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디그니타스 설립자 “죽음 선택권은 마지막 인권” 주장
단체 성명 “임종시 자기결정과 선택의 자유 위해 계속 투쟁”
![[서울=뉴시스] 스위스의 ‘조력 자살’ 지원 단체 설립자 루드비히 미넬리.(출처: 가디언) 2025.12.01.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12/01/NISI20251201_0002007074_web.jpg?rnd=20251201151403)
[서울=뉴시스] 스위스의 ‘조력 자살’ 지원 단체 설립자 루드비히 미넬리.(출처: 가디언) 2025.12.01.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존엄하게 죽을 권리’를 주창하며 지원단체까지 설립해 운영했던 스위스의 운동가가 자신도 ‘조력자살’로 생을 마감했다고 BBC 방송이 1일 보도했다.
방송 보도에 따르면 스위스의 ‘자살 권리’ 주장 단체인 디그니타스의 설립자 루드비히 미넬리(92)가 자신의 93번째 생일을 며칠 앞둔 지난달 29일 ‘조력자살’로 생을 마쳤다.
이 단체는 미넬리에게 경의를 표하며 “선택의 자유, 자기결정, 인권을 위한 삶”을 살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넬리는 1998년 디그니타스를 설립해 수천 명의 사람들이 자기 선택하에 죽는 것을 도왔다고 BBC는 전했다.
가디언은 2024년 기준으로 4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생을 마감하도록 도왔으며 그중 571명은 영국인이라고 1일 보도했다.
영국에서는 TV 진행자이자 조력 자살 운동가인 에스더 랜첸 등 약 1900명이 디그니타스 회원이다.
최근 수십 년 동안 일부 국가들은 조력 자살에 대한 입장을 바꾸었다.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스페인, 오스트리아는 2015년 관련 법률을 도입했다. 미국의 10개주에서도 조력 자살이 합법이라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영국 상원은 현재 조력 자살 관련 법안을 논의중이다.
합법화에 대한 비판론자들은 장애인과 취약 계층이 강제로 자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미넬리는 독일 잡지 스피겔의 특파원으로 일하다 법학을 공부해 인권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평생 존엄하게 죽을 권리를 위해 열정적으로 캠페인을 벌였으며 디그니타스에 “삶 속의 존엄성, 죽음 속의 존엄성”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그는 2010년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사회의 마지막 인권을 실현하기 위해 투쟁해야 한다고 확신한다. 마지막 인권은 (죽음에 대해) 스스로 결정을 내릴 권리이며, 위험이나 고통 없이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가능성”이라고 말했다.
미넬리는 스위스 안락사 단체인 엑시트(Exit)에서 나와 디그니타스를 설립했다. 엑시트의 규칙이 너무 제한적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엑시트는 안락사가 허용되지 않는 나라에서 스위스로 여행하는 외국인에게 안락사를 제공함으로써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미넬리는 스위스 내에서 조직의 재정 상태에 대한 투명성 부족과 생을 마칠 정도의 질환이 없음에도 삶을 끝내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안락사를 제안했다는 이유 등으로 때때로 비난을 받았다.
그는 수많은 법적 문제에 직면했지만 스위스 대법원에서 여러 차례 항소에서 승리하기도 했다고 BBC는 전했다.
디그니타스는 성명을 통해 미넬리의 행위는 지속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2011년 유럽인권재판소의 판결의 경우 판단력이 있는 사람이 자신의 삶의 마지막 방법과 시기를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음을 확인했다.
안락사(의사가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치명적인 약물을 투여하여 환자의 생명을 끝내는 행위)는 스위스에서 불법이다.
하지만 1942년부터 조건부로 안락사가 허용됐다. 이익 추구의 의도가 없고 죽음을 원하는 사람이 정신적으로 건강해야 한다는 조건 등이 있다.
디그니타스는 성명을 통해 “창립자의 정신에 따라 삶과 를 위한 전문적이고 투쟁적인 국제 조직으로서 계속 관리하고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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