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지업이 사양산업이라고?…무림, 펄프몰드의 혁신

[서울=뉴시스]이창훈 기자 = 무림이 신사업으로 육성 중인 '펄프몰드' 사업을 대폭 확장하고 나섰다.

펄프몰드를 활용한 치킨 박스는 물론 진공 포장 제품을 상용화하며, 해당 시장을 적극 개척하는 모습이다.

이는 일찌감치 국내 유일의 생(生)펄프 생산 노하우를 바탕으로 선제적으로 펄프몰드 공장을 구축한 것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진단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무림의 제지·펄프 생산 기업인 무림P&P는 최근 국내 최초로 식품 진공 포장이 가능한 '펄프몰드 스킨포장 트레이'를 최근 상용화했다.

이 제품은 접착제 없이 열만으로 펄프몰드 트레이 한쪽 표면에 얇은 필름을 밀착시키는 구조다. 단 3g만으로 진공 포장이 가능해 기존 대비 플라스틱 사용량을 90% 이상 줄일 수 있다.

펄프몰드는 종이의 원료인 펄프를 금형 틀에 넣어 원하는 형태로 만든 것이다. 과거에는 주로 계란판에 사용했는데, 최근 친환경 소재 사용이 늘며, 식품 용기나 화장품 포장재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쓰이고 있다.

실제 무림P&P는 이미 교촌에프앤비에 펄프몰드 '무해(moohae)'를 치킨 박스로 공급하고 있다. 펄프몰드 스킨포장 트레이의 경우 현대백화점 육류와 롯데마트 수산물 포장에도 활용 중이다. 향후 가정간편식(HMR)으로 활용 범위는 더 넓어질 전망이다.
 

무림P&P는 펄프몰드 시장 성장성을 포착해 지난 2022년 울산에 국내 최대 규모의 펄프몰드 생산 공장을 건립했다. 200억원을 투입한 이 공장은 연간 1억2000만개 제품을 만들 수 있다.

특히 무림P&P가 펄프몰드 시장에 선제적으로 뛰어든 것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펄프 생산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펄프를 수입하지 않고 직접 만들기 때문에, 이를 펄프몰드 공장에 즉시 공급할 수 있다. 펄프 공장에서 만든 펄프를 이송관을 통해 펄프몰드 공장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그만큼 외부 오염을 방지해, 더 위생적이고 안전하다는 평가다.

무림P&P는 이 같은 생산 공정을 바탕으로 국내 펄프몰드 업계에선 유일하게 식품안전시스템인증(FSSC 22000)을 획득했다.

여기에 고객이 원하는 어떤 형태로든 제작 가능한 성형 설비를 갖춘 것도 강점이다.

대표적으로 무림P&P 펄프몰드 공장은 최대 110㎜ 깊이까지 성형할 수 있는 설비를 도입했다.

국내 펄프몰드 업계의 경우 60㎜ 깊이 제품만 생산이 가능한 반면, 무림P&P는 최신 설비를 활용해 대용량 펄프몰드 제품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그만큼 다양한 형태의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는 것도 무림만의 경쟁력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펄프몰드 시장 규모는 아직 크지 않지만, 향후 플라스틱 규제 강화로 펄프몰드 시장이 한결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며 "무림이 펄프몰드 시장 성장에 올라타 이익 규모를 의미 있는 수준으로 늘릴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실제 무림P&P의 펄프몰드를 포함한 기타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8억원에서 올 상반기 17억원으로 112%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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