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침공 명분, '보호 언어 사용자 탄압'
문화부 장관 "우크라이나어 지위 강화"
![[키이우=AP/뉴시스] 우크라이나 의회(베르호브나 라다)가 3일(현지 시간) 러시아어를 보호 언어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유럽 지역·소수언어 헌장'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사진은 우크라이나 의회. 2025.12.04.](https://img1.newsis.com/2024/10/16/NISI20241016_0001561282_web.jpg?rnd=20241016202254)
[키이우=AP/뉴시스] 우크라이나 의회(베르호브나 라다)가 3일(현지 시간) 러시아어를 보호 언어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유럽 지역·소수언어 헌장'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사진은 우크라이나 의회. 2025.12.04.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어를 법정 보호 언어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의회(베르호브나 라다)는 3일(현지 시간) 러시아어·몰도바어를 보호 언어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유럽 지역·소수언어 헌장'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우크라이나는 벨라루스어·불가리아어·폴란드어·루마니아어·히브리어 등 20여개의 주변 지역 언어를 법정 보호 언어로 인정하는데, 러시아어도 대상에 포함돼 있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친(親)서방 정권이 법정 보호 언어인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동부 지역 주민들을 탄압한다는 이유 등으로 우크라이나 침공을 이어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러시아가 협의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종전안 초안 28개항에도 '러시아어를 우크라이나 공식 국가언어로 지정한다'는 조항이 들어갔다. 이후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대면 협상을 통해 수정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히 확인된 내용은 없다.
러시아는 또 루마니아어를 사용해온 몰도바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몰도바어'를 별도로 분리해 규정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와의 관계를 사실상 단절한 몰도바 정부가 '몰도바어'를 부정하고 자국 언어를 루마니아어로 규정하면서, 우크라이나도 자국 법령에서 몰도바어 개념을 뺀 것이다.
테티아나 베레즈나 문화장관은 "정말 보호가 필요한 언어들을 제대로 보호하는 한편, 국가 공용어로서 우크라이나어 지위를 강화할 수 있게 하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올레나 이바놉스카 언어권익감독관도 "역사적 정의를 회복하고 '러시아화(Russification)'를 정당화하는 데 이용돼온 오랜 왜곡에 종지부를 찍었다"며 "크렘린이 선전에 악용하는 도구를 빼앗는 조치"라고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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