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엘바이오 이틀 동안 59% 급등
시총은 두 배 가까이 불어…9조130억원
주요 바이오주 덩달아 강세…코스닥 랠리까지
숨 고르는 반도체…순환매 강화도 힘 보태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인공지능(AI) 열풍 속 반도체에 쏠렸던 국내 증시 수급이 바이오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바이오벤처 에이비엘바이오가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 일라이릴리와 3조8000억원 규모 메가딜을 성사시키면서 대형 바이오주들이 덩달아 들썩인 것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12일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전날에도 29.04% 상승 마감했다. 주가는 전날 장중 한때 16만4700원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몸집은 이틀 만에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지난 11일 5조4800억원대 머물던 에이비엘바이오 시가총액(시총)은 전날 무려 9조130억원으로 커졌다.
지난 12일 글로벌 빅파마 일라이릴리와 3조8000억원 규모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영향이다. 이번 계약은 K-바이오 역대 세 번째 규모로, 지난 4월 4조원대 기술수출에 이어 올해 들어서만 두 번째 빅딜이다.
에이비엘바이오 훈풍에 주요 바이오주 주가도 함께 뛰었다. 전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닥 시총 1위 알테오젠(12.40%)과 셀트리온(11.04%), 리가켐바이오(13.56%), SK바이오팜(11.22%) 등은 모두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리가켐바이오는 지난 12일 장중 에이비엘바이오와 함께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바이오주 랠리로 코스닥은 전날 코스피 대비 아웃퍼폼하기도 했다. 전날 코스피가 0.49% 상승 마감한 가운데 코스닥은 1.31% 오른 채로 장을 마쳤다.
바이오주들이 에이비엘발(發) '잭팟'을 계기로 당분간 강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간 독주했던 국내 반도체 업종이 AI고점론에 따라 숨을 고르는 동안 순환매가 강화되는 것도 힘을 보탠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순환매가 지속되면서 그간 소외됐던 바이오 업종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에이비엘바이오 계약 체결 훈풍이 지속된 영향"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지난달 최고가 랠리에서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제약·바이오 업종이 에이비엘바이오 연이틀 상한가에 힘입어 긍정적 모멘텀이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바이오 업계도 고무된 상태다. 에이비엘바이오 뒤를 이을 K-바이오 추가 기술수출을 기대하면서다. 현재 리가켐바이오와 알테오젠, 한미약품, 일동제약 등의 기술이전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한편 에이비엘바이오는 이번 계약을 통해 자체 개발 약물 전달 플랫폼 기술인 '그랩바디-B'를 기술이전 하기로 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계약금 4000만달러(약 585억원)를 수령할 예정이다. 또 개발과 허가, 기술료 등으로 최대 25억6200만달러(약 3조7487억원)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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