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내년 반도체·화장품 산업은 '매우 긍정적', 자동차·철강·해운은 '부정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삼정KPMG는 거시경제 환경과 국내 23개 주요 산업의 내년 동향을 종합 분석해 4일 이 같은 내용의 '2026년 국내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삼정KPMG는 기술 혁신, 지정학 리스크, 정책 변화가 중첩되는 전환기 국면에서 산업별 전략적 대응 속도가 향후 성장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주요 경제 이슈로는 ▲트럼프 리스크 ▲저성장 고착화 및 양극화 확대 ▲확장적 재정정책 ▲통화정책 완화 가능성 ▲금융시장 변동성을 꼽았다.
내년에는 미국의 관세 조치가 본격화되고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며 국내 기업들의 대응 체계 강화가 필수 과제로 떠올랐다. 혁신 투자와 디지털 기반 생산성 제고가 산업 전반의 공통 과제로 부상했다.
기업들은 정부의 내수 부양, 첨단산업 육성 기조에 따른 연계 사업 발굴, 공공부문 협력 강화,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응한 자본조달 방안 마련 등을 요구받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버블 논란, 고환율,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속에서 시나리오 기반 포트폴리오 관리, 환헤지, 분산 전략이 핵심 리스크 관리 요소로 지목됐다.

산업별로는 반도체·화장품이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됐으며, 스마트폰·조선·제약·항공 등 7개 산업은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디스플레이·에너지·건설 등 8개 산업은 '중립', 자동차·철강·해운 등 6개 산업은 '부정적'이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는 직접회로(IC) 부문 성장세가 시장 전체를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으며 국내 기업 매출 확대도 기대된다. 삼정KPMG는 "AI 트래픽 증가가 이어지는 만큼 고성능 반도체 확보와 제품 포트폴리오 고도화가 기업 성장을 결정짓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K-뷰티는 미국·일본·유럽 등 비중국 시장 중심으로 수출 구조가 다변화되며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인디 브랜드의 부상과 시장 확대 속에서 유망 브랜드 육성, 브랜드 포트폴리오 강화, 중동·남미 등 신흥 시장 공략이 국내 화장품 기업의 핵심 전략으로 제시됐다.
스마트폰 산업은 AI 기능 강화와 폴더블폰 등 폼팩터 혁신을 통해 경쟁 구도가 재편될 전망이다. 조선업은 수주잔량을 기반으로 완만한 회복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LNG·LPG 등 친환경 고부가 선박 수요는 꾸준하며, 차세대 연료 선박 투자, 생산 포트폴리오 전환, 북미·유럽·동남아 방산 수요 확대가 중장기 기회로 거론된다.
제약·바이오 산업의 R&D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비만·대사질환·항암제 중심 파이프라인 강화와 함께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은 국제선 수요 회복세 속 통합항공사 및 LCC 재편을 통한 노선·기단 운영 효율화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자동차 산업은 국가별로 차별화된 대응 전략이 필요할 전망이다. 미국의 전기차 세액공제 종료, 중국 신에너지차 구매 혜택 축소로 일부 주요 국가에서 전기차 성장세가 다소 둔화될 수 있지만, 미국에서는 하이브리드 성장세가, 신흥국가에서는 전기차 시장 성장이 예상된다.
철강업은 저가 공급 경쟁과 건설 경기 둔화로 회복 폭이 제한적일 전망이며, 해운업은 선복 과잉과 지정학 리스크로 운임 회복이 다소 제한될 것으로 관측된다. 정유·화학 산업은 공급 과잉과 구조조정 압력이 심화되고 있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2026년은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 기술 혁신, 정책 변화가 교차하며 복합적인 전환기"라며 "불확실성 대응을 넘어 새로운 성장 엔진을 재점화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거시 환경과 산업별 변화를 면밀히 파악하고, 성장성이 부각되는 세부 영역에 대한 선제적 대응, 전략적 포트폴리오 다각화, 신흥 시장·채널 발굴을 통해 기업별 맞춤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