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산업전사추진위, '석탄산업 120년 백서' 발간 건의

기사등록 2025/12/04 13:34:30

“사라지는 산업을 기록으로 남겨야 할 마지막 시간”

태백시 황지동에 위치한 산업전사위령탑 전경.(사진=뉴시스) *재판매 및 DB 금지
태백시 황지동에 위치한 산업전사위령탑 전경.(사진=뉴시스) *재판매 및 DB 금지

[태백=뉴시스]홍춘봉 기자 = 강원 태백시 석탄산업전사 추모 및 성역화추진위원회(위원장 황상덕)가 강원특별자치도에 ‘대한민국 석탄산업 120년 백서’ 발간을 공식 요청했다.

대한민국 석탄산업이 2025년 7월 대한석탄공사 도계광업소 폐광과 함께 사실상 산업의 종말이 눈앞에 다가온 지금 "이제 남은 시간은 기록을 남길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함이 담긴 건의다.

추진위는 4일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에게 보낸 건의서를 통해 "1906년 '광업법' 공포로 시작된 대한민국 석탄산업이 120년 만에 막을 내리고 있지만, 정부가 공인한 국가 차원의 백서는 아직 단 한 권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지방이 아닌 국가가 책임지고 남겨야 할 최후의 역사 기록물"이라고 강조했다.

추진위는 또 "일부 지자체나 민간단체가 산발적으로 보고서를 발간해 왔으나, 이는 특정 지역·시설에 한정된 제한적 연구일 뿐"이라며 "순직 산업전사, 진폐증 등 탄광 노동자의 삶, 산업사고, 지역경제, 도시 형성, 문화까지 대한민국 석탄산업 전체를 아우르는 정부 공인 백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광업법이 제정된 1906년 6월29일을 대한민국 석탄산업의 시작으로 본다면, 120년 역사를 한 번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채 산업이 사라지고 있다"며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국가 단위 조사·연구를 통해 완전하고 검증된 백서 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추진위는 강원연구원이 도와 18개 시·군의 예산으로 운영되며, 정책 연구를 수행하는 기관이라는 점을 들어 "태백시가 매년 연구 과제를 의뢰해온 것처럼, 2026년 정책과제로 '대한민국 석탄산업 120년 역사 발굴 용역'을 반드시 포함해 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태백시가 2025년 철암지역 관광자원화 용역을 강원연구원에 의뢰한 사례를 언급하며 "2026년에는 석탄산업 120년사 발굴을 정식 정책연구 과제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의서는 지난 10월28일 태백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탄광자산 보존·개발 정책 토론회'에서 이상호 태백시장이 언급한 메시지도 인용했다.

이 시장은 당시 "태백은 대한민국 산업화의 뿌리이자 석탄산업의 중심이었고 수많은 근로자의 땀과 희생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지만, 산업 쇠퇴로 탄광 시설과 기억이 급속히 사라지고 있다"며 "산업유산을 단순 보존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시대의 자산으로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추진위는 "이상호 시장의 이 발언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라도, 석탄산업 120년 역사 발굴 사업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진위는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석탄산업이 더 이상 '사라져가는 산업의 이야기' 수준이 아닌, 대한민국 산업화의 기반을 이룬 국가적 기록물로 남아야 한다"며 "석탄산업 전환지역 주민을 대표해 강원도가 이 과제를 정책으로 채택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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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산업전사추진위, '석탄산업 120년 백서' 발간 건의

기사등록 2025/12/04 13:34:3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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