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신약들, 연달아 유효성 입증 실패
젬백스 "2상서 효능 1차치표 미입증…3상 준비"
"바이오마커 의미있다면 큰 임상 재평가해야"
"더 연구해도 기전·효능 측면 물음표" 반론도
![[서울=뉴시스] 국내 바이오 기업 젬백스앤카엘이 치매 치료 신약의 임상 2상 단계에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음에도 다음 단계인 3상 임상시험을 준비한다고 밝혀,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8/08/NISI20250808_0001913719_web.jpg?rnd=20250808101749)
[서울=뉴시스] 국내 바이오 기업 젬백스앤카엘이 치매 치료 신약의 임상 2상 단계에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음에도 다음 단계인 3상 임상시험을 준비한다고 밝혀,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국내 바이오 기업 젬백스앤카엘이 치매 치료 신약의 임상 2상 단계에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음에도 다음 단계인 3상 임상시험을 준비한다고 밝혀,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는 지난 3월 미국 카사바사이언스가 치매 신약 '시무필람'의 두 번째 임상 3상에서 인지 기능 개선 입증에 실패하자 이 약의 알츠하이머 관련 모든 개발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것과 상반된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젬백스앤카엘의 알츠하이머병 치료 물질 'GV1001'의 글로벌 2상 최종 결과, GV1001의 안전성은 검증됐으나 유효성 1차 평가지표에선 위약(가짜 약) 대비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못 냈다.
이 연구는 미국·유럽 7개국에서 초~중기 알츠하이머 환자 199명을 대상으로 GV1001 0.56㎎ 또는 1.12㎎을 주사해 52주 동안 위약 대비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한 연구다.
연구의 1차 평가지표 중 하나인 '안전성'에선 위약군 대비 안전성과 내약성이 나타났다.
하지만 또다른 1차 지표인 '유효성'에선 통계적으로 유의한 성적을 못 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인지 기능 저하를 평가하는 표준 설문 도구인 'ADAS-cog11'로 측정했더니, 위약군 대비 이 약 투여군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1차 평가지표는 신약의 효능·안전성을 평가하는 가장 주요한 지표로, 통상적으로 임상시험 성공·실패의 기준이 된다.
다만 이번 임상에서 질병 정도를 가리키는 바이오마커(생체 지표)가 유의미한 경향성을 보였고, 삶의 질 개선도 나타나 다음 임상에서 다시 검증해볼 필요가 있다는 게 회사의 주장이다.
분석 결과 GV1001 투약군에서 신경의 손상·염증 정도를 보여주는 바이오마커인 GFAP(신경교섬유산단백질)의 악화 폭이 위약군 대비 줄어드는 경향성을 보였다. GV1001이 잠재적인 뇌신경 보호 효과를 나타낸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또 이 약 투약군은 알츠하이머 병변이 있는 뇌에서 농도가 높아지는 인산화된 타우 단백질(p-Tau 181·217) 바이오마커에서도 위약군 대비 수치적인 개선을 보였다.
2차 유효성 평가지표인 '삶의 질 설문지'(QoL-AD)에선 위약군 대비 투약군의 점수 개선 폭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났다. QoL-AD는 환자의 관점에서 신체적 건강, 기분, 관계, 자존감 등 삶의 질을 측정하는 기능 평가지표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이재홍 교수는 "GV1001이 환자가 스스로 느끼는 삶의 질을 향상시키면서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효과를 입증했다"며 "이번 ADAS-cog11 인지 기능 평가에서 위약 대조군이 기존에 알려진 병 진행 속도보다 너무 완만하게 나빠진 경과를 취한 점은 투약군의 유효성 평가를 어렵게 만든 요인 중 하나로 보인다. 임상 데이터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치매 신약 개발사 관계자는 "치매 치료제 개발이 유독 어려운 건 많은 평가지표가 설문지 형태로, 주관적이어서"라며 "반면 혈액 내 특정 단백질을 검사하는 바이오마커 검사는 가장 객관적인 지표다. 1차 지표에서 효능을 입증 못했더라도 바이오마커에서 의미 있는 숫자가 나오면 임상을 재도전하는 트렌드"라고 말했다.
젬백스는 국내외 전문가들과 협의로 글로벌 3상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약의 작용기전과 데이터를 볼 때 더 연구하더라도 기대하기 힘들 거란 분석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한 대학병원 신경과 교수는 "경증~중등증 환자 대상 'ADAS-cog11 검사'에서 효과가 안 나왔다면, 이 약 효능이 뚜렷하지 않을 수 있다는 가설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약의 작용기전 역시 뚜렷한 편은 아니고 염증반응, 산화반응을 조율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메인으로 질병을 조절하기엔 작용기전, 효능 측면에서 물음표가 있다"고 말했다.
GV1001은 펩타이드 기반 물질로, 신경세포 내 베타아밀로이드 축적과 타우 단백질의 응집을 억제하고 항염증·항산화 등 다중기전 약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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