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용기 발견, 돌아가는 보트 여러 차례 공격
마약 밀수꾼을 전투원으로 간주 즉결 처형
전쟁 범죄임을 뒷받침하는 정황
![[서울=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2일(현지시각) 카리브해에서 미군이 공습한 마약 보트라며 소개한 동영상의 한 장면. 미군은 이 보트가 군용기 추적을 알아채고 돌아서는데 여러차례 공격해 침몰시켰다.(출처 트럼프 트루스 소셜 동영상에서 캡처) 2025.9.11.](https://img1.newsis.com/2025/09/05/NISI20250905_0001935585_web.jpg?rnd=20250905082814)
[서울=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2일(현지시각) 카리브해에서 미군이 공습한 마약 보트라며 소개한 동영상의 한 장면. 미군은 이 보트가 군용기 추적을 알아채고 돌아서는데 여러차례 공격해 침몰시켰다.(출처 트럼프 트루스 소셜 동영상에서 캡처) 2025.9.11.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미군이 지난주 카리브해에서 침몰시킨 베네수엘라 선박이 공격이 시작되기 전 항로를 바꾸고 되돌아가다가 피격 당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NYT는 보트가 뒤쫓는 군용기를 발견하고 돌아가던 중으로 보이는데도 미군이 여러 번 공격해 침몰시켰다면서 이는 위험이 낮은 밀수꾼을 전시 전투원으로 간주해 즉결 처형하는 것이 범죄라는 주장을 강화하는 정황이라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보트 공격을 발표하면서 소셜 미디어에 29초짜리 동영상을 게시했다. 많은 사람들이 탑승한 쾌속정이 달리던 중 피격당해 폭발하는 장면이다.
이 영상에 대해 당국자들은 보트에 타고 있던 사람들이 미 군용기를 보고 겁을 먹어 방향을 돌리는 모습이나 미군이 반복적으로 타격해 침몰시키는 장면이 나오지 않는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당시 공격을 승인했으며 마약을 싣고 “미국으로 향하는” 11명을 살해했으며 이들이 베네수엘라 갱단 트렌 데 아라과 소속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구체적 증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그들 대화 녹취록을 갖고 있다”고만 밝혔다.
백악관은 연간 10만 명의 미국인이 마약 남용으로 사망한다며 마약으로부터 국가를 방어하기 위해 전시법에 따른 무력 사용이 허용된다고 주장한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마약 밀수 혐의자들이 미국에 대한 “즉각적 위협”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보트 공격이 정당방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은퇴한 고위 군 법무관 등 많은 법률가들이 마약 밀수를 미국에 대한 무력 공격과 동동하게 취급하는 것이 합법적이라는 주장을 배격했다. 이들은 특히 보트가 방향을 바꿨다면 정당방위 주장이 한층 더 취약해진다고 지적했다.
해군 법무단장 출신 도널드 구터 예비역 소장은 “후퇴하는 사람이 ‘즉각적 위협’일 수 있나? 애초부터 정당방위가 아니지만 설사 정당방위였다고 해도 이미 근거가 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미 해안경비대는 종종 해군의 도움을 받아 카리브해에서 마약을 밀수 의심 선박을 차단, 수색하고 불법행위가 적발됐을 때 선원들을 체포해 기소해왔다.
트럼프는 1기 대통령 시절 마약거래 용의자 즉결 처형을 승인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을 칭찬했었다. 두테르테는 현재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반인도 범죄 혐의로 기소돼 있다.
트럼프는 재선 뒤 각종 중남미 범죄 단체와 마약 카르텔을 테러 단체로 지정할 것을 지시했다. 법적으로 테러 단체 지정은 자산 동결 등 제재를 허용할 뿐 군사력 사용은 허용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지난 7월 테러 조직 지정 범죄 단체에 군사력 사용을 지시하는 비밀 명령을 내렸다. 지난주 베네수엘라 선박 공격은 이 명령에 따른 것이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지난주 “우리는 마약 보트를 격파했고, 11명의 마약 테러리스트가 바다 속에 있다. 다른 사람들이 그런 일을 시도한다면 같은 운명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군이 선박 탑승자 전원을 즉결 처형하기에 충분한 기준을 정했는지조차 불분명하다는 점이 법적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침몰된 보트의 목적지를 둘러싼 논란도 있다. 루비오 국무장관은 지난주 보트가 트리니다드 토바고 등 카리브해 주변 다른 나라로 향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다른 당국자들은 보트가 미국으로 향한 것으로 규정했다.
보트에 실린 물건이 무엇인지를 둘러싼 논란도 있다, 마약을 밀수하는데 11명이나 탑승할 일이 없다는 의문이 제기된다.
랜드 폴 공화당 상원의원은 재판 없이 범죄 혐의자를 살해하는 것이 “비열하고 경솔하다”고 비난했으며 마약이 보트에 실렸다면 많은 사망자를 내는 펜타닐이 아닌 코카인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잭 리드 상원 군사위원회 민주당 간사는 미 정부가 보트가 미국으로 마약을 운반하고 있었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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