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셔가는' 중기부 퇴직자들…취업 불승인 8년간 3건 뿐

기사등록 2025/10/12 09:01:00

최종수정 2025/10/12 09:30:24

취업 심사 80%, 협회·기업행…제한 3건

2017년부터 지난 8월까지 19명 집계

기업 관련 단체 재취업, 14건으로 최다

[세종=뉴시스]세종시 어진동 인사혁신처 건물
[세종=뉴시스]세종시 어진동 인사혁신처 건물

[서울=뉴시스]강은정 기자 = 최근 8년간 취업 심사를 신청한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퇴직 공무원 10명 중 8명은 기업 관련 협회, 대기업 등으로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 제한은 3건에 그쳤다.

12일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실이 인사혁신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 8월까지 취업 심사를 요청한 중기부 퇴직 공직자는 총 24명이다. 이 중 19명(79.16%)의 행선지는 기업 관련 협회, 대기업, 대형 로펌, 금융기관이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상 재산등록 의무자였던 4급 이상 공무원 등이 퇴직 후 3년 내 취업 심사 대상 기관으로 재취업할 경우, 사전에 취업 심사를 받아야 한다.

취업 심사는 '취업제한 여부 심사'와 '취업 승인 심사' 2가지가 있다. 취업제한 여부 심사에서는 퇴직 전 5년간 소속했던 부서·기관 업무와 취업 예정 업체 간 관련성을 따져, 취업제한 또는 취업 가능 결정을 내린다. 업무 관련성은 있지만 국가 안보, 공익 등 특별한 사유에 해당함을 인정받기 위해선 취업 승인 심사를 거쳐야 한다.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 벤처기업협회, 한국엔젤투자협회, 인천상공회의소, 경북테크노파크 등 기업 관련 단체로 재취업한 경우가 14건으로 가장 많았다. 14건 가운데 취업 가능은 6건, 취업 승인은 8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 오기웅 전 중기부 차관과 박치형 전 동반성장위원회 운영처장이 각각 중기중앙회 상근부회장,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으로 취임한 바 있다.

대기업을 택한 이들은 총 2명이었다. 4급 출신 2명이 각각 우아한형제들 사회가치경영실장, 현대글로비스 미래혁신기술센터장 자리에 올랐다. 금융기관 재취업자도 2명으로 2021년 4급 퇴직자가 SK증권 상무보로, 2022년 3급 퇴직자가 유진투자증권 상무로 갔다.

이외에도 별정직 고위공무원 1명이 2021년 8월 법무법인 율촌의 전문위원으로 재취업했다. 한국금융연구원, 대구한의대도 각각 1건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취업 제한 결정이 내려진 사례는 총 3건이었다. 2017년 4급 퇴직자가 한국여성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직으로 심사를 받았으나, 해당 기관이 당사자거나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가지는 사건의 수사 등과 관련됐다는 이유 등으로 취업이 제한됐다.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엘지유플러스 책임 직책도 취업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지난 6월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국무총리(김민석) 임명동의에 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이종배 특위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5.010.12.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지난 6월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국무총리(김민석) 임명동의에 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이종배 특위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5.010.12. [email protected]

전문가들은 전관 예우를 막기 위한 실태 조사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본인들은 퇴직 후 생계유지나 능력 발휘를 위해서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워낙 정부가 하는 일이 많고 영향력이 크다"며 "전관의 지위에서 불법이나 탈법적인 일에 관여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전관 예우 문제가 현행법으로 충분히 잘 제어되고 있는지 실태 파악이 필요하고 추후 제도 보완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퇴직 공무원들이 관련 기관으로 취업하면서 각종 비리나 카르텔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며 "면밀한 취업 심사를 통해 이러한 문제들을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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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셔가는' 중기부 퇴직자들…취업 불승인 8년간 3건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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