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토륨 원자로 개발 주역 핵과학자, 사망 직전까지 연구

기사등록 2025/11/05 10:04:20

핵과학자 쉬훙제 토륨 원자로 실험 성공 목전 9월14일 70세 사망

책상 컴퓨터 화면은 논문 작성 중·책상에는 다음날 강의 준비 원고

“국가가 필요로 하는 만큼 최선을 다한다” 소신으로 원자로 연구

[서울=뉴시스] 쉬훙제 전 상하이 응용물리학 연구소(SINAP) 전 소장. 그가 주도한 토륨 원자로가 11월 1일 성공적인 시험을 하기 수주 전인 9월 14일 별세했다.(출처: 바이두) 2025.11.05.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쉬훙제 전 상하이 응용물리학 연구소(SINAP) 전 소장. 그가 주도한 토륨 원자로가 11월 1일 성공적인 시험을 하기 수주 전인 9월 14일 별세했다.(출처: 바이두) 2025.11.05.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중국의 핵물리학자이자 토륨 원자로 개발의 주역인 쉬훙제(徐洪杰) 전 상하이 응용물리학 연구소(SINAP) 전 소장은 9월 14일 향년 70세로 별세했다.

그의 사망은 이튿날 연구소의 부고로 알려졌으나 사망 당시의 상황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부고에는 쉬 전 소장이 질병으로 사망했다고 적혀 있지만 정확한 사망 원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중국 과기일보는 쉬 전 소장이 주도한 토륨 원자로가 1일 고비 사막의 ‘토륨 용융염 실험로(TMSR)에서 성공적인 실험을 마친 뒤인 3일 자세한 부고를 보도했다.

과기일보는 쉬 전 소장은 자신이 이끌었던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자신의 생이 다할 때까지 연구를 계속했다며 그가 사망한 날 상하이 자딩 자택의 사무실 모습을 전했다.

그의 책상 위에는 책이 널려 있고 마우스는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컴퓨터 화면에는 ’핵에너지 과학과 기술 가이드론‘ 원고 작성 작업 중이었다. 시간은 9월 14일 0시였다. 부고상 공식 사망 시각은 오전 8시 15분이어서 사망 8시간 가량 전까지 컴퓨터 작업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다음날 상하이과학기술대 학생들에게 새 학기 첫 수업을 할 예정이었다.
 
쉬 전 소장은 70년 인생에서 31년을 광원과 토륨 기반 용융염 원자로 개발에 전념했다고 과기일보는 전했다.

1일 그가 심혈을 기울여 연구한 세계 유일의 토륨 기반 용융염 원자로는 처음으로 토륨-우라늄 핵연료 전환을 이루었다.

과기일보는 “‘국가가 필요로 하는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는 소신을 가진 쉬 전 소장은 과학으로 나라에 보답하는 것이 항상 추구해온 빛”이었다며 “그는 떠났지만 그가 남긴 과학적, 정신적 유산은 여전히 빛나고 있다”고 추모했다. 

푸단대를 졸업한 쉬 전 소장은 대학원 졸업 후 다른 학생들이 대부분 해외로 갔지만 국가 과학 사업을 위해 남아 중국과학원 상하이 원자핵연구소에서 일했다고 대학원 시절 주임 후후이치가 회상했다.   

1일 이뤄진 토륨 원자로는 용융염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4세대 원자로로 토륨을 우라늄으로 변화해 핵연료로 사용하게 하는 단초를 연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라고 중국과학원측은 밝혔다.

SINAP 원자로 물리학부장 주총은 “쉬 전 소장은 항상 세계 과학기술의 최전선과 국가의 주요 요구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적 과학자”라며 “그가 지난 6개월 동안 지도한 덕분에 앞으로 10~15년 동안 용융염 유체역학 분야의 발전 방향을 명확하게 이해하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용융염 원자로는 폐쇄형 연료 주기를 통해 보다 지속 가능하고 효율적인 핵 에너지를 달성하기 위해 설계된 4세대 첨단 원자력 에너지 시스템이다.

이 원자로는 물 대신 고온 용융염을 냉각수로 사용해 바닷가에 원자로를 건설할 필요가 없고더 높은 온도와 더 낮은 압력에서도 작동할 수 있어 고압 사고 위험도 줄이는 동시에 전력 생산 효율도 높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토륨은 우라늄과 달리 지구 지각에 풍부하고 수명이 짧은 핵폐기물을 생성하며, 핵무기 제조에는 사용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내몽골에 풍부한 토륨 광산 하나만으로도 이론적으로 중국이 수만 년 동안 에너지 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고 말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4일 전했다.

미국도 1960년대에 소형 시험용 원자로를 건설하며 용융염 원자로 기술을 연구했으나 초기 실험 후 1970년대에 우라늄 기반 시스템을 선호하며 연구를 중단했다.

쉬 전 소장은 4월 한 회의에서 미국과 중국간 토륨 원자로 개발을 ‘토끼와 거북이’에 비유했다고 한다.

쉬 전 소장은 “토끼가 가끔 실수를 하거나 게으를 때 거북이가 기회를 잡는다”며 중국이 미국을 이 기술에서 따라잡는 배경을 설명했다.

1955년에 태어난 쉬는 1989년 푸단대에서 핵물리학과 핵기술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박사 학위 취득한 해에 SINAP에 박사후 연구원으로 합류했고 2001년부터 2009년까지 연구소 소장을 역임했다.

1991년부터 1992년까지는 도쿄대 원자핵물리학 연구소에서 협동 연구를 수행했다.

쉬 전 소장은 2009년 토륨 원자로 프로젝트를 이끄는 임무를 맡았고 2011년 TMSR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중국은 2030년 임계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10메가와트 규모의 토륨 용융염 원자로를 건설하고 있다. 중국은 토륨 연료를 사용하는 컨테이너선 설계도 공개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TMSR 프로그램의 궁극적인 목표는 2035년까지 100메가와트 규모의 시범 프로젝트를 구축하고 그 적용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SCMP는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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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토륨 원자로 개발 주역 핵과학자, 사망 직전까지 연구

기사등록 2025/11/05 10:04:2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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