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주토피아2' 한국인 스태프 3인
"장인 정신으로 혼신의 노력 쏟았다"
"문화·성격·인종 다른 스태프 700명"
"작업 방식이 주토피아 메시지 관통"
"마이너리티인 주디에 가장 애정 "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전 아무래도 주디한테 가장 애정이 가요."(이현민 애니메이터) "저 역시 주디죠."(이숙희 세트 익스텐션 슈퍼바이저) "저도요."(최영재 애니메이터)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 '주토피아2'를 만든 한국인 스태프 3인에게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를 꼽아 달라고 했다. 이 작품엔 주인공 주디와 닉을 포함해 수없이 많은 종류의 동물 캐릭터가 등장한다. 그럼에도 이들은 한목소리로 주디를 꼽았다. 이유도 똑같았다. 단순히 주인공이기 때문은 아니었다. 이 애니메이터는 "주디는 자신에게 쉽지 않은 환경에서 노력하고 활약한다"며 "저도 어릴 때 미국에 와서 열심히 살았던 기억이 있어서 가장 공감 가는 캐릭터"라고 했다. 이 슈퍼바이저도 "주디가 느끼는 마이너리티로서 감정을 한인 여성으로서 저 역시 느끼며 살았다"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공개된 '주토피아2'는 전 세계에서 폭발적인 흥행을 하고 있다. 국내에선 닷새만에 200만 관객을 넘겼고, 전 세계 총 매출액은 5억5000만 달러(약 8000억원)를 돌파했다. 이 추세라면 국내 기록인 470만 관객을 무난히 넘어설 거로 예상되고, 전 세계 매출액 10억 달러 고지를 밟는 것도 멀지 않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영재 애니메이터는 "이 작품을 향한 기대를 충족하기 위해 모든 스태프가 장인 정신으로 혼신의 노력을 쏟아부었다"고 했다.

한국 스태프 3인이 소수자에 관해 얘기하며 주디를 언급한 이유가 있다. 1편에 이어 2편 역시 사회 아웃사이더를 조명하고, 우리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아름다운 세상이라고 얘기한다. 주디는 토끼 최초 경찰, 닉 역시 여우 최초 경찰이다. 전작에서 자신들을 둘러싼 편견과 싸우며 사건을 해결했던 두 사람은 이번엔 100년 전 주토피아에서 사라져 주토피아의 외부인이 된 파충류 그 중에서도 뱀 '닉'과 함께 작전에 나선다. 이 애니메이터는 주디 애니메이션을 담당했고, 이 슈퍼바이저는 주토피아라는 공간을 만드는 프로덕션 디자인을, 최 애니메이터는 주디와 닉을 작업했다.
세 사람이 '주토피아2' 작업에 관해 공통적으로 짚은 건 전편을 뛰어넘는 세공을 거듭했다는 점이었다. "예전엔 아무리 많이 봐도 극장에서 영화를 몇 번 보고 끝이었다면 이제 아니죠. 극장에서 보고 다시 OTT 등을 통해서 볼 수 있어요. 사람들은 프레임 단위로 장면을 분석하고, 어떤 장면은 수백 번 돌려보기도 해요. 그렇게 계속 봐도 새로운 걸 발견할 수 있는 완성도를 보여주려고 했습니다."(이현민) "맞아요. 배경을 만드는 작업 역시 다르지 않았어요. 등장 인물의 뒷배경에 불과하더라도 최대한 디테일을 살리려고 했죠."(이숙희) "저 역시 그렇습니다. 볼 때마다 새로운 걸 발견할 수 있게 공을 들였습니다."(최영재)
일례로 이 애니메이터와 최 애니메이터는 각 동물의 신체적 특징을 일일이 공부해가며 이들의 표정 하나 하나를 만들어갔다고 했다. 주디와 닉이 웃는 장면 하나에도 토끼와 여우가 가진 털과 입 모양 등을 고려해가며 가장 아름다운 표정을 완성하기 위해 수정에 수정을 거듭했다고 했다. "두 캐릭터는 1편과 비교할 떄 미묘하게 성격이 달라졌어요. 그런 부분 역시 이들의 표정 하나 하나에 담아내려고 했습니다."(이현민)

이 슈퍼바이저는 '주토피아' 시리즈를 관통하는 다름과 조화에 관한 메시지가 이 작품 작업 과정을 관통하는 태도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인종과 문화, 성격과 나이가 모두 다른 스태프 수백 명이 한 가지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나아가는 과정이 곧 주토피아의 모습과 닮아 있었다는 얘기였다. "700명이 함께 만든 영화입니다. 700명이 이 영화를 하나 하나 체크해가면서 보완하고 수정하면서 완성해갔어요."
이들은 '주토피아2'가 전 세계에서 너른 사랑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즐길 수 있는 요소가 있기 떄문이라고 했다. "아까 말했던 것처럼 이 작품은 각기 다른 문화와 성격을 가진 사람 700명이 참여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영화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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