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여파·과도한 차입 포지션이 폭락 촉발
"리스크 관리 못하면 파국" 전문가 경고
![[서울=뉴시스] 19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해 들어 암호화폐 거래소의 일일 청산 규모는 계속 증가했고, 지난달 코인글래스 데이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고객센터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가격이 나오고 있다. 2025.11.20.](https://img1.newsis.com/2025/11/20/NISI20251120_0021067998_web.jpg?rnd=20251120110535)
[서울=뉴시스] 19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해 들어 암호화폐 거래소의 일일 청산 규모는 계속 증가했고, 지난달 코인글래스 데이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고객센터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가격이 나오고 있다. 2025.11.20.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대규모 레버리지에 기대 급등했던 암호화폐 가격이 최근 2주간 급락하며 강제 청산이 연쇄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19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해 들어 암호화폐 거래소의 일일 청산 규모는 계속 증가했고, 지난달 코인글래스 데이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기습적인 대중 관세 발표가 매도세를 촉발한 뒤 가격이 급락하자, 과도한 레버리지 포지션을 잡았던 투자자들이 대거 청산된 영향이다.
암호화폐 데이터 업체 난센의 연구원 니콜라이 쇠네르가르드는 "레버리지는 가진 것보다 많은 금액을 투자할 수 있게 해주는 만큼, 리스크 관리를 소홀히 할 경우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된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6일 사상 최고가 12만6000달러를 찍은 뒤 약 29% 하락해, 최근 8만9440달러로 4월 이후 최저 수준에 내려앉았다.
트럼프 행정부가 친암호화폐 정책으로 방향을 틀면서 투자자들의 투자 접근성이 크게 확대됐다. 일부 플랫폼에선 자기자본 1달러로 비트코인 100달러어치 포지션도 잡을 수 있다. 상승 시 폭발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지만, 반대로 움직이면 손실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증거금을 보충하지 못할 경우 보유 자산은 즉시 청산된다.
미국 최대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올여름 만기 없는 파생상품인 '영구선물'을 출시해 최대 10배 레버리지 거래를 허용했고, 다른 거래소들도 유사 상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위험 노출이 커지고 있다.
암호화폐 대출 시장도 빠르게 팽창 중이다. 고객 예금을 모아 이를 다른 투자자에게 높은 금리로 빌려주는 구조로, 2022년 시장 붕괴로 많은 업체가 파산했지만 최근 다시 급증하고 있다. 갤럭시디지털에 따르면 중앙화·탈중앙화 플랫폼의 미상환 대출 잔액은 9월 말 740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최근 비트코인 급락으로 일부 레버리지 포지션이 정리되긴 했지만, 시장에서는 반등 기대도 여전히 남아 있다. 암호화폐 기업 윈터뮤트의 OTC 트레이딩 책임자 제이크 오스트롭스키스는 "레버리지 한도를 강제 규정하는 감독 기관이 등장하지 않는 한, 이런 관행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