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정치세력과 결탁…공권력 부정이용"
윤영호 "교단이 꼬리자르기…조직적 진술"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 선물을 전달하고 통일교의 현안을 청탁한 의혹을 받는 윤영호 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지난 7월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5.07.30. hwang@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7/30/NISI20250730_0020909369_web.jpg?rnd=20250730100152)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 선물을 전달하고 통일교의 현안을 청탁한 의혹을 받는 윤영호 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지난 7월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5.07.3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장한지 이수정 기자 = 김건희 특검팀이 통일교 현안을 청탁할 목적으로 김건희 여사에게 금품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윤 전 본부장은 5분가량 최후진술을 통해 '절대 신앙, 절대 복종'이라는 교단의 지시에 따라 범행이 이뤄진 점을 고려해달라고 재판부를 향해 호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10일 윤 전 본부장의 청탁금지법 위반, 업무상 횡령,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특검 측은 윤 전 본부장에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징역 2년, 나머지 범행에 대해서 징역 2년을 각각 구형했다. 구형량은 도합 징역 4년이다.
특검 측은 "통일교 2인자로서 한학자의 지시에 따라 세를 확장하려는 목적과 동시에 영향력의 행사를 위해 본건 범행을 저질렀다"며 "종교단체가 가진 막대한 자금력 이용해 정치세력과 결탁해 공권력을 부정이용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의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중대한 범죄인 점, 피고인의 행위로 공적업무의 공정성 흔들리는 결과를 초래한 점, 조직적으로 증거인멸하고 형사사법시스템을 교란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구형 사유를 설명했다.
윤 전 본부장은 울먹이며 개인의 사적 이익 추구가 아닌 '절대 신앙, 절대 복종'이라는 교단의 지시와 교단의 현안을 해결하려는 공적인 목적을 위해 저지른 일이라고 호소했다.
윤 전 본부장은 최후진술을 통해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한계의 상황에 도달해 쓰러져 정신 잃을 때도 있었지만 최선 다해 수사에 임했다"며 "수사에 협조한 대가는 너무나도 가혹하고 참혹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참혹한 것은 신앙공동체였다. 지난 12월 압수수색이 되자 기관장, 목회자, 공직자 등이 소위 꼬리자르기로 개인의 일탈 행위를 발표했다"며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할 교단이 꼬리자르기를 목표로 조직적으로 진술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이 모두가 제 업보이며 감당해야 하는 일이고 책임이라고 생각했고, 특검 수사와 재판에 일관된 진술로 임했던 것은 일종의 투쟁이었다"며 "교단의 명령에 따라 적법하지 못한 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을 깊이 반성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선고기일을 오는 1월28일 오후 3시로 지정했다.
앞서 윤 전 본부장은 전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고가 물품을 전달하고, 그 대가로 통일교의 각종 현안 해결을 청탁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특검에 따르면 윤 전 본부장은 2022년 4~8월 6000만원대 그라프사 명품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2000만원 상당의 샤넬 가방 2개, 천수삼 농축차 등을 김 여사에게 전달하려고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른바 '윤핵관'이었던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2022년 1월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건넨 혐의도 제기됐다. 한학자 총재의 지시로 고가 귀금속을 구입한 후 통일교 재산으로 정산받아 취득한 혐의도 있다.
법원은 지난 7월 '증거 인멸의 우려'와 '도망할 염려'를 이유로 윤 전 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이후 김 여사 관련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김건희 특검팀이 윤 전 본부장을 구속기소 했다. 특검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특정 후보를 당선시키려 교인들을 집단 입당시킨 혐의로 그를 추가 기소했다.
앞서 지난 5일 열린 속행 공판에서는 윤 전 본부장의 피고인신문이 진행됐다.
윤 전 본부장은 변호인이 '한학자 총재의 지시가 있었고 따랐을 뿐이냐'고 묻자 "통일교에서 의식이 행해지는 가정맹세라는 게 있는데 '절대신앙·절대사랑·절대복종'이라는 말이 있다"며 "교단이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빠르게 수행한다는 것을 대신 전하겠다"고 답했다.
또 윤 전 본부장은 당시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김 여사에게 목걸이를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윤 전 본부장은 전씨를 통해 샤넬 가방 2개를 전달했을 때는 전화를 받았으나, 그라프사 명품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전달한 후에는 연락이 없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본부장은 이날 교단이 다수의 민주당 정치인에게 '어프로치(접근)' 했다고 진술해 특검팀의 '편향 수사' 논란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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