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대형 창고 화재 진화 8시간째…지하층까지 불길 번져(종합)

[천안=뉴시스]송승화 기자 = "지붕에서 처음 불꽃이 튀었고, 곧바로 연기가 치솟았어요" 15일 오전 6시 8분께 충남 천안시 동남구 풍세면 용정리에 위치한 이랜드패션 물류센터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목격자들의 증언처럼 불은 건물 상층부에서 시작돼 순식간에 번졌고 오후 2시 현재까지도 진화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화재는 이날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 규모의 건물 4층에서 시작돼 내부에 보관 중이던 의류와 신발 등 가연성 물품 1100만장을 태우며 빠르게 확산됐다. 각 층마다 160만장에서 350만장에 달하는 제품이 적재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면적 19만3210㎡에 달하는 대형 창고는 불길이 쉽게 잡히지 않아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방당국은 오전 6시 15분 대응 1단계를 발령한 데 이어, 오전 7시 1분 대응 2단계로 격상했다. 충북, 서울, 경기남부, 대전 등지에서 소방헬기 8대를 포함해 펌프차, 화학차, 고가사다리차 등 장비 122대와 인력 366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불길이 거세지면서 건물 붕괴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H빔과 철근 콘크리트 구조에 샌드위치 패널이 부착된 외벽은 열에 의해 대부분 휘어졌고 일부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특히 4층 천장은 구조물이 휘어지며 일부가 무너진 상태다. 소방당국은 "일부 기둥이 박리 상태인 것으로 확인돼 붕괴 가능성이 있다"며 "이로 인해 대원들이 내부에 진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불길은 오후 들어 지하 1층까지 번졌으며 천안동남소방서는 오후 2시께 지하층 확대 화재에 대한 진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화재가 장시간 이어지면서 건축물 구조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안전을 확인한 뒤 내부 진화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불길이 더욱 거세지자 소방당국은 현장지휘본부의 위치를 건물에서 더 떨어진 안전한 곳으로 옮겼으며 연기와 열기로 인해 현장 접근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강종범 천안동남소방서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없으며 내부 적재물의 특성상 진화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불길이 인근 공장이나 산으로 번지지 않도록 차단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천안시는 오전 7시20분께 인근 주민들에게 "화재로 연기가 나고 있으니 먼 곳으로 이동하라"는 재난문자를 발송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일시적인 교통 통제도 이뤄졌다.

현장에는 김석필 천안시장 권한대행과 간부 공무원들, 성호선 충남소방본부장 등이 직접 나와 진화 상황을 지휘하고 있으며 소방청도 오전 6시38분 헬기 지원을 긴급 요청했다.

소방당국은 화재가 진화되는 대로 정확한 발화 지점과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현장 감식에 착수할 예정이며 피해 규모와 복구 계획에 대한 조사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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