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특혜' 김건희 오빠 구속 면해…法 "혐의 소명 충분치 않다"

기사등록 2025/11/19 23:35:47

"주된 혐의, 의심 넘어 충분 소명됐다 보기 어려워"

"기본적 사실관계 인정하고 있거나 다툼 여지 있어"

김선교 등 조사 앞둔 특검, 난관에 봉착…고심할 듯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2025.11.19.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2025.11.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정현 오정우 기자 = 양평 공흥지구 사업 관련 특혜를 받았다는 혐의 및 김건희 여사의 금품수수 의혹 관련 증거를 인멸했다는 혐의로 특별검사팀의 수사를 받아 왔던 김 여사의 오빠 김진우씨가 구속을 면했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9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국고손실), 업무상 횡령·배임, 증거인멸 혐의를 받는 김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정 판사는 "주된 혐의의 경우 의심을 넘어 충분히 소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나머지 혐의들에 대하여는 피의자가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있거나 다툴 여지가 있다"고 영장을 기각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또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본건 혐의에 대한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앞서 이날 심문을 마친 후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던 김씨는 곧 석방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김씨 등 김 여사 일가족이 실소유한 이에스아이엔디(ESI&D)가 2011~2016년 양평 공흥지구 개발 과정에서 개발부담금을 줄이려 허위 자료를 제출하는 등 특혜를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ESI&D 측은 당시 공흥지구에 350세대 규모 아파트를 짓는 사업을 통해 800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렸음에도 공사비를 많이 쓴 것처럼 꾸민 위조자료를 제출해 개발부담금을 축소하려 한 혐의를 받아 왔다. 양평군은 ESI&D 측이 제출한 자료에 따라 2016년 11월 17억4800여만원을 부과했는데, ESI&D 측이 2차례 이의신청을 제기하자 이듬해 6월 개발부담금을 전액 삭감해 특혜 논란이 일었다.

양평군은 20대 대선에서 특혜 의혹이 일자 2021년 11월 ESI&D 측에 1억8000만원을 다시 부과한 바 있다.

ESI&D 측은 사업기간을 부당하게 소급 연장 받았다는 특혜 의혹도 함께 받는다. 공흥지구 사업의 당초 시행 기간은 2012년 11월~2014년 11월이었으나, 2014년 7월에야 착공에 들어간 ESI&D는 준공 기한이 지난 2016년 6월 연장을 신청했고 양평군은 그해 7월로 변경해 줬다.

특검은 심문에서 김씨가 개발부담금을 낮추기 위해 비용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서류를 조작했음을 입증하는 데 주력했으나, 김씨 측은 '정확한 액수를 계산해 보려 했으나 계산이 되지 않는다'는 등 지적을 반박했다고 전해졌다.

김씨는 김 여사가 인사 등 청탁의 대가로 받은 금품들을 숨겼다는 등 혐의(증거인멸)로도 특검 수사를 받아 왔다.

앞서 특검은 지난 7월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며 김 여사에게 전달된 것으로 보이는 당선 축하 카드와 현직 경찰 간부들의 이력이 편철된 명단을 발견했으나, 해당 혐의로 영장을 다시 발부 받아 재수색에 나섰을 때 카드와 명단이 사라진 것을 발견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모친 최은순(왼쪽) 씨와 오빠 김진우(오른쪽) 씨가 지난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 여사의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5.11.19.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모친 최은순(왼쪽) 씨와 오빠 김진우(오른쪽) 씨가 지난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 여사의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5.11.19. [email protected]
이 중 당선 축하 카드는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이 쓴 것으로 190만원 어치 금거북이와 함께 인사 청탁 의도로 김 여사에게 건넨 증거 중 하나라는 게 특검의 시각이다.

앞서 김씨는 이날 심문 과정에서 당선 축하 카드를 자신이 찢은 것이 맞다고 시인하며 "중요한 것인지 몰랐다"는 취지로 해명하며 증거인멸 의도가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당시 함께 발견됐던 경찰 인사 문건도 '문제가 될 것 같아 없앴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김 여사가 김상민 전 부장검사로부터 받은 것으로 조사된 이우환 화백의 그림에 대해서도 김씨가 이를 자신의 장모 집에 옮겨 증거를 인멸하려 했다고 의심한다.

반면 김씨는 집 수리 등을 위해 잠시 맡겨 놓았을 뿐 증거를 인멸하려는 의도가 아니라는 취지로 해명했다고 한다. 또 사실관계를 인정한 만큼 더는 증거를 인멸할 이유가 없어 구속 필요성이 없다는 취지로 항변했다고 전해졌다.

김씨는 최후진술을 통해 "김 여사, 윤 전 대통령과 저의 관계 때문에 편견을 갖지 말고 사안을 정확히 판단해달라"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김씨의 구속이 필요하다는 150여쪽 분량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고, 80장 분량의 발표자료(PPT)를 준비해 심문에서 총력을 기울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씨의 신병 확보에 실패하면서 특검은 일단 보완수사를 거쳐 영장 재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김씨가 김 여사의 금품수수 의혹 관련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사실관계를 시인했던 만큼 공흥지구 의혹 관련 국고손실 혐의 등에 대한 보강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오는 26일 사건 당시 양평군수였던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대면 조사를 앞두고 있다. 특검은 김 의원에게도 김씨와 같은 혐의를 적용해 피의자로 입건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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