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문턱 15세 소년 헌신적 치료에
소년의 부모, 감사의 편지 보내
![[천안=뉴시스] 단국대학교병원 외상소생실에서 치료받고 있는 이 군.(사진= 단국대학교병원 제공).2025.12.09.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12/09/NISI20251209_0002013663_web.jpg?rnd=20251209111106)
[천안=뉴시스] 단국대학교병원 외상소생실에서 치료받고 있는 이 군.(사진= 단국대학교병원 제공)[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천안=뉴시스]송승화 기자 = "우리 가족에게 단국대병원은 기적을 만들어준 곳입니다."
단국대병원 충남권역외상센터에 최근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지난 2월, 신호를 위반한 대형버스에 치여 간·폐 파열, 골반·쇄골 골절, 화상 등 치명적 손상을 입었던 15세 이 군의 부모가 의료진에게 보낸 감사의 글이었다.
9일 병원측에 따르면 사고 직후 이 군은 외상센터로 긴급 이송됐다. 도착과 동시에 고난도 치료인 레보아(REBOA·대동맥내 풍선폐쇄소생술)와 응급수술이 이어졌고, 외상중환자실에서 에크모(ECMO) 치료와 여러 차례 수술을 거치며 생사의 기로를 넘나들었다.
보호자는 "병원에 도착하는 순간까지도 현실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믿기지 않는 상황이었는데, 막상 외상센터에 들어서니 마치 우리 아이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모든 것이 척척 진행됐다. 그날 의료진이 제자리에 있어주지 않았다면 아이는 지금 이곳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보호자의 기억에 남은 장면은 아이의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던 어느 날이었다. 장성욱 센터장은 가족에게 "어쩌면 선택의 순간이 올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하며 "가족이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의료인으로서 끝까지 치료를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아이를 바라보며 조용히 눈물을 흘렸고 보호자는 "그 모습을 본 순간 오히려 더 안심이 됐다. 아이를 환자 이상의 존재로 대해주고 있다는 진심이 느껴졌다"고 전했다.
장 센터장의 세심한 설명도 가족에게 큰 힘이 됐다. 중환자실에서 아이를 직접 볼 수 없었던 보호자는 의료진의 설명에 의지해 하루하루를 버텼다. 그는 "단순히 '좋습니다, 나쁩니다'가 아니라 치료 계획과 수치 변화까지 구체적으로 알려주셔서 오늘을 어떻게 버텨야 할지 가늠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군을 함께 치료한 이석원 교수는 간 절제술 대신 매일 아침 간농양을 주사기로 빼내며 상태를 확인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해외 논문을 찾아 최선의 치료법을 고민하는 모습에 가족은 절망 대신 희망을 품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 군 역시 중환자실에서 섬망 증세로 혼란을 겪었지만, 장 센터장과 이 교수에게서 설명할 수 없는 안정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모든 사람이 낯설고 무서웠는데 두 교수님은 믿을 수 있는 사람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현재 이 군은 학원 수업과 운동 등 대부분의 일상을 회복했다. 내년 고등학교 재입학을 준비하며 축구도 즐기고 있으며 “다시 받은 생명, 헛되이 살지 않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의료진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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