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가혹했던 마지막 인질들의 738일…"홀로 고립, 굶은 적도 많았다"

기사등록 2025/10/14 10:38:38

최종수정 2025/10/14 11:48:24

이스라엘 인질 20명, 13일 가자지구서 석방

외부 접촉 없이 고립…체중 30~40% 줄기도

마지막 몇 달 간 갑자기 식량 많이 제공돼

총 겨누며 협박…가끔 하마스와 카드 게임도

[페타티크바=AP/뉴시스] 13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페타티크바의 베이린슨 병원에서 인질 아비나탄 오르가 주먹을 들어 보이며 기뻐하고 있다. 오르는 이날 738일 만에 가자지구에서 풀려났다. 2025.10.14.
[페타티크바=AP/뉴시스] 13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페타티크바의 베이린슨 병원에서 인질 아비나탄 오르가 주먹을 들어 보이며 기뻐하고 있다. 오르는 이날 738일 만에 가자지구에서 풀려났다. 2025.10.14.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가자지구에서 마지막으로 풀려난 인질들이 2년 넘는 구금 기간 외부 세계와 고립돼 고문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4일(현지 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채널12 등에 따르면 전날 풀려난 이스라엘 인질 20명은 738일 동안 가자지구에 억류되는 동안 각종 고문을 받았다고 전했다.

하마스는 전날 이스라엘과 합의한 휴전 1단계 일환으로 마지막 생존 인질 20명을 석방했다. 모두 남성으로 40대 1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20대다.

이들은 하마스가 군인으로 간주하는 군인이거나 민간인이었다. 이 때문에 앞서 풀려난 인질보다 더 가혹한 처우를 받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아비나탄 오르는 2년 넘는 기간 내내 다른 인질과 교류 없이 홀로 감금됐다고 한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당시 노바 음악 축제에서 여자친구 노아 아르가마니와 동시에 납치됐는데, 현장에서 생이별했다.

가자 중부에 주로 구금됐고, 굶주리는 날도 많았다고 한다. 1차 건강검진 결과 오르의 체중은 30~40% 줄었다.

외부와 접촉은 사실상 단절된 상태로 지냈다. 지난해 6월 이스라엘군 작전으로 인질 3명이 구출됐던 사실도 이날 여자친구 아르가마니와 상봉한 자리에서 처음 들었다고 한다.

이스라엘 칸 국영방송에 따르면 작전 이후 인질 대부분 가자지구 지하 터널로 옮겨졌으며, 미디어 노출도 제한됐다.

[라마트간=AP/뉴시스] 13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라마트간의 셰바의료원에서 이날 석방된 인질 엘카나 보봇이 헬리콥터에서 내리고 있다. 2025.10.14.
[라마트간=AP/뉴시스] 13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라마트간의 셰바의료원에서 이날 석방된 인질 엘카나 보봇이 헬리콥터에서 내리고 있다. 2025.10.14.

엘카나 보봇도 대부분 시간 족쇄를 찬 채 터널에 갇혀 지냈다고 한다. 시공간 개념도 완전히 상실했다고 한다.

단 결혼 기념일만큼은 기억했고, 이날은 샤워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납치범은 처음엔 거부했지만, 결국 족쇄를 풀어 샤워를 시켜줬다고 전했다.

미디어는 접할 수 있었는데, 가족들이 자신의 석방을 호소하거나 반전 시위에 참석하는 뉴스를 봤다고 했다.

쌍둥이 갈리 버만과 지브 버만 형제는 따로 구금됐었다. 외부와 접촉도 완전히 차단됐다. 이날 석방돼 만나기 전까지 서로의 생사나 행방도 몰랐던 것으로 전해진다.

억류 중 이스라엘군이 근처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소리도 들렸다고 했다.

[라마트간=AP/뉴시스] 13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라마트간 셰바의료원에서 석방된 인질 지브 버만이 헬기 안에서 주먹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25.10.14.
[라마트간=AP/뉴시스] 13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라마트간 셰바의료원에서 석방된 인질 지브 버만이 헬기 안에서 주먹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25.10.14.

마탄 앙그레스트의 어머니 아나트는 채널12에 아들이 군인인 탓에 구금 초기 몇 달 동안 극심한 고문을 당했다고 말했다. 오랜 기간 특별 감시받으며 홀로 지냈다고 한다.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머리 위로 전투기가 날아다녔고, 벽들은 무너졌다. 여러 번 잔해 속에 갇혔는데, 지상으로 탈출해 살아남았다고 한다.

마지막 4개월은 좁고 어두운 터널에 갇혀 지냈다. 그러다 갑자기 많은 식량을 받게 됐다.

하마스는 지난 8월 초 뼈만 앙상한 모습의 인질 에비아타르의 다비드의 영상을 공개했었다. 다비드에게 자신의 무덤을 직접 파도록 했는데, 국제사회 공분이 일자 이후엔 인질들에게 음식을 먹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스라엘 일간 하욤은 인질 가족들을 인용해 하마스 대원들이 인질들을 동원해 선전 영상을 촬영할 때, 마음에 들지 않거나 협조를 거부하면 머리에 총을 겨누며 협박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카드 게임을 할 때 참가자가 부족하면 인질을 데려다 함께 게임하기도 했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옴리 미란은 가끔 하마스 대원들을 위해 요리도 했는데, 그들이 매우 흡족해했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2년 넘게 총 23개 장소에 억류됐는데, 대부분 시간을 대원들과 카드 게임을 하며 보냈다고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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