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시스] 김해국제공항 국제선터미널 모습. 2025.11.04.](https://img1.newsis.com/2025/11/04/NISI20251104_0001983736_web.jpg?rnd=20251104144043)
[부산=뉴시스] 김해국제공항 국제선터미널 모습. 2025.11.04.
[서울=뉴시스]김수빈 인턴 기자 = 부산에서 괌으로 향한 대한항공 여객기 180석 중 단 승객 3명만 탑승했다. 승무원이 승객보다 많은 상황이 현실로 벌어지며, 항공업계에서는 이를 '눕코노미'라 부르고 있다.
21일 국토교통부 항공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일 괌에서 출발해 부산에 도착한 대한항공 KE2260편 여객기에는 승객 3명이 탑승했다. 전체 좌석인 180석의 10%도 채우지 못한 것이다.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부산에서 출발해 괌에 도착한 승객 역시 4명, 9명, 5명으로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지난 2일은 출발과 도착 승객을 모두 더해도 19명이 되지 않았다.
보통 180석 규모 항공기에는 기장과 부기장, 객실 승무원 4명 총 6명의 직원이 탑승하는데 승객보다 직원 수가 더 많았다.
대한항공 여객기 외에도 부산~괌 노선 항공편은 모두 비슷한 상황이다.
현재 김해공항에는 대한항공과 진에어가 하루 왕복 1편, 에어부산이 하루 왕복 2편을 운항하고 있다. 저녁 시간대로 출발 시간 역시 비슷하다.
이달 2일 에어부산이 운항한 부산~괌 노선 4대의 여객기에는 총 78명이 탑승해 있었다. 비행기 1대당 평균 20명이 탑승한 것이다.
11월 대한항공과 에어부산, 진에어의 부산~괌 노선 평균 탑승률은 10~20%로 머물렀다.
이런 상황 탓에 항공업계에서는 괌 노선을 '눕코노미(옆 좌석이 모두 비어 누워 갈 수 있는 이코노미 좌석)'라 부르고 있다.
과거 괌은 인기 휴양지로 꼽히며 많은 여행객의 사랑을 받았으나 숙박 시설 노후화,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비행시간이 비슷한 베트남 푸꾸옥, 필리핀 보홀 등이 점유율을 앗아갔다.
이처럼 괌 여행의 인기가 떨어진 데 반해 공정위 규제로 공급이 늘어나면서 괌 노선은 낮은 탑승률을 보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했다. 이때 '공급 좌석 수 축소 금지 기준'을 90%로 설정해 10년간 의무화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5개 항공사의 일부 국제선 공급 좌석 수를 2019년 대비 90% 이상 유지하게 됐다.
독과점으로 인한 운임 인상과 공급 축소 부작용을 억제하겠다는 목적이었으나, 항공사들은 비인기 노선으로 전락한 괌, 세부 노선 등을 코로나 이전 규모로 늘려야 했다.
지방 공항들은 해당 조치로 인해 신규 노선 취항을 시도하기가 더욱 어려운 구조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인천공항과 달리 김해공항을 비롯한 다수의 지방 공항은 규제 대상 노선이 대부분 비인기 구간으로 분류돼 일률적 제재가 오히려 신규 노선 취항을 가로막는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지난해 인천을 제외한 14개 지방공항 가운데 9곳은 적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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