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부 비만인데, 흡연까지?…"허리, 더 빨리 망가집니다"

기사등록 2025/11/30 01:01:00

최종수정 2025/11/30 05:50:24

복부비만, 같은 자세라도 요추가 많은 하중 더 커

흡연 시 니코틴 등 혈관 수축…'디스크'에 악영향

약물이나 주사는 일시적 완화…습관 개선이 최선

[서울=뉴시스] 28일 의료계에 따르면 복부비만은 요추에 지속적인 압력을 가하는 대표적인 요인이다. (사진=유토이미지 제공) 2025.11.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28일 의료계에 따르면 복부비만은 요추에 지속적인 압력을 가하는 대표적인 요인이다. (사진=유토이미지 제공) 2025.11.2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허리 통증 환자 가운데 복부비만과 흡연을 동시에 가진 사람이 적지 않다. 둘 중 하나만 해당해도 허리 손상을 촉진하지만 함께 할 경우 기계적 하중과 대사적 손상이 겹치면서 통증 악화와 퇴행 속도가 훨씬 빨라진다.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복부비만은 요추에 지속적인 압력을 가하는 대표적인 요인이다.

복부가 앞으로 돌출되면 몸의 중심이 미세하게 앞쪽으로 이동하고, 척추는 이를 맞추기 위해 자연스럽게 뒤로 젖혀진다. 이때 디스크는 쉬지 않고 압력을 견뎌야 한다. 앉았다가 일어나는 일상 동작만으로도 부담이 커지고, 복부와 척추 주변을 지지해 줘야 할 근육의 기능이 떨어지면 작은 하중에도 미세 손상이 쉽게 쌓인다.

차경호 연세스타병원(신경외과 전문의) 원장은 "복부비만이 있는 경우 같은 자세라도 요추가 받는 하중이 더 크기 때문에 디스크 손상 위험도 그만큼 높다"고 밝혔다.

이런 몸 상태에서 흡연이 더해지면 상황은 한층 나빠진다. 니코틴과 각종 유해 물질은 혈관을 수축시켜 척추 주변으로 가는 혈류를 줄이고, 그 결과 디스크에 도달해야 할 산소와 영양 공급이 떨어진다.

디스크는 원래 혈관이 풍부하지 않아 주변 조직의 혈류에 의존해 필요한 영양분을 받아들인다. 이 ‘공급선’이 줄어들면 디스크는 점차 수분과 탄력을 잃고, 퇴행(노화)이 빠르게 진행된다. 회복 능력이 떨어지는 중년 이후에는 흡연의 악영향이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장시간 앉아 일하는 직장인에게 이런 환경이 반복되면, 특별한 사고나 외상이 없었는데도 어느 날 갑자기 허리가 아파 병원을 찾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디스크가 약해져, 일상적인 움직임만으로도 쉽게 손상이 일어나는 상태가 된 것이다.

허리 통증이 엉덩이나 다리로 내려가는 방사통을 동반한다면 디스크 병변 가능성은 더 커진다. 이 단계에서는 단순한 ‘근육통’이 아니라, 디스크가 신경을 직접 자극하거나 압박하고 있을 가능성을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약물이나 주사 치료는 통증을 일시적으로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되지만 허리에 부담을 주는 생활 습관이 그대로라면 통증은 모양만 조금 바꾼 채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초기부터 중등도 단계의 허리디스크 환자 상당수는 수술 없이도 호전을 기대할 수 있는데, 그 전제 조건이 바로 생활 습관 교정이다.

특히 금연과 체중 조절은 단순한 권고 수준이 아니라 회복 환경을 만드는 핵심이다. 금연 후 시간이 지날수록 혈관 기능이 개선되고, 체중 감소는 요추에 가해지는 하중을 줄여 통증 완화와 재손상 예방에 도움을 준다.

생활 습관 교정이 중요하다고 해서 다른 치료가 불필요한 것은 아니다. 통증이 뚜렷하거나 일상생활을 방해하는 경우에는 약물치료, 물리·운동요법, 신경차단술 등 비수술적 치료를 함께 시행해 염증을 줄이고 신경 압박을 완화해야 한다. 이런 치료는 디스크를 완전히 되돌리기보다는 통증 악순환을 끊고 일상 기능을 회복하도록 돕는 역할에 가깝다.

차 원장은 "척추 치료의 기본은 척추가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금연과 체중 감량, 규칙적 운동은 비수술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기초 치료"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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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부 비만인데, 흡연까지?…"허리, 더 빨리 망가집니다"

기사등록 2025/11/30 01:01:00 최초수정 2025/11/30 05:5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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