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하는가를 가르치다보니, 음식이 사람을 바꾼다는 걸 몸으로 알게 됐다"고 말했다.
1994년 중앙승가대학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며 발표한 '사찰음식문화연구'는 사찰읆식을 학문적으로 정리한 최초의 눈문이었다. 그러나 무리한 활동은 스님의 몸을 먼저 무너뜨렸다. 14년간 방학마다 잠을 줄여 아이들을 가르치다 심각한 간경화를 앓았다.
치유 역시 사찰음식이었다.
"아플때 다시 논문을 펴고 생각했어요. '음식이 약이라면, 무엇을 먹어야할까'. 약이 아닌 것을 하나씩 버리다보니 식습관을 통해 몸이 회복됐고 1년 만에 완쾌했습니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선재스님이 12일 서울 종로구 한국사찰음식문화체험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12.12. ks@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2/12/NISI20251212_0021094399_web.jpg?rnd=20251212122456)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선재스님이 12일 서울 종로구 한국사찰음식문화체험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12.12. [email protected]
스님이 세상에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당신은 무엇을 먹고 사십니까."
'열반경'에서 부처가 사람들에게 던졌다는 이 질문은 선재 스님의 수행 언어가 됐다.
"부처님이 음식문화를 통해 사람을 치유하셨듯, 저도 그 질문을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지금까지 국내 강연만 4000회를 넘겼고, 세계슬로푸드대회와 프랑스 르 꼬르동 블루 등 해외에서도 사찰 음식을 전해왔다. 사찰김치 대중화, 학교급식 전통 장만들기, 어린이 미각 교실, 어린이 뮤지컬 제작까지 활동의 결은 한결같다.
"행복하려면 좋은 음식이 필요하고, 좋은 음식은 좋은 자연에서 나오니 자연의 생명들이 나와 다르지 않음을 음식으로 깨달아야 합니다. 지구 온난화와 전쟁으로부터 벗어날 지혜를 부처님이 주셨으니 이 지혜를 갖고 세상 밖으로 나와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2016년에는 40년간 명리를 좆지 않고 사찰음식을 통해 삶의 변화를 이끌어온 공로를 인정 받아 대한불교 조계종 최초로 '사찰음식 명장' 칭호를 받았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선재스님이 12일 서울 종로구 한국사찰음식문화체험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12.12. ks@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2/12/NISI20251212_0021094408_web.jpg?rnd=20251212122453)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선재스님이 12일 서울 종로구 한국사찰음식문화체험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12.12. [email protected]
스님이 바라는 궁극의 목표는 분명하다. "전 우주의 생명이 함께 행복해지는 것"
선재 스님은 마지막으로 이렇게 물었다.
"당신이 먹는 음식은 우주의 생명입니다. 지금 당신은 몸과 마음에 필요한 약을 먹고 계십니까."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선재스님이 12일 서울 종로구 한국사찰음식문화체험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12.12. ks@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2/12/NISI20251212_0021094397_web.jpg?rnd=20251212122457)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선재스님이 12일 서울 종로구 한국사찰음식문화체험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12.12.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