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LH전세임대 '집주인 귀책' 미반환 보증금 535억원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지난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세임대주택 사업에서 집주인의 문제로 돌려받지 못한 전세보증금이 53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증금 미반환 건수가 가장 높은 임대인 20명이 돌려주지 않은 돈이 전체의 4분의 1을 차지했다.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2024년 전세임대주택 사업에서 발생한 보증금 미반환 사고 중 '임대인 귀책'으로 인한 미반환 건수는 769건, 미반환 전세보증금 규모는 534억96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세임대주택은 입주 대상자가 거주할 주택을 직접 찾으면 LH가 주택 소유자와 전세 계약을 체결한 뒤 이를 입주 대상자에게 저렴하게 재임대하는 제도다. 주로 무주택 신혼부부와 다자녀 가구, 청년을 대상으로 주택을 임대한다.

집주인 귀책에 의한 전세보증금 미반환은 2021년 32건, 13억7400만원에서 2022년 82건 24억6600만원, 2023년 236건 110억5600만원, 지난해 769건, 534억9600만원으로 전세임대주택 사업이 확대됨에 따라 오름세를 보였다.

다만 LH는 "보증보험 청구를 위한 임차권등기 설정, 소송 등 법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회수 노력을 통해 시간 경과에 따라 미반환 금액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집주인의 귀책 사유를 보면, 임대인이 사망하거나 파산한 사례부터 주택 가격 하락으로 인한 역전세 문제가 대부분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지난해 서울에서 발생한 전세임대 보증금 미반환 건수가 204건, 금액은 168억400만원으로 전체 시도에서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이어 경기도(176건, 116억1100만원), 인천(62건, 50억7500만원) 등 순이었다.

비수도권에선 대전(88건, 68억6600만원)과 광주(68건, 44억3100만원), 전북(44건, 22억9700만원)에서 전세보증금 미반환 발생 사례가 많았다.

특히 보증금 미반환 건수 상위 20명(법인 4곳 포함)의 집주인이 총 133건, 126억6000여만원의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전체 미반환 보증금 액수의 23.7% 비중을 차지했다. 한 임대인은 전세보증금 미반환이 33건 발생해 총 38억원을 반환하지 않았다.

LH는 이들을 사고임대인(보증금을 미반환한 임대인)으로 관리해 전세임대주택 계약 체결 전 확인한 후 계약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한편 세입자 귀책에 의한 보증금 미반환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입주자 귀책에 의한 전세보증금 미반환 건수는 428건, 미반환 보증금 액수는 126억6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주로 주택을 훼손하거나, 관리비·임대료를 체납한 경우부터 대항력 상실이나 입주자·임대인 간 분쟁 등으로 전세보증금을 반환하지 못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연희 의원은 "LH 전세임대는 무주택 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매우 중요한 제도"라며 "보증금 미반환 사고를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과 사고금액의 조속한 회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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