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 배요한 기자 = 이차전지 핵심소재 전해액 기업 엔켐은 11일 프랑스 덩케르크에서 열린 베르코(Verkor)의 첫 기가팩토리 오프닝 행사에 공식 초청돼 참석했다고 12일 밝혔다.
베르코 기가팩토리 출범식에는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대신해 세바스티앙 산업부 장관이 참석했으며, 모니크 환경부 장관, 베르코 CEO 베누아 르마느난, 르노자동차 CTO 부르네, 파트리체 덩케르크 시장, 엔켐 이병원 프랑스 법인장 등 주요 인사들이 함께 자리했다.
엔켐은 이미 베르코와 내년부터 2035년까지 전해액을 공급하는 10년 장기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공급은 유럽 내 최대 규모 전해액 생산기지 중 하나인 엔켐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에서 이뤄지며, 약 6000억원 규모의 매출이 예상된다.
베르코의 첫 양산 라인에 엔켐 전해액이 적용되기 때문에 이번 오프닝 참석은 양사의 협력 관계를 공식화하는 의미 있는 자리로 평가된다.
유럽은 배터리 생산 과정에서의 탄소 배출까지 규제 범위에 포함시키는 지역으로, 엔켐은 저탄소 공정 기반의 전해액 공급뿐만 아니라 R-NMP(리사이클링 NMP) 기술을 적용한 사업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유럽의 신생 배터리 제조사들은 양산 초기 자체 재활용 설비를 갖추기 어렵기 때문에 외부 전문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엔켐은 한국, 중국, 유럽에서 검증된 R-NMP 생산 경험을 바탕으로 이러한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R-NMP는 가격과 규제 부담이 높은 신규 NMP 대비 고객사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소재로, 엔켐은 이를 기반으로 CNT 도전재, CI-슬러리 등 고부가 소재 사업까지 확장하고 있다.
엔켐은 유럽에서 20만t 규모의 전해액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폴란드(13만t)와 헝가리(7만t) 공장은 주요 배터리 기업의 생산 거점과 인접해 공급 안정성을 높였으며, 고객사별 품질 기준과 인증 체계를 충족해 유럽 내 경쟁력이 빠르게 강화되고 있다.
또한 고전압·실리콘 음극 대응 전해액, ESS 전용 고안정성 전해액 등 기술 포트폴리오를 갖춰 유럽 내 고사양 셀 수요에도 대응하고 있다.
한편 유럽 배터리 시장은 전기차 성장세가 일시적으로 둔화된 가운데서도 중장기적으로는 구조적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EU는 내년 발의를 앞두고 있는 'EU 산업촉진법(가칭)'을 통해 역내 생산 비중을 확대하고 저탄소·재생 소재를 우대하는 정책 기조를 강화할 예정이어서, 현지 생산 인프라를 갖춘 소재 기업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외에도 ESS, 드론, 휴머노이드 로봇 등 새로운 전력 소비 산업이 확대되면서 고성능 전해액 수요 역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베르코 CEO 베누아 르마느난은 "엔켐이 전해액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갖추고 있고, 개발 측면에서도 앞서 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향후 베르코 기가팩토리 운영과 신규 개발 프로젝트에서도 적극적인 협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병원 엔켐 프랑스 법인장은 "베르코와의 10년 계약은 엔켐이 서유럽 배터리 밸류체인에서 핵심 공급사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저탄소·재생 소재 기준이 본격화되는 만큼, 엔켐은 전해액과 R-NMP 등 친환경 소재 공급을 더욱 확대해 유럽 시장 공략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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